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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 "장벽있더라도 남이 가지 않은 길 갈 것…5년 뒤 유니콘 기업 목표"

전기공학도서 연매출 500억원대 CEO로…매년 30% 성장
중동서 본 '흉터'로 사업…미용리프팅실, 뼈·피부이식재 국내 최초 타이틀 다수
미래먹거리, 세포·유전자·면역세포 치료제 낙점

입력 2019-12-09 07:00
신문게재 2019-12-09 18면

 

한스바이오메드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 문정동 사옥에서 개발한 인공유방보형물 벨라젤을 들어보이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뼈이식재, 피부이식재 모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제품입니다. 남들이 안 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도전하는 게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 문정동 사옥에서 만난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는 이 같이 밝히며 다섯 손가락을 펴보였다. 5년 이내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포부이자 다짐의 표시였다.



한스바이오메드는 피부·뼈 이식재, 인공유방보형물, 미용 리프팅실 등을 개발·제조하는 업체다. 370여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며 지난해 기준 약 52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60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현재까지 지난 4년간 연간 3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황 대표는 “30%의 매출 성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30%는 기적과 같은 숫자”라면서 “상장기업이 매년, 몇 년째 30%씩 성장하는 곳이 국내에 몇 개나 있느냐”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9917㎡(약 3000평) 수준의 대덕 연구단지 옆에 땅을 추가로 사 총 1만5000평 규모의 연구소 단지를 확보했다”며 “1조원 정도의 물건을 생산해서 전세계에 내다 팔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스바이오메드가 매년 꾸준한 성장을 하며 연 500억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국내 최초, 세계 최초 등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스바이오메드는 흉터관리제 국내 최초 개발을 시작으로 미용 리프팅실 세계 최초 개발, 국내 최초 뼈·피부이식재 개발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흉터
한스바이오메드의 흉터관리제품 스카클리닉. (사진=한스바이오메드)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 정신은 황 대표의 이력과 맥을 같이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이 안 하는 걸 하려고 하는 성격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황 대표의 삶은 도전 그 자체였다.

황 대표는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체전자공학을 공부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과 비교해보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원 석사과정 한 학기를 남겨두고 돈을 벌기 위해 건설회사에 들어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그곳에서 운명처럼 마주한 것이 바로 ‘흉터’였다.

황 대표는 “사우디 공사 현장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때 의무실 의사가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의무실에서 잠깐 근무했던 적이 있다”며 “찰과상 환자에게 약을 발라주고 꿰매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때 흉터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는 일본 미쓰이 물산에서 7년 정도 무역 관련 일을 하다가 직장생활 10년을 기점으로 사표를 던졌다.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수많은 사업아이템 중 사우디에서 인연이 됐던 ‘흉터’를 골랐다. 수중에 있던 2500만원을 들고 미국의 흉터예방전문회사 잡스트를 찾았다. 그곳에서 3개월을 머물며 흉터관련 기술을 배웠다. 그리곤 귀국해 1993년 3월 작은 회사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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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 문정동 사옥에서 추진 중인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면역세포 치료제 등 미래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노비즈협회)

 

황 대표는 “작은 사무실 하나 빌려서 책상 두 개 놓고 여직원 한명 앉혀놓고 명함에 ‘흉터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고 써서 성형외과를 찾아다녔다”면서 “그렇게 영업을 시작하니 첫 달 매출 400~500만원 나왔다. 이 사업으로 최소한 우리 가족은 굶기지 않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첫 달 500만원의 매출은 두 번째 달 700만원, 세 번째 달 1000만원까지 찍으며 성장했다. 그러다 황 대표는 피부이식재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화상 환자의 경우 피부 이식수술을 받는데 이들의 고통을 줄여보자는 생각에서 였다. 황 대표는 반창고처럼 붙이기만 하면 되는 피부 이식재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무작정 카이스트를 찾았고 강계원 카이스트 교수를 만났다.

“연구비 7000만원을 착수금으로 주고 박사급 연구원 뽑아서 연구를 시작했다. 매년 연구비의 일정 부분을 내가 부담했다. 카이스트 연구를 시작한지 3년만에 ‘디셀’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황대표의 회상이다.

이어 그는 2001년 성수동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에 생산시설을 만들고 피부결손 환자 이식용 무세포 진피제품을 만들었다. 이후 대덕 카이스트 연구단지 옆 3000평 수준의 부지에 미국 FDA 규정에 맞는 연구소를 짓고 피부 이식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스바이오메드는 피부이식재와 더불어 뼈 이식재, 인공유방보형물, 미용 리프팅실까지 만들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17년 송파구 문정동에 둥지를 틀고 현재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면역세포 치료제 등을 연구하며 바이오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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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 문정동 사옥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용 리프팅실 ‘민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노비즈협회)

 

황 대표는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면역세포 치료제가 앞으로 우리의 큰 먹거리”라며 “이를 위해 문정동 사옥을 공사할 때부터 8층을 높게 설계해 GMP시설이 들어갈 수 있게 했고 9층에 연구소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4년~2025년에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를 품목승인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매번 최초로 제품을 선보이면서 허들을 넘어 왔기 때문에 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한스바이오메드의 빠른 성장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자신을 2G에, 직원들을 5G에 빗댔다. 5G 세대가 일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가능한 앞에 나서지 않고 있으려고 한다는 뜻이다. 특히 연구부문에서 더욱 그렇다. 황 대표에 따르면 한스바이오메드의 연구소 직원들의 대다수는 30대 초반, 많아야 30대 후반이다.

황 대표는 “2G가 5G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 그냥 믿고 기다려준다”며 “연구의 경우 믿고 기다리면 3년 정도 쯤에 결과물이 나오더라. 이제 4차 산업시대를 5G세대, 즉 새로운 세대들이 이끌어가게 끔 탄탄한 배경이 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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