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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물 만난 물고기’처럼… 가수 이어 소설가로 나선 악동뮤지션 이찬혁

[BOOK]악동뮤지션 이찬혁 소설 ‘물 만난 물고기’, 앨범과 쌍끌이 인기
주인공 선 통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철학적 고찰 전해
음악 세계관과 가치관 확장한 소설, 앨범과 함께 감상 권해

입력 2019-10-23 07:00   수정 2019-10-23 06:54
신문게재 2019-10-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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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이찬혁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훌쩍 성장한 악동은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창작열을 쏟아냈다. 그렇게 세상에 빛을 보게 된 앨범은 음원 공개 직후 각종 차트를 휩쓸었고 앨범과 더불어 발간한 소설은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안착했다. 남매듀오 악동뮤지션의 오빠 이찬혁의 이야기다.

군복무 중 틈틈이 써내려간 첫 소설 ‘물 만난 물고기’는 신인작가의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안착했다. 예약판매 기간부터 대형서점 소설 분야 5위권 내 진입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더니 정식 출간 직후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전 서점) 소설 분야 1위, 종합 순위 10위권 내 진입했다. 출간 후 한달 가까이가 지난 지금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악동뮤지션이라는 이름값을 빌렸다 하더라도 신인작가의 데뷔 소설이 순위권에 올라서는 건 보수적인 출판계에서 드문 일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어느 정도 받쳐줬기에 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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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1만 5000원 |사진제공=수카

‘물 만난 물고기’는 이찬혁이 군대에서 밤 10시 소등 후 자정까지 주어지는 ‘연등’이라는 자기계발 시간에 집필한 소설이다. 대부분의 군인들이 잠든 시간, 이찬혁은 불을 밝히며 넘치는 창작에 대한 욕구를 글로 소화해냈다. 

 

앞서 이찬혁은 3집 앨범 ‘항해’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앨범 수록곡 중 ‘물 만난 물고기’가 이번 신보의 모티프가 된 곡”이라며 “이 곡만 보면 사람들이 해석하기 힘들 것 같아 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곡의 가사는 상당히 난해하다. “너는 바다가 되고 난 배가 되었네/(중략)음악을 잘했던 외로움을 좋아했던 바다의 한 마디…(중략)…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의 잔해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마지막 작품/독백의 순간을 버티고야 비로서 너는 예술이 되고 또 전설이 되었네/우리가 노래하듯이 우리가 말하듯이 우리가 예언하듯이 살길”



“간장콩장콩장장 equals 간 콩장장”(1집 ‘플레이’ 수록곡 200%)처럼 밝고 청량한 음악을 했던 진짜 ‘악동’ 시절을 벗어나 방황하는 청춘의 속내가 가사 속에 물씬 느껴진다.  

 

소설 역시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가수인 선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배를 타고 떠난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해와 교제하며 자신이 살고 싶어하는 삶의 방향을 그려나간다. 선은 유행을 좇고 허례허식을 떨며 정상에서 가식적인 말을 뱉는 예술가들을 혐오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예술가처럼 보이기 위해 나를 꾸며내는 허상에 가득 찬 가짜들 중 한명인 것일까”라고 고뇌하며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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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이찬혁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찬혁은 소설 속 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속내를 고백한다. “그들과 예술을 하기에 내가 그들이 달랐거든. 가짜로 살기에 나는 그들을 증오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진짜로 살기에 나는 진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 자신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에게 예술은 하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 속 선은 말한다. “난 나를 위해 노래를 만들고 부를 거예요. 때로는 모르는 사람들이랑 밴드를 할거예요. 가끔 남들이 듣고 감동해준다면 그걸로 큰 기쁨을 얻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선에게 음악보다 중요한 건 거짓과 모방이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사느냐’다. 음악과 예술 그리고 삶에 대한 이찬혁의 성찰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부분이다.



선이 이찬혁의 현재라면 ‘얼룩말을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는 해는 이찬혁의 꿈이자 예술적 방향성이다. 이찬혁은 소설에서 “얼룩말의 야생성은 자유를 갈망하는 고집”이라고 표현한다. 해는 빨간 불과 파란 불에 따라 통제가 이뤄지는 횡단보도를 얼룩말을 타고 달리길 소망한다.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하며 반듯하게 자랐던 소년이 일탈을 꿈꾸는 청년으로 성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찬혁은 소설을 통해 세상이 정한 스펙의 잣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직원의 조건을 상상하며 평범한 스펙은 ‘멍청한 종이 쪼가리’라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행복의 가치는 모두에게 다르다고 강조한다.

소설의 소제목은 앨범 수록곡 제목과 동일하다. 만약 앨범 수록곡을 의인화한다면 ‘물 만난 물고기’는 감독 역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주인공이라는 게 이찬혁의 설명이다. 악동뮤지션의 3집 앨범을 들으며 소설을 읽으면 상상의 여지가 한층 넓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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