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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뮤지컬 ‘영웅본색’ 박민성의 마크가 던지는 화두 “가족이란 그리고 형제란…”

[人더컬처] 뮤지컬 ‘영웅본색’ 박민성

입력 2020-01-07 07:00   수정 2020-01-08 17:48
신문게재 2020-01-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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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마크 역의 박민성(사진제공=에너제딕컴퍼니)

 

“마크에게 가족은 그 조직원들이 아닐까 생각해요. 함께 생활하고 밥을 먹고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 그게 가족이잖아요. 마크에게 그런 존재는 조직원들이라 생각해요. 더불어 마크에게 형제란 자호·자걸과 동의어 아닐까요?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홀로 외로웠던 마크가 자호를 만나 자걸이라는 동생도 생겼잖아요.” 


뮤지컬 ‘영웅본색’(英雄本色 3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의 핵심 메시지에 대해 “마지막에 마크가 던지는 ‘형제란, 가족이란 무엇인가’ 같다”는 마크 역의 박민성은 “마크에게 자호·자걸은 형제와 동의어인 동시에 소중한 가족 아니었을까 싶다”고 털어놓았다. 



◇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마크에게 형제란, 가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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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마크 역의 박민성(사진제공=에너제딕컴퍼니)
“개인 위주의 시대잖아요. 혼술, 혼밥이 유행하고 부모·형제들도 잘 안보고 살고…가족극은 아니지만 행복했던 형제가 애증관계가 되고 의형제들이 오해와 복수로 얽히고설키는가 하면 배신도 당하죠.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얘기잖아요.” 


이 시대에 공연되는 ‘영웅본색’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전한 박민성은 “레트로가 트렌드인 시대에 향수를 자극하고 복고 열풍에 발맞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웅본색’은 1980년대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를 열었던 오우삼 감독, 적룡·주윤발·장국영·이자웅 등 주연의 동명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암흑가의 전직보스 송자호(유준상·민우혁·임태경, 이하 관람배우·가다나 순)와 형제 같은 마크(박민성·최대철), 두 사람을 배신한 아성(김대종·박인배) 그리고 자호의 동생이자 형사인 송자걸(박영수·이장우·한지상)이 엮어가는 유혈낭자 느와르다.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신작으로 1000여장의 LED패널로 실제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무대 위에 구현된다. 화려한 홍콩 밤거리의 뒷골목, 바람에 휘날리는 버버리코트 자락, 잠자리 선글라스, 이로 잘근거리는 성냥개비, 위조지폐로 붙이는 담뱃불, 수백발의 총탄이 난사되는 총격신 등 영화 ‘영웅본색’에서 시작된 홍콩 느와르의 시그니처 장면들로 그득하다.

 

더불어 뮤지컬의 오프닝에 쓰인 ‘공동도과’(共同渡過), 고(故) 장국영이 직접 불렀던 ‘당년정’(當年情), ‘분향미래일자’(奔向未來日子), ‘사수류년’(似水流年), ‘전뢰유니’(全賴有) ‘지파부재우상’(只不再遇上), ‘무수요태다’(無需要太多) 등 유명 OST가 넘버로 변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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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송자호 역의 유준상(사진제공=빅피처프러덕션)

 

“뮤지컬 장르 자체가 함축적으로 요약을 하다 보니 장면으로 표현되진 않지만 마크와 자호는 생사고락을 같이 했을 거예요. 간단한 대사로 처리되는 12년 전 조직원으로서 처음 임무를 맡아서 갔던 인도네시아에서의 이야기처럼요. 마크의 말실수로 험악한 분위기가 되고 총을 들이밀며 목숨을 위협하는 상대 조직원들에 자호가 나서 위스키 한병을 다 마시고 오줌까지 직접 받아마셔야 했죠. 그 이후로도 이 사람(자호)은 나(마크)를 대신해 총도 몇 번 맞았을 거고 혼자서 나를 구하려고 적진에 뛰어들었을 거라는 서브텍스트를 만들었죠.”

 

이렇게 전한 박민성은 “마크한테 자호는 부모보다 더 끈끈한 존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어 배우이자 인간 박민성에게 ‘마크의 자호’ 같은 존재로 송자호 역의 유준상과 왕용범 연출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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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왼쪽부터 송자호 역의 민우혁과 마크 박민성(사진제공=빅피처프러덕션)

“준상이 형은 몇 안되는 뮤지컬계 조상님, 대선배님이시잖아요. 오래 시간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주고 계시죠. 왕용범 연출님은 진짜 (영화 ‘영웅본색’에서 송자호를 연기한 배우) 적룡을 닮은 것도 같아요.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정말 많은 도움과 영향을 주신 분이죠. 개인적으로는 스승님이고 삼촌이고 아버지고 큰 형님이세요. 연출가와 배우로서는 저에게서 뭔가를 끌어내야할 때는 혹독하게 채찍질을 하시다가도 당근을 주실 땐 또 확실하게 주시죠.”  

