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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술 벗고 젊어진 막걸리’…막걸리 업계, 2030 공략 ‘제2 전성기’

변신한 막걸리, 젊은 감성+고급화 전략
유통채널 확대 및 유튜브 활용한 2030세대 소통
올해 입국장 면세점·일본 불매 운동 등 판매 '호조'

입력 2019-11-22 06:00

이마트 막걸리 구매컷
이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진열된 막걸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마트)

 

속칭 ‘아재술’로 통했던 막걸리가 전통을 재해석한 ‘뉴트로’ 열풍 속에 젊은 감성과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침체된 막걸리 시장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술은 자주 마시되, 가볍게 술을 즐기는 저도주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3일 막걸리 업계에 따르면 막걸리 업체들이 홈술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유통채널 확대, 체험 마케팅 등을 통해 2030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또한 최근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 허용 및 주세법 개정 등의 정책 지원까지 힘입으면서 일명 ‘아재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막걸리 제조 업체 지평주조는 지난달 지속적인 매출 성장으로 전년 매출 166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약 110억 원) 대비 약 50.9% 성장한 수치로, 지난 몇 년간 상승세를 고려할 때 올해 목표 매출액인 2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평주조의 매출 증대에는 유통채널 확대가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평주조는 2017년부터 기존 수도권 중심에서 강원, 부산, 경남, 충청 등 전국으로 영업망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 쉬운 대형마트, 편의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넓혀왔다.

올해 1월에는 경북과 전남, 제주 지역 판매를 담당할 대리점을 신설했으며, 3월에는 편의점 CU, 이마트24, GS25,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입점을 완료해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가 쉬운 판매 채널을 확보했다. 

 

팀브라더스와 협업한 지평주조 브랜디드 콘텐츠
팀브라더스와 협업한 지평주조 브랜디드 콘텐츠

 

최근에는 젊은 소비층 공략을 위해 유튜브를 통한 제품 인지를 높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평주조는 젊은 소비자층에게 주력제품인 ‘지평 생 쌀막걸리’를 알리기 위해 유튜브 크리에이터 ‘팀브라더스’와 협업을 진행, ‘다양한 음식의 모든 것’이라는 컨셉으로, 요리와 먹방, 제품 리뷰 등의 영상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지평주조에 따르면 음식과 술은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에 여러 음식과 페어링하기 좋은 술인 막걸리와 팀브라더스의 채널이 잘 어울릴 것 같아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혼술 홈술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과 깔끔한 맛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기도 한다.

‘장수막걸리’로 대표되는 서울장수는 22년 만에 선보인 생막걸리 신제품 ‘인생막걸리’를 출시했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병을 돌파했으며, 올해 9월 말 누적 판매 320만병을 돌파했다.

특히 신제품 출시와 함께 제품 디자인 또한 젊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멀티 패키지 3종으로 선보였으며, 개별 디자인에 따라 ‘인생’ 키워드를 강조한 메시지를 삽입해 차별화를 강조했다. 여기에 남녀노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임원희·조우진을 앞세워 TV CF 등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 점도 인지도 상승과 입소문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기존 전통주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트렌디하고 재치있는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 저도수(5%) 등으로 기존 소비층은 물론 여성과 젊은세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장수주식회사 영업마케팅 김종승 본부장은 “인생막걸리는 특유의 깊고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맛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 입맛과 취향을 사로잡는데 성공, 짧은 기간에 100만병 판매 돌파라는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며 “향후 막걸리를 비롯한 전통주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장수 인생막걸리 SNS 인증샷 이벤트
서울장수 인생막걸리 SNS 인증샷 이벤트

 

또 다른 경쟁사인 국순당과 배상면주가는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국순당이 지난해 선보인 유산균 강화 막걸리인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선보였다. 소비자가격 3200원이다. 시중 막걸리 가격(1000~2000원)의 2배 수준이지만 유산균을 강화하고 도수를 5도 낮춰 여성 소비자도 음용을 편하게 해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배상면주가도 올해 ‘느린마을막걸리’ 750ml 제품의 블랙 라벨 패키지를 통해 특유의 순수한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 덕분에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편 막걸리 업계의 변화에 힘입어 국내 막걸리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국내에서 탁주는 3억1276만 리터 판매된 데 이어 2017년 3억6441만 리터, 지난해 3억9804만 리터를 기록하며 2년간 연평균 약 13%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는 입국장 면세점 개장과 함께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불매 운동 여파로 국산 제품을 소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전통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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