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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건비 줄였더니 가성비도 잡았다… 외식업계 자동화·기계화 바람

주방 조리·원팩 포장 방식 등장
가성비 시대…인건비 고려해 효율 운영해야

입력 2019-11-06 07:00
신문게재 2019-11-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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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큰 폭으로 올랐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16.4%,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년 대비 10.9%로 나타났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를 기록했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계엔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외식업계는 점포 운영시스템을 자동화시키는가 하면 단순하게 만들면서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기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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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랄라숯불바베큐치킨 매장 전경. (사진=훌랄라)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신 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훌랄라숯불바베큐치킨이 대표적인 브랜드다. 훌랄라는 가맹점에 주요 식재료를 완제품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재료 손질에 들어가는 가맹점의 노동력을 줄였다.

신선한 생닭을 본사 공장에서 부위별로 잘라 포를 떠 참숯불에 초벌구이 한 후 진공 포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경우 각 가맹점에 일일 배송으로 공급하면 가맹점에서는 포장을 뜯어 소스를 발라서 참숯불에 5~10분간 구워내면 음식이 완성된다.

특히 가맹점에 비치된 기계, 이른바 매직화이어는 참숯이 자동으로 점화되고 화력을 유지도록 돕는다. 매직화이어는 바베큐치킨을 15분 만에 최대 5마리까지 구울 수 있어 훌랄라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가맹점의 노동력을 줄이고 인건비 절감을 할 수 있어 가맹점 수익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훌랄라의 설명이다.

더치커피와 드립커피도 자동화 추세가 강하다. 과거에는 온전히 사람 손에 의존했지만 점점 더 기계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자동화는 인건비를 절감시켜 판매가 또한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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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맘스터치 매장에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맘스터치)

 

이외에도 무인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도 다양한 외식브랜드 매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단말기로 자판기처럼 고객이 직접 주문결제를 하는 시스템이다. 소비자는 몇 번의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반면 점포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대표적인 자동화 주문 시스템으로 꼽힌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이 키오스크 작용을 선도하면서 최근에는 한솥, 맘스터치, 더리터 등 다양한 브랜드로 확산되고 있다.


◇주방 조리·원팩 포장 방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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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가네소고기국밥수육 매장 모습. 방가네는 소고기 국밥 완제품을 본사 공장에서 조리해 가맹점에 완제품으로 공급한다. (사진=방가네소고기국밥수육)

 

홍춘천치즈닭갈비의 경우 일반적인 닭갈비 브랜드와 다르게 주방에서 모든 메뉴를 조리해서 테이블에 내놓는다. 테이블에서는 약한 불로 데워 바로 먹으면 된다. 이와 같은 방식을 활용할 경우 1~2명 수준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홍춘천측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주방에서 구워서 각 테이블에 내놓는 돼지갈비 전문점도 등장했다. 숯불을 가져다 주거나 고기 불판을 교체하는 등 노력이 덜 들어 인건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창업전문가의 평가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주방에서 조리될 경우 메뉴를 원팩으로 만들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빠른 회전율까지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육류 구이 매장까지 주방에서 조리를 해 서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에서 조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식자재를 진공 포장해서 팩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인건비 절감을 하는 업체도 생겼다. 방가네소고기국밥은 본사 CK 공장에서 24시간 가마솥 사골 진액으로 우려낸 최고의 소고기 국밥 완제품을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 점포는 해당 메뉴를 데우기만 하면 된다. 이 때 소요시간은 5분 정도다. 주방과 홀에 각각 1명만 있으면 운영 가능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어 특히 부부창업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주방장이 필요 없다는 점은 방가네 소고기국밥이 신규 창업 업종으로 꼽히는 이유로 꼽힌다.


◇가성비 시대…인건비 절감 만큼 맛도 고려해야

이처럼 외식업계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성비 시대에서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는 음식 가격을 낮추는 데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를 잡을 수 없다면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 교수는 “향후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점포운영 시스템 구축 함께 푸드테크로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경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자칫 점포의 효율성을 강조한 나머지 음식의 본연의 맛을 내지 못하면 아무리 편의성이 높아도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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