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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어.쩌.면 '가장 보통의 남자' 김래원… 낚시와 연기, 그리고 연애

지난 2일 개봉해 250만 명의 관객 모으며 흥행 성공
실연에 대처하는 자세 이해하지 못했지만 연기로 승화
파트너 공효진과의 호흡 유독 만족해

입력 2019-10-22 19:28   수정 2019-10-22 23:27

김래원1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이별의 상처에 힘들어하는 재훈 역할의 김래원이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NEW)

 

단호하고, 그다웠다. 지난 2일 개봉해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손익분기점 150만)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의 재훈역할에 대해 “솔직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극중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에게 대차게 차인 그는 술만 취하면 전화를 하는 지질함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매일 술을 마시는 재훈은 아침은 지옥 그 자체다. 기억도 안나는 지난 밤의 증거(?)들은 언제나 손에 가득 들려있는 옥수수 한 봉지, 각종 술자리의 안주들, 길거리에 놓인 간판부터 다양하다. 핸드폰에 전 여친에게 남긴 구차한 메시지와 수많은 발신전화 목록을 점검하는 것도 잠시, 이름도 저장하지 않은 누군가와 밤새 2시간이나 통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어제 입사한 직장동료인 선영(공효진).

“영화 속에서는 상대방이 누굴까 겁나서 선뜻 전화를 걸지 못해요. 저는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바로 전화해서 누군지, 뭘 했는지 물어봤을 겁니다. 지나간 인연에 집착하는 것도 사실 공감하지 못했어요. 연애한지는 좀 됐기에 이런 말이 좀 웃길지는 몰라도 미련이 남는 스타일이 아니예요. 아마도 표현의 문제겠지만.”



그는 재훈의 사랑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공감하지 못한 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직장종료인 선영과 하룻밤을 보낸 후 어색함을 넘어 삐친 상태인 것도 힘들게 찍었다고. 같이 연기한 공효진을 비롯해 여성 스태프들, 같은 남자인 촬영 감독님에게 ‘제가 이상한 건가요?’라도 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보통의 연애’속 재훈은 김래원과 맞나 현실적이면서 여운이 남는 캐릭터로 스크린을 활보한다. 특히 기존 연애와는 다른 사실적인 연애담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 막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두 남녀의 이야기가 흡사 내 이야기처럼 뒤끝있는 로맨스로 그려진다.



“솔직히 실제 연애는 상남자 스타일이예요. 영화에서도 원톱을 많이 해서인지 리드를 많이 하고, 내 주장을 많이 전달하는 타입이었죠. 그런데 이번 영화는 달랐어요. 선영과 재훈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듣는 입장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확실히 상대배우의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시사회때 팝콘을 보며 영화를 보는데 효진씨가 ‘그만 좀 먹어’라고 하는데 군말없이 안 먹었어요. 그런 모습이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든건 확실해요. 호흡적인 면에서는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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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과 함께 연관 검색어로 뜨는 ‘낚시’에 대해서는 특유의 진중함을 버리고 바로 눈을 반짝였던 김래원. 작품이 끝나면 3개월 가까이 낚시 투어에 나선다. (사진제공=NEW)

 

현실 로맨스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장 보통의 연애’는 단순히 두 남녀의 밀당만을 다루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시콜콜한 연애사를 꿰뚫고 있는 병철(강기영)부터 가족 같은 회사를 지향하지만 눈치는 부족한 대표 관수(정웅인), 단톡방을 만들어 각종 ‘~카더라’와 뒷담화를 해대는 직장 동료들은 실력파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로 완성됐다. 회사에 한 명씩은 있을법한 생생한 캐릭터가 웃음을 더한다. 김래원은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직장 생활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충분히 공감했던 상황”이라면서 “주말 등산 워크숍, 건배사, 갑작스럽게 떨어진 프로젝트등을 연기로 겪어보니 새로웠다”는 소감을 내놨다.

“극 초반부터 실연당한 상태로 나가다 보니 다소 어설프고 허당같아 보이는 설정들을 연기하는게 무척 즐거웠어요. 동물들을 워낙 좋아하는데 비둘기랑 고양이등이 등장하잖아요. 따로 훈련하지 못하는 비둘기는 즉흥적으로 리액션을 했고, 고양이는 실제로 손톱에 긁히기도 했죠. 낚시요? 평정심을 유지하는 취미로는 그 보다 나은 방법은 못 본것 같아요. 운좋게 작품이 인기를 끌고, 기분이 업 됐을때 조용히 바다로 나가서 한 두달, 길게는 석 달까지 버텨요. 차로 7시간, 배로 5시간씩 걸리는 섬이기에 거의 외국나가는거랑 동일하다고 봐야해요.그 긴 거리를 어떻게 일주일만에 나오겠어요.(웃음)”



많이 알려졌다시피 김래원은 겨우 5살의 나이에 전문 잡지에 실렸을 만큼 ‘낚시 신동’이었다. 아버지는 은어 낚시의 명인으로 시즌마다 국내 굴지의 식품 회사와 지자체에서 조언을 구할 정도로 유명하다고. 아들의 집중력을 일찌감치 깨달은 아버지는 낚시에 너무 빠질까봐 일부러 현장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지만 ‘물보다 진한’ 취미의 연대는 계속되고 있다. 인내과 기다림의 극치인 낚시에 도통해서일까. 전작‘해바라기’, ‘강남 1970’, ‘프리즌’등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왔던 김래원은 공인과 개인의 줄타기보다 확실한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선 굵은 연기도 해봤고, 로코도 원없이 해서 솔직히 장르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보통의 연애’는뭔가 끌림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연출을 맡은 감독님이 직접 쓰셨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주어진 상황이나 에피소드, 그 상황에 맞는 대사들에 대해 쉽지 않은 감정들을 바로바로 알려 주셨으니까요. 그동안 영화에서 보여줬던 로맨스가 판타지적이고 우윳빛 색이라면 이 영화는 부딪히고, 티격태격하고 굉장히 현실적이예요. 바로 그 점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 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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