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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바르는 것도 채식주의… ‘비거니즘’ 뜬다

입력 2019-12-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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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글래스 컨페션 립스틱(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비거니즘’ 열풍이 뷰티와 패션업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 비건 제품을 줄줄이 출시하고 있어 내년에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글로벌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은 내년에는 150억 달러(약 17조 원), 오는 2025년에는 200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화장품 시장은 매년 0.5~1%대 성장에 그치고 있는 반면 비건 화장품은 6~8%씩 커지고 있다. 친환경 이슈와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프랑스 인증 기관(EVE)으로부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화장품 생산 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받았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생산 설비에 대해 면밀한 세척·소독 과정을 거쳐 동물성 원료가 섞일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했다. 비건 화장품은 제조과정이 복잡하지만 최근 비건, 할랄 등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기술 확보에 들어갔다는 게 코스맥스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 대표 비건 색조 화장품인 ‘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획득해 판매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비건 화장품 소비가 늘면서 면세점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1분기엔 면세점에서만 60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브랜드 전체 매출인 50억원을 뛰어 넘었다. 대표 상품으로는 고급스러운 골드 패키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컨페션 립스틱이 있다. 매달 5만개 이상씩 판매되고 있으며 강렬한 발색과 새틴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운 발림성이 특징이다. 제품의 80% 이상이 비건인 아워글래스는 내년까지 완전 비건 브랜드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자사 브랜드를 통해 비건라인을 출시해 오던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17일 미국 비건 화장품 브랜드 ‘밀크 메이크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비건 뷰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밀크 메이크업은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크루얼티 프리 화장품 브랜드다. 식물성 소재를 주로 사용하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로 미국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아모레퍼시픽은 밀크 메이크업의 지분도 일부 확보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계기로 밀크 메이크업의 한국 시장 진출 및 글로벌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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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익스페디션 재킷(사진=노스페이스)

 

패션업계에서도 동물 털 대신 신소재로 채워 만든 비건 외투가 인기다.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인공 충전재인 브이모션과 티볼을 적용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브이모션을 사용해 보온성과 통기성을 높인 브이 익스페디션 재킷이 있다. 브이모션과 티볼을 적용한 제품은 보온성, 통기성, 수분 조절력 등이 뛰어나 혹서기를 제외한 모든 계절에 두루 활용할 수 있고 세탁기로 빨래가 가능해 관리가 용이하다. 지난 20일에는 키즈라인에서도 티볼로 충전재를 채운 키즈 파비오 티볼 코트를 출시했다.

안감은 양털, 겉감은 가죽으로 만들어지던 무스탕도 비건으로 재탄생했다. 롯데홈쇼핑의 자체 패션브랜드 LBL은 디자이너 브랜드 슈퍼띵스 유니드나우와 협업, 비건 패션 제품인 하이 FAUX 롱 무스탕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인조 스웨이드와 인조 퍼 소재로 동물의 가죽이나 털을 대신한 것이 특징이다. 신원의 캐주얼 브랜드 지이크도 지난 24일 비건 무스탕을 선보였다. 비건 무스탕은 기본 라이더 재킷 디자인을 캐주얼한 패턴으로 재해석한 세미 오버핏 무스탕 재킷이다. 여기에 하이넥이 가능한 카라로 제작돼 오랫동안 입어도 질리지 않을 아이템으로 기획했다. 페이크 레더 무스탕이지만 천연 가죽과 흡사해 강한 내구성과 보온성까지 겸비했다.

패션 업계에서도 비건 제품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GS샵은 지난 11월 신소재 충전재인 덱스필로 채워진 디키즈 벤치코트를 9만9000원에 판매했다. 평일임에도 1시간에 7000벌이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동물 윤리를 지키면서도 기존 다운 롱패딩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판매량을 높였다. 문지현 GS샵 라이프패션팀장은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동물윤리 의식이 높아지고, 섬유 기술의 발달로 인조 충전재들도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어 착한 패딩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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