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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스크린 독과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2019 문화계 결산 ②영화] 스크린 독과점 논란 재점화

입력 2019-12-13 07:00
신문게재 2019-12-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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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 7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시민들이 표를 구매하고 있다.(연합)

 

영화 시장의 양극화는 ‘독과점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로 등극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겨울왕국 2’는 개봉 2주간 70~50%대의 상영점유율을 통해 스크린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1000만 영화에 등극했다고 분석했다 .

 

영진위는 ‘겨울왕국2’의 개봉으로 인해 비수기인 11월 외국영화 관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 117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73.9%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80.9%),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77.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영점유율이다. 단기간에 스크린을 독점했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상영환경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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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사진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실제로 1000만 영화 개봉 당시 다양성 영화를 비롯해 중간급 영화들은 스크린을 잡지 못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독과점영대위 고문인 정지영 감독은 “나 역시 ‘블랙머니’ 개봉 전에 아무리 영화가 잘 되더라도 전체 극장 스크린 갯수의 3분의 1이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면서 “‘겨울왕국2’는 좋은 영화다. 하지만 단기간 기록 세우기 보다 다른 영화에 피해를 안 주고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겨울왕국2’의 전편은 59일 만에, ‘기생충’은 53일 만에, ‘알라딘’도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어떤 영화는 열흘 만에 1000만 관객을 넘기도 한다”며 “단기간 내에 스크린을 독과점하며 빨리 매출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나. 단순히 기업에 맡겨서는 해결이 안 되니 ‘영화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수상작과 1000만 영화에 관람객이 쏠리는 현상은 극장의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중장년층은 극장가의 주요소비층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해외영화제 수상작에 대한 관심이 높고 지인과 친적 등 주변인들의 관람문화에 쉽게 수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CGV 리서치센터는 아이를 동반한 3549 세대의 키즈패밀리에 집중했다. 

 

CGV 회원 티켓수 기준으로 올해 3549 세대의 관람 인구 비중은 과거 대비 줄었지만 인구수 대비 티켓 수는 오히려 늘었다. 자녀 발권이 늘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기준 3549 세대 발권 중 27%가 자녀 발권으로 2017년 대비 3%포인트 늘었다. 청소년 발권 비중도 동기간 1.4%p 높아져 17.5%를 기록했다.

 

특히 ‘겨울왕국2’는 아이들이 관람을 주도한 주요 관객이었다. 오영준 CGV 리서치센터 부장은 “최근 3년간 500만 이상 관객이 든 작품을 보면 부모와 동반해 영화를 관람하는 키즈패밀리 비중이 상당히 높다. 심지어 주말 사전 예매는 40대 관객이 가장 높다”며 “부모와 아이의 영화관 경험은 미래의 영화 시장을 위해 필수적인 만큼 키즈패밀리, 특히 아이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영화 ‘알라딘’을 들 수 있다. ‘알라딘’은 개봉 첫날 관람객이 7만3000명에 불과했다. 1000만 영화 중 개봉일 성적이 10만명 미만인 것은 ‘알라딘’이 유일하다. 그러다 디즈니를 보고 자란 20대 관객에서 출발해 전 연령대로 확산되며 4DX N차 관람을 주도하면서 1000만 관객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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