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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가을산 오르다 엉덩방아 '쿵'… 척추뼈 골절 조심하세요

입력 2019-11-05 07:00
신문게재 2019-11-05 15면

[사진설명]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11월 초가 되면서 전국 곳곳이 단풍으로 수 놓이고 있다. 북부 지역은 이미 단풍이 만발한지 오래고 단풍전선이 점차 남하하면서 순차적으로 절정을 맞을 예정이다. 오색으로 곱게 물든 단풍을 구경하고 가을 향취에 빠지기 위해 많은 등산객들이 산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공원을 찾은 2988만명 가운데 1026만명이 가을철(9~11월)에 등산을 즐긴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방문객의 3분의 1이 가을에 집중되는 것이다. 방문객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증가해, 가을철 등산사고는 전체 등산사고 비중의 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는 실족·추락이 가장 많았다.

일교차가 커짐으로 인해 풀숲에 맺힌 이슬이 마르지 않으면서 등산로가 미끄러워지기 쉬운 탓이다. 낙엽이 많이 쌓인 곳을 잘못 밟아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보통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더라도 일시적인 통증이 가시고 나면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기 마련이다. 등산을 마치고 난 이후에도 요통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우 근육통이 아닌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을 받아 척추가 납작하게 내려 앉는 질환이다. 척추압박골절은 발생한 순간부터 골절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하게 되면 등과 허리가 뒤쪽으로 굽는 척추후만증이 나타나거나 척추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감각이상, 대소변 장애들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척추를 손으로 눌렀을 때, 앉았다가 일어날 때, 기침할 때 통증이 발생한다면 속히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척추압박골절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한방에서는 침, 약침, 한약 처방 등의 치료법을 통해 척추압박골절을 치료한다. 침 치료는 근육, 인대의 긴장 완화를 도우며 한약재의 약효 성분을 추출한 약침은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신경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한약은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키고 뼈에 영양을 공급해 골절 부위가 더 잘 붙을 수 있도록 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속담 중에 ‘가을 산에는 가시가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고운 단풍으로 단장한 가을 산은 겉으로는 아름다워 보일지라도 안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등산은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골절, 요추·발목염좌 등 부상 이외에도 기후 급변에 따른 저체온증, 심혈관 계통의 사고 위험성이 높다.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모처럼 찾은 가을 등산길이 나쁜 추억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단풍을 충분히 즐기되 개인의 건강관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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