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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시네마를 아는 당신!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프랑스에서 보내는 가족의 민낯
프랑스,할리우드 스타 함께 모여 작업...12월 5일 개봉

입력 2019-12-05 07:00   수정 2019-12-05 09:26
신문게재 2019-12-05 13면

파비안느
12월 5일 개봉한 영화의 한 장면.까뜨린느 드뇌브가 관록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사진제공=티캐스트)

 

여자, 엄마, 배우 그리고 아내.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회고록 발간을 앞둔 전설적인 한 여성의 이야기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까뜨린느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가 한 화면에 잡히는가 하면 액자식으로 구성된 또 하나의 이야기가 흡사 두 편의 영화를 한번에 만나는 기쁨을 안긴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프랑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한 곳에 모아 또다시 ‘가족’이란 화두에 집중한다.

시나리오 작가인 뤼미르(줄리엣 비노쉬)는 유명 배우인 엄마를 원망하며 살아왔다. 미국에서 만난 남편 행크(에단 호크)는 알코올치료 중인 한 물 간 배우지만 가정을 깨고 싶지 않다. 엄마의 회고록을 축하할 겸 오랜만에 집에 모인 그들은 책의 내용에 ‘진실’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인다.
 

파비안느1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 5일 개봉했다. (사진제공=티캐스트)

영화의 주축은 주변사람들에게 여왕으로 군림해 온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다. 국민배우로 불리지만 이제는 치고 올라오는 후배와 40년 동안 곁을 지킨 비서마저 떠난다. 

 

지금의 남편에게 얻는 즐거움은 그가 가진 요리솜씨뿐이다. 딸이 사위라고 데려온 남자는 마음에 들지않는다. 책 발간 소식을 듣고 온 첫 남편은 돈만 밝힐 뿐이다. 

 

그나마 애정하는 어린 손녀 샤를로트에게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전한다. ‘파비안느의 진실’은 평생 연기만을 해 온 주인공을 통해 희생의 무게를 가늠한다. 

 

뤼미르는 엄마의 친구이자 보모였던 존재가 죽자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한때 경쟁관계였던 파비안느의 친구는 뤼미르를 친딸처럼 키워준 인물. 극중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스타덤에 오른 친구를 질투하지 않고 곁에 남아 그의 곁을 지켰다. 

 

영화는 가족 혹은 동료가 가진 친근함보다 서로 주고받은 상처에 집중한다. 오랜 시간 자신을 보필했던 비서는 회고록에 자신의 이야기가 단 한줄도 없다는 사실에 미련없이 사의를 표한다. 뤼미르는 언제나 연기만이 우선이었던 엄마의 냉랭함에 보란 듯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려하지만 쉽지 않다. 번번한 연기 필모그래피가 없는 행크는 사위대접 한번 안해주는 파비안느가 야속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이들의 화해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촬영장이다. 이제는 조연급에 불과한 자신의 존재를 각성하는 파비안느, 비서 대신 그를 보필하며 엄마의 고뇌를 공감하는 뤼미르와 배우로서의 뜨거운 피를 느끼는 행크의 모습이 무심한 듯 펼쳐진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구성은 샤를로트의 순진함과 발랄함으로 채워진다. 

 

언제나 자신의 작품에서 동심에 대한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댔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엔 ‘착한 거짓말’을 내세워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연대에 단단함을 더한다. 가족의 이야기면서 한 여성의 자아를 담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희망적이다. 이들의 단란함이 오래가지 않더라도 그러기에 ‘가족’임을 일깨우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시네마로써 꽤 훌륭한 결과물을 남겼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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