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연구학회(학회장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19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국내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39명을 대상으로 지난 9~10월 중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난치질환이다. 최근 2030 젊은층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조사결과 환자들은 월 평균 약 18만원, 연 평균 약 200만원 정도의 진료비(외래진료비+약제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입원 시 1회 당 평균 약 190만원, 수술 시 1회 당 평균 약 260만원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치료의 지연이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지연하거나 중단했다고 답한 환자가 11.6%에 달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10명 중 8명(80.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대한장연구학회) |
이동시간을 포함한 병원 진료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약 5시간으로 조사돼, 비교적 긴 시간이 걸렸다. 응답자의 31.9%가 4~5시간이라고 답했고, 6시간 이상이라고 답변한 경우도 28.2%에 달했다.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로는 1회 당 환자 본인이 약 3만원을 쓰고 있었다. 병원 방문 시 주로 동행하는 사람은 부모가 59.4%로 가장 높았고, 배우자 27.4%, 기타 가족이 9.6% 순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환자가 입원 시 부모, 배우자, 자녀 등의 가족들이 간병을 하는 경우는 50.3%였다. 이는 가족 중에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있을 경우 가족들이 병원 동행, 간병 등을 하면서 발생하는 간접비 부담도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환자 1인 당 연간 소요하는 비용을 산출해보니 약 88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료비, 응급실 내원비, 수술비 등 직접적인 의료비 외에 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가족의 노동 생산성 소실비(간병비 등), 병원 내원을 위한 교통비, 기타 건강관리비(건강보조제 구입, 운동 등) 등 간접적인 의료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질환 활동기에는 약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한장연구학회 김주성 회장(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은 물론 전신에 동반되는 질환들과 정신적인 고통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염증성장질환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희귀난치질환으로 산정특례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비 부담도 상당하며 환자 60%가 의료비 지원을 받을 정도로 소득 수준이 낮아 의료비 부담이 결코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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