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 |
북한이 미국 대선까지 겨냥하며 대미 공세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미 대선에 개입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성 북한 유엔주재 대사가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비핵화 이슈’는 더 이상 북미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에 대해 “지켜보겠다”며 이처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그(김정은 위원장)는 내가 다가올 선거를 치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가 선거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0년 미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긴장을 촉발시킬 북한의 도발행위를 자제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가 무언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아주 좋지만 어느 정도 적대적이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기한이라며 일방적으로 설정한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자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촉구해 왔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와 함께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발사에 사용되는 엔진 시험의 재개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관측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ICBM 발사와 핵실험의 중단을 약속한 바 있다. 만일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북한의 ICBM 발사가 재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동안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워온 ‘북핵 문제 해결’이 틀어지면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이 경우 북미관계는 다시 긴장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이 결정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발언도 거칠어지며 기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북미간 뉴욕채널을 책임지는 김성 대사는 일부 외신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는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재선 행보를 위한 국내 정치적 목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미국과 긴 대화에 나설 필요가 없다”면서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미 내려졌다”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에 앞서 대북 적대정책부터 철회하라고 재차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지난달 19일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달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제는 아마 핵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우리(미국)는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단연코 가장 강력한 나라”라며 “바라건데 우리는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라지만, 그래야만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김 위원장)는 분명히 로켓들을 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이 내가 그를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이유”라며 이전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있었을 당시 김 위원장을 불렀던 별명을 2년 만에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이같은 북미간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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