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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원 칼럼] 주택 공급부족 불안심리가 서울 아파트값 부추겼다

입력 2019-11-04 07:00
신문게재 2019-11-04 17면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새 아파트 선호와 상대적으로 덜 오른 단지들의 갭(gap)메우기 식 매수세가 이어지며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 실거래 합동단속 등 반복되는 규제 정책이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 집값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의 부작용인 셈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10월 28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0.09%로 전주 보다 0.01%p 상승폭이 커졌다. 최근 상승폭이 컸던 단지들은 정부의 규제 기조로 추격 매수세가 주춤해졌지만 그간 상승폭이 낮았던 곳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오름세가 지속됐다. 강남권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재건축과 신축 단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송파(0.13%)·서초(0.12%)·강남(0.10%)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신규 분양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새 아파트 수요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심리가 수요자들을 분양시장으로 이끌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입지 상품성 등이 뛰어난 지역으로 청약통장이 몰렸다. 청약가점마저 치솟고 있다. 서울지역 평균 청약 가점은 60점을 넘어서고 있으며, 강남권은 70점 이상이어야 안정권에 든다. 30~40점대 가점을 지닌 예비 청약자가 서울에서 당첨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 수요가 몰리자 분양권시장도 들썩거리고 있다.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신축 아파트와 분양·입주권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94㎡ 분양권은 지난 9월 2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2월 17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니 7개월 만에 5억1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분양·입주권 거래 열기는 이미 강남권을 넘어 비(非) 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 84.99㎡는 지난달 14억원에 거래됐다. 2월 거래가는 13억원이었다. 또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84.98㎡ 분양권 가격은 지난 1월 11억원에서 7월 13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분양가상한제 지정 요건 완화를 포함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29일 시행됐다. 구체적인 상한제 대상 지역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지정되지만 집값과 분양가가 높은 강남권과 마용성 등이 사정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역시 시장에 ‘공급 위축’이라는 잘못된 시그널을 줘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키웠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권순원 CRM부동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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