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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긴장 고조… 정부, 긴급회의 열고 대응책 강구

입력 2020-01-06 21:15   수정 2020-01-06 22:33
신문게재 2020-01-07 1면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유족을 조문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의 폭격으로 이라크에서 숨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유족을 이튿날 찾아가 조문했다.(연합)

 

정부가 6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국과 이란 간 갈등 고조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나섰다. 현재까지는 유가 이외에는 한국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對)이란 현안과 국내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비공개회의가 열렸다.

미국이 이란군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고 이란 정부가 이에 반발해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사실상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중동지역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도미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살해 공습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금융시장과 국제유가 등의 불안감이 급속히 퍼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중동발 리스크 고조로 전 거래일보다 21.39포인트(0.98%) 내린 2155.07로, 코스닥지수는 14.62포인트(2.18%) 하락한 655.31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달러당 1172.1원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오전 기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70달러 이상까지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가격 역시 64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란발 악재에 따른 국내 시장 동요, 국내 정유업체들의 이란산 원유수급 상황 점검, 향후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현지에 나가있는 기업들의 활동,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이어질 경우 국내 기업들이 사용 가능한 결제수단 등에 대한 폭 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국민과 기업 안전 확보가 정부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정세 악화가 교역 투자·원유가격 등 한국 경제와 국민·기업 보호 등에 미치는 영향을 두루 분석했다.

정부는 관계부처간 유기적 협조 하에 최악 상황에 대비한 전방위적 대응책을 지속해서 논의·강구하면서 부처별 대응 매뉴얼 공유·점검, 관련 부처와 중동 공관 간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한국 경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유가 외에 한국에 미칠 요인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자칫 불안해질 수 있는 국내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태가 점점 악화돼 이란이 미국과 긴장이 커질 때마다 위협 카드로 꺼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어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유사시 비상계획 등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석유·가스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안정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석유·가스 수급 차질 발생 시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통해 수급 안정에 필요한 추가 물량을 조속히 확보하고 상황에 따라 필요 시 2억 배럴 수준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비상 대응조치도 검토한다.

현재 중동지역 건설현장에서의 국민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범부처·업체 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재외국민 보호 매뉴얼에 따라 신속 대응하기로 했다. 또 호르무즈해협 인근 한국 선박에 대한 안전 강화를 위해 선박 위치 수신 주기를 6시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단축하는 등 선박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성전화를 통해 매일 한 차례 안전 확인을 하기로 했다. 이어 정부는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중심으로 합동점검반을 확대 편성해 금융·외환시장뿐 아니라 수출, 유가, 해외건설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7일 김용범 기재부 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관련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8일 제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 관련 상황을 안건으로 상정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수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는 안보 상황과 함께 현지 교민 안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요청 등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고 후속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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