 

영화 ‘영웅본색’이라는 원작과 느와르의 시그니처가 되는 장면들 대부분을 연기한 배우 주윤발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주윤발이 했던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감히 네가?’라는 얘기는 듣지 말아야 겠다 였다”고 털어놓았다. 

 

“마크는 느와르의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 캐릭터예요. 불쌍하고 멋있고 짠하고 까불까불하죠. 그러면서도 과거 얘기를 하며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트라우마를 다시는 겪지 않으리라고 다짐할 때나 (조직 내) 동생들에게 ‘무자비한 세계’라는 얘기를 할 때는 카리스마가 넘쳐요.” 

 

그런 마크를 연기하기 위해 “제 안에 가진 것들,  필요한 것들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박민성은 왕용범 연출·이성준 음악감독 콤비작인 ‘벤허’의 메셀라, ‘프랑켄슈타인’의 앙리, ‘삼총사’의 아라미스, ‘잭더리퍼’ 앤더슨 등을 연기하며 유준상, 민우혁, 한지상 등과 호흡을 맞춰왔다.
 

“서로의 호흡을 잘 알아는 (유)준상이 형이나 (민)우혁이, (한)지상이는 물론 (임)태경이 형, (박)영수 등도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에요. 서로 뭔가를 얘기하지 않아도 호흡들이 맞아들어가는 ‘선수’들이죠. 러프하게 끊어서 연습을 한다고 하다가 런스루(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서 하는 연습)가 돼버릴 정도였으니까요.” 

 

 

◇놀이터 같은 작품 ‘영웅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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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마크 역의 박민성(사진제공=에너제딕컴퍼니)

 

“왕용범 연출님이 원래 캐릭터와 배우에 맞게 명확한 디렉션을 주시는 분으로 유명하세요. 그런데 이번에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정해진 약속 외에는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주셨어요. 그래선지 좀 더 빨리, 편하게 마크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주어진 자유로움으로 만들어낸 대사들도 있다. 박민성은 “대부분 대본대로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에는 나오는대로 막 뱉은 대사들도 있다”며 그 예로 자호를 찾아가 재기를 종용하는 장면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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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본색’ 마크 역의 박민성(사진제공=에너제딕컴퍼니)

“자호가 ‘과거는 지나갔어’라고 얘기했을 때 ‘나 아직 살아 있어. 나는 여기가 아직도 미친 듯이 뛰는데!’라는 (막 뱉았는데 채택된) 마크 대사가 그래요. 그런 것들이 절 자유롭게 마크에 몰입하게 하고 감정들을 표출하게 해주지 않나 싶어요.”


이어 “등장할 때마다 감정의 최고조를 표출해야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긴 하다”면서도 “‘영웅본색’으로 소소하게 형제와 가족에 대한 감정, 복고에 대한 향수에 젖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이지만 영화같아요. 영화기법을 차용하다보니 바가 내려오고 세트가 바뀌면서 순식간에 장면이 전환되거든요.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들 속에서 여러 캐릭터들이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다 보여주고 있죠. 특히 ‘전뢰유니’(뮤지컬 넘버명 Counting On You)에서는 엄청나요. 홍콩에서 공항검색대를 지나 대만으로 넘어가 그곳 주점에서 복수를 위한 총격전을 벌이는 등 노래 하나에서 영상부터 대도구, 소도구 등이 빠르게 전환되죠.” 

 

그리곤 “영화를 안보신 분들이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1막 마지막과 2막 시작이 데자뷰되면서 자호의 시점과 자걸의 시점이 바뀌다 보니 헷갈릴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극 흐름을 이해하시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에게 ‘영웅본색’은 놀이터같은 작품이에요. 인물을 연기한다기 보다 하고 싶은 대로 노래하고 말하고 나면 공연이 끝나 있거든요. 매번 놀러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오르죠. 저 뿐 아니라 ‘영웅본색’은 출연 배우들 모두가 인생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요. 모두의 인생캐릭터와 더불어 마지막에 마크가 던지는 ‘가족이란, 형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시게 될 거예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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