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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우상이냐 고기냐…갈등 속에 비즈니스 보인다

권기철의 젊은 인도 스토리] 인도와 소고기(下) 다양성에 숨은 사업 기회

입력 2020-01-13 07:00   수정 2020-01-12 13:43
신문게재 2020-01-13 15면

인도 남부에 가면 북인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소고기 카레를 심심치 않게 맛볼 수 있다. 북인도에서는 주로 무슬림 거주 지역에 가서 살 수 있는 소고기를 남인도에서는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같은 나라라고 해도 서로 다른 문화와 다양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소고기를 먹는 것이 금기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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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소를 특별히 대우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육류 섭취가 완전히 금기시된 것응 아니다. 최근에는 인도 온라인 육류시장에서 크게 성장하는 스타트업까지 생겨나고 있다.

 

고대 인도에서 소는 매우 귀중한 존재였다. 소는 밭을 경작하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단백질원이 되는 우유를 제공한다. 또한 소의 배설물은 벽에 발라 건조 시키면 양질의 연료가 된다. 이러한 소의 다목적 활용성 때문에 과거부터 인도 사람들은 소를 매우 소중하게 여겼다. 다시 말해, 생활 규범에 가까운 종교 힌두교가 소를 신성시함으로서 소를 많이 먹어서 없애는 것을 막아내는데 일조를 했다.

또 정(靜)한 것과 부정(不淨)한 것을 유독 따지는 인도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힌두교 신자들은 소고기를 먹는 것이 부정한 것이고 이슬람 신자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부정한 것이다.

힌두교도들에게 깨끗한 음식을 먹고 정신적인 노동을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높은 카스트다. 아무 것이나 먹고 험한 일을 하는 이들은 낮은 카스트로 분류된다. 높은 카스트들은 그에 걸 맞는 정결한 식사를 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깨끗하다고 생각되는 음식이 바로 채식이다. 채식도 더 높은 단계에 올라가면 생명의 근원인 뿌리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해 양파나 마늘 같은 것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도 있다.

고기 중에는 흰 고기가 붉은 고기보다 깨끗하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흰 고기인 닭 등 가금류 등에 대한 소비가 높다. 최근 델리 등 대도시에서는 ‘비프 스테이크’와 메뉴를 당당히 내걸고 있는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있다. 단, 이때 조리되는 소고기의 대부분은 물소(버팔로)다.

한편 인도에서는 돼지 고기도 소고기와 같이 공개적으로는 먹을 수 없지만, 최근 그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인도정부의 적극적인 돼지 소비 늘리기 정책의 결과다. 이것도 인도 정부의 의도가 깔린 것이다. 즉, 돼지고기 소비를 늘려, 대놓고 이슬람교를 무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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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반적으로 인도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닭고기, 염소 혹은 양고기이다. 인도 맥도날드는 이를 반영해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생선, 닭고기, 양고기나 콩으로 만든 패티를 사용하고 있다.

이야기를 다드리에서 벌어진 ‘소고기 살인’ 사건으로 다시 돌리면,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일부 과격한 힌두교에 의한 폭력 사건 이후, 현 모디 정권의 우경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비판이 분출되고 있다. 물론 현 정부가 소고기 금지 정책 등 힌두교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정책을 밀어 부치고 있지만 현 정부의 힌두교에 기반한 우경화 만을 탓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인도 정치 문제이기 이전에 타인에 대한 차별, 편견, 무지 등 인도인들의 마음의 문제이다. 따라서 그 책임을 모두 현 정권에만 전가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살인’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인도 TV 토론 프로그램들에서 지적한 것은 놀랍게도 ‘교육만이 그 해결책’이라는 사실이다. 즉,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소고기 살인’과 같은 사건을 방지할 수 있고, 그런 마음을 키우는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인도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관점에서 이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일까? 우선 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이런 복잡한 인도를 이해해서 비즈니스 기회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즉, 생각과 관점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언론 보도를 보면 ‘인도의 종교는 뭔지 모르게 과격하고 무서워’라며 힌두교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소고기를 금지 하다니 말도 안되는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인도 풍습을 부정하는 내용과 의견으로 채워져 있었다. 확실히 한국인들에게 ‘소고기 살인’ 사건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종교와 그 나라의 풍습을 부정하는 자세와 관점으로는 인도의 사회와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 즉, 소비자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없다. 한국인에게는 기이하게 보이는 사건이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상상력과 그 사회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오히려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개도국의 경우 소비에 대한 욕망은 점점 커지고 그 욕망은 비즈니스 기회가 된다. 따라서 이런 사회 및 종교적 터부를 피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육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스타트업들의 탄생이다. 인도 육류 유통 스타트업의 하나인 (Zapp Fresh)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공공장소에서 육류를 사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의 마음을 읽고 과감한 투자를 해, 오프라인에서 조직화 되지 않은 육류 시장을 온라인에서 조직화해 성공했다. 덕분에 2019년만 해도 일본 기업들로부터 연 2회 각 각 2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회사 매출 증가율도 매년 3자리 숫자를 찍고 있다.

인도의 온라인 육류 시장에서 재구매율 비율은 80~90%로 상당히 높다. 인도 스타트업들은 불편함에서 기회를 찾고 그 기회를 비즈니스로 성공시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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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 한 마트에서 포장육이 판매되고 있다. 인도에서도 이러한 위생적 판매 환경 속에 이뤄지는 육류 판매량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Alliance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또 다른 육류 유통 스타트업 리시우스(Licious) 설립자 압헤이 한주라(Abhay Hanjura)는 최근 하버드(Harvard) 비즈니스 스쿨에서 자신들의 사례를 발표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인도에서 정육점은 신이 버린 직업으로 간주된다. 우린 신이 버린 일을 통해 성공을 하고 있는 인간이다”.

그는 처음 육류 유통을 시작할 때 부모님들을 비롯한 주위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지만 그럴수록 ‘이 비즈니스는 다른 사람들이 손쉽게 들어올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성공을 일찌감치 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더불어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분명한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안목을 가지려면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힌두 지도자이자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는 일찍이 소의 도살 금지를 요구하는 수많은 힌두교 신자들의 청원을 받아 들고, “인도는 힌두교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음식에 대한 금기를 다른 종교에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흔히 인도를 바라볼 때 분쟁과 다양한 사건사고만을 살피고 그 이면에서 만들어지는 기회를 제대로 발견해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 뉴스를 접할 때, ‘불편함은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본다면 인도를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생길 것이다.

권기철 국제전문 객원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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