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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자영업시장에 빙하기가 온다

입력 2019-12-18 07:00
신문게재 2019-12-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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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 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 사업체는 92만개로 전년보다 7000개가 늘었다. 음식업과 같은 생계형 자영업이 크게 늘어난 데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7년 소멸한 기업은 70만개사에 육박했다. 신생 기업이 1년후 계속 살아남을 확률(생존율)은 65%였고, 5년 생존율은 29%였다. 신생 기업의 89.3%는 종사자가 1명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기업도 70.7%에 달했다. 규모의 영세성이 신생 기업의 특징인 셈이다.

소멸한 기업을 보면 2017년 기준 69만 8000개사가 문을 닫았다. 이 중 92.2%가 1인 기업으로 나타났다. 소멸 기업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소멸한 기업의 21.1%는 60대 이상이 대표를 맡고 있던 곳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24.2% 늘어난 수치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1990년대 일본에서는 ‘소비 빙하기’란 말이 유행했다. 곧 이어 ‘가격파괴’란 용어가 등장했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는 와중에서도 가격파괴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브랜드들이 기적처럼 나타났다. ‘유니클로’ ‘다이소’ 등이 그런 시대의 선두주자들이다. 이들 브랜드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존 관념을 철저히 파괴했다. 소비자들은 다이소로 말미암아 100엔의 푼돈으로도 쓸만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혁신의 힘이다. 혁신은 소비자를 움직인다.

우리나라 자영업시장도 바야흐로 침체기를 넘어 빙하기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통계청의 기업 생멸 행정통계는 수많은 근거자료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전통시장, 골목상권은 물론이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기업형 매장마저 맥없이 가라앉고 있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키워드는 혁신일 수밖에 없다. 최근 우연히 찾았던 ‘1913 송정역시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광주송정역 인근 골목시장인 이곳은 행정기관과 대기업, 청년상인들이 힘을 합쳐 혁신의 아이디어를 골목시장 공간에 쏟아부었다. 광주의 맛집으로 알려진 ‘Y국밥’과 하루 2회 손님들이 줄을 서서 빵을 사가는 ‘D식빵’을 필두로 수제맥주집, 양갱판매점, 국수집, 카페 등 다양한 업종의 청년가게가 골목상권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송정역시장은 서울·수도권에서 KTX 열차를 타고 광주를 찾은 외지인들이 맨 처음 들르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혁신 모델을 보고 연구한 연후에라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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