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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우유철의 용퇴가 현대차 정의선號에 안긴 '나비효과'

[재계프리즘]

입력 2019-12-09 17:09

현대차 철준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 사옥 전경.(사진=이철준 PD)

 

올해부터 정기 임원인사를 수시인사로 전환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에 ‘용퇴’ 성격이긴 하나 사실상 올해 마지막 임원인사를 확실한 '임팩트'로 마무리했다.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9일자로 퇴임한 것이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이번 우유철 부회장의 용퇴는 지난달 28일 LG전자 임원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LG 가전 신화’의 주역 조성진 전 부회장의 사례와 비교하며 세대교체 등 현대차그룹 안팎에 상당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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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이날 현대로템에 따르면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대표이사 중심의 경영혁신 가속화를 위해 물러났다. 우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부임해 1년여 간 이건용 대표이사(부사장)와 함께 경영 전반을 총괄해 온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 인사다.



최근까지 현대로템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해외 수주를 강화하는 등 경영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후배 경영진 중심의 경영 혁신 추진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회장은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로템을 거쳐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고 현대제철 기술개발본부장, 기술연구소장, 당진제철소장,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철강 소재 자체 생산을 이끌어왔다. LG그룹에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로 조성진 전 부회장이 있다면, 현대차그룹에는 우유철 전 부회장이 기록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우 부회장이 이번에 용퇴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대표이사의 대부분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영입한 인물로 짜여지게 됐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로템 이건용 사장,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현대오트론의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대표 등 50대의 젊은 인사를 중용하는 등으로 친정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이번에 이를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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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세대교체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재계 일각에선 현재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단 중 1950년생은 알버트 비어만 본부장(사장, 195년생),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1955년생),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1956년생) 등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비춰 이번 우 부회장의 용퇴는 다소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모두 정 회장이나 정 수석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전문경영인들이기 때문이다.

앞서 재계 안팎에선 현대차그룹이 올 연말에 그룹 내 30명 정도의 고위 임원(부회장 및 사장)에 대한 교통정리 성격의 인사를 통해 자연스런 세대교체와 정의선 체제 구축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예상과 달리 지난 5일 전문성과 사업성과에 기반한 임원인사를 통해 50대의 노사부문 전문가 하언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킨 것 외에는 별 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 같은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4월부터 수시인사를 도입한 이후 기아자동차가 중국 현지법인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리펑 전 바오능그룹 상무부총경리를 임명하는 등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이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쇄신의 유연성을 제고해나가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체제가 공고해진 만큼, 미국과 중국 등 해외 판매 실적 만회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정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위주 인사 기조와 함께 미래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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