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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회용 플라스틱 OUT…'깨끗한 인도' 만들기 총력

[권기철의 젊은 인도 스토리] 쓰레기로 몸살 앓는 인도(상)

입력 2019-11-11 07:00   수정 2019-11-10 14:05
신문게재 2019-11-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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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 방갈로르 도로에 치워지지 않고 있는 쓰레기 더미들. 사진=The Hindu

 

인도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익숙한 장면이 하나 있다. 길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는 인구 급증, 경제 성장과 맞물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지난 9월 9일 뉴델리에서 열린 유엔 사막화 대처 협약 당사국 회의에서 “2022년까지 비닐 봉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19년 간디 탄생 기념일인 10월 2일부터 컵과 접시, 작은 병, 빨대, 비닐 봉투, 특정 종류의 파우치 등 6 종류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제조·사용·수입이 되는 모든 제품이 대상이다.

전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문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EU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2021년까지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제가 유럽보다 덜 성숙한 인도가 ‘전면 금지’라는 충격적인 발표를 먼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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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재료로 포장된 도로임을 알리는 표지판. 사진=P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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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인도 총리가 한 해변가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다. 사진= 총리실 트위터

 

모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6개 품목의 금지조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한 첫 번째 큰 걸음”이라고 자평하고, 인도 국내 플라스틱 연간 소비량 1400만 톤 중 50~10%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디 총리는 2014년 취임 때부터 ‘깨끗한 인도(Clean India)’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적인 환경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볍고 튼튼한 소재 ‘플라스틱’은 20세기 후반, 석유 화학 제품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생산되어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유리병이나 금속 캔은 가벼운 PET병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종이봉투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비닐로, 사과를 포장하기 위해 채워 넣었던 왕겨는 스티로폼으로 바뀌었다.

그 플라스틱이 오늘날에는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폐플라스틱은 매립장에서 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8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재활용플라스틱 시장 활성화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2015년 전세계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쓰레기량이 3억 200만톤에 달했으며 1980년에 발생했던 약 5000만 톤에 비해 35년 만에 약 6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전 세계 평균 14%(UNEP의 2018년 보고서 ‘Single-use Plastics’ 자료 기준)에 불과하다. 투기되거나 매립장에서 빠져 나와 바다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400~1200만톤(2010년 시점)으로 추정된다. 해양 오염에 의한 어업 악영향,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의한 손해액은 연간 130억달러에 이른다. OECD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톤에서 2015년 4억 700만톤으로 65년간 2035배가 됐다. UNEP(유엔 환경 계획)의 ‘플라스틱 현황’ 보고서는 2030년에는 연간 6억 19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활용되지 않고 투기나 매립으로 돌아선 플라스틱 쓰레기는 부패도 분해도 되지 않아 환경적으로 크나큰 골치거리가 아닐 수 없다. OECD에 따르면 2015년에 약 54억톤이 쓰레기로 남아 있고, 현재 추세라면 2050년에는 거의 두 배 이상이 늘어난 약 120억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지구는 ‘플라스틱 쓰레기 행성’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2018년 6월 G7정상 회의는 감축 목표 수치가 들어간 ‘해양 플라스틱 헌장’을 채택했지만, 미국과 일본은 서명하지 않았다.

그런 사이에 민간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아디다스는 2016년에 비닐 쇼핑백 사용을 금지했다. 유니 레버, 코카 콜라, 네슬레 등은 용기의 완전 재활용을 목표로 선언했다. 스타벅스는 2018년 7월 전 세계 전 점포에서 2020년까지 빨대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기내에서 대나무 빨대를 제공하고 있고, 메리어트와 힐튼호텔 그리고 월트 디즈니는 테마파크에서 및 맥도날드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추방하고 있다. 종이 빨대의 단가가 플라스틱의 거의 10배지만 고객들의 요구가 그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연간 1조~5조 장이 소비되는 플라스틱 비닐 봉투 역시 전세계적으로 규제 움직임이 활발하다. 2008년 르완다와 중국, 2011년 이탈리아, 2016년 인도, 2017년 케냐 등에 이어 2018년 브루나이, 한국, 칠레, 몽골, 루마니아, 뉴질랜드 등이 차례로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은 해안가를 끼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주, 괌, 뉴욕시가 독자적인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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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데반 교수(좌)가 2018년 3월.에 드 슈리 상을 수상하고 있다. 사진=India Times

 

UNEP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을 금지하거나 사용에 대한 벌금 등의 규제하는 나라가 67개국에 달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전 세계 평균 14%다. 2014년에 최초의 비닐 봉투 소비 감축 등을 시작으로 규제가 시작된 유럽연합(EU) 평균도 아직 30% 미만이다. 재활용률 제고는 회수의 촉진이나 재활용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재활용해 탄생한 제품의 ‘매도처(시장)’도 동참하고 있다. 재활용 방법에는 플라스틱을 그대로 재료로 재이용하는 ‘머티어리얼 재활용’, 화학 원료로 이용하는 ‘케미컬 재활용’, 화력 발전과 시멘트 제조의 열원으로 이용하는 ‘서멀 재활용’ 등 3가지가 있다. 현재의 주류는 서멀 재활용이지만 이것은 연소시에 이산화탄소가 나온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산업화는 방대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루 2만 5000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버려지는 13억 인구에,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인도도 예외는 아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절실함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의해 경제성장에 따른 쓰레기를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인도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인도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도로 건설에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 11개 주 10만 km 규모의 도로에서 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용되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노력은 모디 정권이 모든 도로 개발업자에게 플라스틱 쓰레기 이용을 의무화한 2015년부터 시작됐다. 그 계기가 된 것은 인도 ‘바스데반’ 교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도로를 부설하는 방법을 전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활동은 인도의 국가적 쓰레기 대책 ‘스와치·바라트·아브히얀(클린·인디아·미션)’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 바스데반 교수는 인도 정부로부터 예술, 과학, 자선 활동 등으로 국가에 기여한 최고의 민간인을 기리는 ‘파마드 슈리’ 상을 지난해 수여 받았다.

통상 도로 1km의 포장에 필요한 아스팔트는 10톤이지만, 1톤의 재생 플라스틱과 9톤의 아스팔트로 폭 3.75m의 도로 1km를 포장할 수 있다. 인도에서는 아스팔트 1톤의 가격은 5~6만루피(80~97만원)이니 1km당 비용 절약도 이 정도 될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1톤은 캐리어 가방 약 100만 개에 해당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인도에서는 매일 1만 500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데, 그 중 9000톤이 재활용되고 있다.플라스틱 쓰레기를 이용하면 도로 건설에 필요한 아스팔트 10%를 절약할 수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과 함께 도로 정비가 진행되면서 교통사고 사망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제2의 도로망을 가진 인도지만, 인도 도로에 곳곳에 자리한 ‘포트홀’로 인해 2017년에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사망 중 10분의 1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최고 유력지 타임즈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의 2017년 7월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그 해의 포트홀에 의한 사망자는 3597명에 이른 반면,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803명이었다.

즉, 인도에서는 ‘테러’ 보다 ‘도로 위에 난 구멍’ 때문에 사람이 죽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제전문 객원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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