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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사용후핵연료, 월성만 ‘숨통’...고준위방폐물 재검토위는 ‘파행’

임시저장소 곧 포화, 영구저장시설 건설은 난항

입력 2020-01-13 07:00   수정 2020-01-13 09:28
신문게재 2020-01-13 16면

월성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추가건설 심의<YONHAP NO-2145>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제113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지난해 연말 월성 1호기의 영구정지를 의결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지난 10일 113회 회의에서는 월성 원전 내에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에 대한 증설은 허가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안위 운영허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월성 원전 전체가 가동 정지에 처할 상황은 일단 면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졌다.

월성본부 내 맥스터 저장률이 지난해 9월 기준 93.1%로 오는 2021년 11월이면 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한수원은 2016년 4월에 월성 원전에 맥스터 증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원안위에 신청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맥스터 건설을 위해서는 최소 19개월이 걸리고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확정과 지방자치단체의 공작물 축조신고 통과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서다. 포화시점 적기에 준공을 마무리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 반대와 환경단체의 반대도 넘어야 한다.


◇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소, 월성은 ‘숨통’ 한빛은 2024년 ‘포화’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사용된 핵연료를 말한다. 원전은 핵연료를 원자로 속에서 핵분열을 일으켜 이때 나온 열을 이용해 전력을 사용한다. 경수로형 원전의 경우 핵연료를 약 3주기(4~5년) 정도 원자로 내에서 이용하게 되면 더 이상 충분한 열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전력생산을 위해서는 새로운 핵연료로 교체하고 연소된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빼내게 된다. 특히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원전의 경우 약 10개월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을 하고 나면 새로운 연료로 교체해야 한다. 통상 사용후핵연료는 발전소내 수조에 저장하고 수조 용량이 초과할 경우 다른 저장수조 또는 건식 저장시설(월성원전만 해당)로 운반해 저장할 수 있다. 맥스터는 이런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임시 보관하는 건식저장시설 가운데 하나다.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시설에서 최소 6년 간 냉각시킨 이후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맥스터
월성 원자력발전소 맥스터.(연합)

 

우리나라 각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의 포화문제는 월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빛 원전 2024년, 한울 원전 2026년, 고리 원전 2028년으로 포화시점이 얼마 안남았다. 이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이 임시방편으로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는 조밀랙저장대를 통해 간격을 줄이면서 포화시점을 늦췄기 때문이다. 당초 포화시점은 고리 2016년, 한빛 2019년, 한울 2021년까지로 기존 저장랙에서 조밀랙저장대로 변경하면서 포화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 국내는 연간 약 700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가 나온다.



◇‘탈원전’에 고준위방폐물 쏟아져 나오지만 영구저장시설은 없어

더 큰 문제는 원전 부지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모두 임시 저장소라는 점이다. 중간단계 저장시설과 영구적인 저장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노후 원전에 대한 폐로가 줄줄이 예정되면서 고준위방폐물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수립된 고준위방폐물 관리계획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대책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폐로가 결정된데 이어 2023년에는 고리 2호기, 2024년 고리 3호기, 2025년에는 고리 4호기와 한빛 1호기의 설계 수명이 끝이나 폐로가 예상된다.

원자로는 그 자체가 강력한 방사능 폐기물이다. 따라서 사용후핵연료와 함께 원전을 해체할 경우 나오는 막대한 고준위 폐기물도 처리해야 한다. 노후 원전폐로로 수 만 톤에 달하는 고준위방사선폐기물이 쏟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영구히 저장할 부지선정 등에 대한 로드맵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속절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 

 

월성원자력발전소
월성원자력발전소.(사진=한국수력원자력)

 


◇고준위방폐물 재검토준비단 분열에 답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은 2016년 7월에 수립됐다. 당시 2028년까지 중간저장·영구처분 시설에 대한 부지선정을 완료하고 2035년까지 중간저장 시설을 건설해 운영하면서 2053년까지는 영구처분시설을 건설·가동에 들어가는 구체적인 방폐물 안전 관리 방안을 제시한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 계획이 공론화 과정이 민주적이지 않고 미흡했다는 이유다. 이후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이 출범됐다.

이런 재검토위가 내부 갈등으로 시끄럽다. 재검토위 전문가 검토그룹 34명 가운데 3분의 1인 11명이 지난 10일 집단 탈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가 안고 있는 사회적 중량감과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겉핥기식 검토그룹 운영을 근거로 공론화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현재 공론화 추진 계획을 폐기하고, 부처와 산하기관별로 방만하게 운영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체계를 국가 차원의 관리위원회 설립해 정책의 신뢰도와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검토위는 이달 중으로 전문가검토그룹의 일정을 완료하고 이를 근거로 올해 안에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전국공론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원자력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에 따라 최근 월성 1호기 폐로를 확정 짓는 등 노후 원전 폐로에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고준위방사성폐기물에 대한 기본계획은 아직도 답보상태”라며 “재공론화를 거치면서 늦춰지는 시간만큼 고준위방폐물은 쌓여만 가고 있다.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찬핵, 탈핵의 문제가 아닌, 피해갈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지금 당장 시작해도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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