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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과거’ 아닌 ‘지금’과 소통에 나선 원로 연극인들의 제4회 늘푸른연극제

제 4회 늘푸른연극제 '그 꽃, 피다' 표재순 연출 '하프라이프', 김경태 '의자들', 김동수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박웅 '황금연못에 산다', 정진수 연출·윤대성 작가의 ‘이혼예찬!’, 이승옥 '노부인의 방문' 등 선보여
의뢰 아닌 공모, 어쩔 수 없는 선택 vs 원로 연극인들에 대한 모욕 논란도

입력 2019-11-22 15:30   수정 2019-11-22 15:58

제4회 늘푸른연극제 기자간담회_제공 제4회늘푸른연극제 사무국
제4회 늘푸른연극제 (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꽃은 원로 연극인들의 예술혼과 연극계 가야할 새로운 길, 뜨거운 젊음을 의미합니다.”

네 번째를 맞은 늘푸른연극제의 부제 ‘그 꽃, 피다’ 중 ‘꽃’에 대해 운영위원인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오랜 동안 활동하신 원로연극인들이 본인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로 그들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여전히 치열하게 무대에 서려는 원로 연극인들의 모습을 통해 후배 연극들은 연극을 대하는 새로운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행사와 더불어 작품 소개가 이뤄졌다. 표재순 연출은 요양원을 배경으로 황혼의 사랑을 그린 ‘하프라이프’(12월 5~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를, 배우 김경태는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을 변주한 ‘의자들’(12월 6~8일 아트원씨어터 3관)을, 1세대 판토마임 배우 김동수는 안나 가발다의 소설을 무대에 올린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12월 11~15일 아트원씨어터 3관)를 선보인다.  

 

늘푸른연극제
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하프라이프’를 선보일 표재순 연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더불어 배우 박웅의 ‘황금 연못에 산다’(12월 12~1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정진수 연출·윤대성 작가의 ‘이혼예찬!’(12월 18~22일 아트원씨어터 3관), 이승옥이 출연하는 ‘노부인의 방문’(12월 19~2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등도 만날 수 있다.




◇나이듦과 사랑 그리고 소통할 수 없는 사회를 아우르다

“제목 ‘하프라이프’는 원자가 소멸되기 전 얼마나 견디는지를 표현하는 단어로 다 죽어가는 생명성 등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죠. 나이 든다는 것과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자 합니다.”



표재순 연출은 ‘하프라이프’에 대해 “나이듦과 사랑을 화두로 던지는 작품”이라며 “근대사 인물을 주로 다뤘던 그 동안의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고 소개했다.

“망각, 나이듦 등을 삶의 문제 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에게 쏟는 애정만큼 어른에게도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80살이 넘어도 사랑할 권리가 있어요. 개인의 일상 속에서 억눌린 생활을 하다가 죽음 직전에 사고처럼 일을 만들곤 하죠. 80대와 50대의 사랑법은 달라요. 하지만 어린이들의 순수함, 노년시대의 순수함은 같죠.”

이렇게 전한 표 연출은 “명료하면서도 응징한 문제들이 있지만 나이듦과 망각, 치매 등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며 “이 작품은 제 삶과도 밀접하게 대화하고 있다. 배우들 역시 작중 인물과 엇비슷한 나이를 연기하면서 자신들의 모습이 투영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눈에는 눈물이 글썽하고 입에는 따뜻한 미소가 담기는 이 연극으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유화 같은 삶의 얘기를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그려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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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무대에 오르는 배우 김동수(왼쪽)와 ‘의자들’을 선보일 김경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부조리극 ‘의자들’로 김경태는 소통이 어려운 사회를 투영한다. 김경태는 “담아내지 못한 인생 자체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차피 인생 자체가 소통이 안된다’고 느끼면서 이 작품이 다시 만져졌다”고 털어놓았다.

“노부부의 담아내지 못한 자기 인생 이야기를 통해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분들 대변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인생은 부조리하고 전혀 해결되지 않고 응어리지곤 하죠. 그 인생과 해결점의 부조리를 담담하게 남아내는 연극입니다. 소통하지 못한 데서 오는 자기 응어리를 표현하고자 했죠.”

배우 김동수는 안나 프랑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에 대해 “2003년 교보문고에서 처음 만나 언젠가 만들어야지 마음먹었던 작품”이라며 “지난해 각색해 2주 동안 급하게 공연됐다. 그렇게 갈무리해뒀다가 2인극 페스티벌에서 60분짜리로 축소했고 이번 늘푸른연극제를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다시 90분 안팎짜리 버전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제 대사 엄청 늘었어요. 65세 기업사장 출신의 시아버지가 서른살 며느리와 손자를 데리고 파리 근교로 여행을 가서 밤새 나누는 대화가 전부죠. 25년만에 연극 무대에 서게 됐는데 연극제 캐치프레이즈처럼 다시 꽃을 피우고 싶어서 도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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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황금 연못에 살다’를 선보일 배우 박웅(왼쪽)과 ‘노부인의 방문’무대에 오르는 이승옥(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윤대성 작가의 ‘이혼의 조건’을 바탕으로 변주한 ‘이혼예찬’에 대해 정진수 연출은 “이혼이 대세이고 예찬하는 시대, 결혼 조건을 따지듯 이혼에도 조건이 있을 것 같았다”며 “과거의식이 아닌 현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이승옥이 선사하는 ‘노부인의 방문’은 세계적인 희곡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작품으로 30여년 전 실연의 슬픔을 안고 고향을 떠났던 여자가 큰 부자가 돼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가 강합니다. 손종원 연출은 정의와 배신에 포인트를 두고 ‘돈과 권력 앞에 과연 정의는 존재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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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늘푸른연극제에서 ‘이혼예찬’을 선보일 정진수 연출은 의뢰가 아닌 공모전으로 전환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황금 연못에 살다’를 선보일 박웅은 “원작을 각색해 가족 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며 “연극이 어떤 주장을 하든 받아들이는 건 관객의 몫이다. 연극에 평생 몸담아 왔던 분들이 내놓는 작품이니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의뢰 아닌 공모, 어쩔 수 없는 선택 vs 원로 연극인들에 대한 모욕

“70세 이상 연극인들을 원로 기준으로 삼는데 그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에 기회의 공정성을 위해 공모전으로 바뀌었어요. 원로 연극인들 중심의 축제지만 젊음의 정신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축제 돼야겠다는 이유도 있었죠.”

서현석 대표가 설명한 이유로 인해 선정해 의뢰하는 방식에서 ‘경쟁’ 필요한 공모전으로 형식이 전환된 데 대해 정진수 연출은 “대단히 잘못된 방식”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선정에서 공모방식으로 바뀌면서 불가피하게 심사의 과정이 필요해집니다. 공모가 선정과 다른 점은 원로 스스로 이런 공연을 하고 싶다고 신청을 해야한다는 것이고 탈락자들이 반드시 생긴다는 거죠. 이는 원로 연극인들에게 모욕이고 망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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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늘푸른연극제 운영위원 서현석 대표(왼쪽)와 스튜디오 반 이강선 대표(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이에 이강선 스튜디오 반 대표는 “총 17개 작품 중 6개 작품을 선발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실력의 문제 아닌 순서의 배치”라고 해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무대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배우, 연출 위주가 아닌 작가, 스태프에 대해서도 가능한 배려해 결정했습니다. 이혼, 가족 등 지금 관객과 소통할 수 있고 현실과 밀접한 이야기를 위주로 선정했죠. 실력이나 줄서기, 실력의 우열로 선정된 것이 아닙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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