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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소비재처럼 공식 끼워맞춘 음악… 사재기 논란으로 번져

입력 2020-01-13 09:28   수정 2020-01-13 11:45

그것이 알고싶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한장면(사진제공=SBS)

 

‘음원사재기’ 논란이 연초 가요계를 집어 삼켰습니다. 지난해 가수 박경의 트위터가 불씨를 지핀 사재기 논란은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로 쓰나미로 발전한 형국입니다.

방송에서 언급된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장덕철 등의 소속사들은 일제히 방송내용에 거세게 반발했죠. 특히 바이브의 소속사 메이저나인은 지난 7일 강남구 논현동 사옥에서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3시간 가량의 설명회를 개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죠. 바이브의 윤민수도 8일 오후 개최된 ‘2020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 후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는 것에 대해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0109) 우디 _지구는 멸망하지 않아_ 티저 영상 캡처
가수 우디 (사진제공=인디안레이블)

하지만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가수들이 회사의 주요자료까지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누리꾼들은 차가운 시선을 거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죠. 


음원사재기 의혹이 제시된 가수들의 공통점은 ‘바이럴 마케팅’ 활용 가수라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우리들의 소름끼치는 XXX’ 같은 페이지에서 일반 누리꾼이 자신이 평소 듣는 음원을 소개하듯 알려졌다는 게 특징이죠.

 

이는 음원사재기 의혹이 제시된 가수들만 활용하는 마케팅 방법은 아닙니다. 사재기 문제를 공론화한 가수 박경을 비롯, 인기 아이돌 가수 대다수가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왜 특정가수의 곡만 인기를 얻고, 이들 중 일부는 사재기 의혹을 받을까요? 메이저 나인 측은 “IT회사와 합병한 뒤 회사의 특성이 바뀌었다”며 “철저한 타깃 분석을 통해 곡을 만들고 마케팅 전략을 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특히 ‘그것이 알고싶다’나 일부 가수들이 “음원브로커가 노래 제목과 가사도 바꾸라고 했다”는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브로커가 아니라 마케터이며 주타깃인 젊은 세대의 기호에 맞춰 154초안에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전주를 없애는 것이다. 노래를 검색엔진에 최적화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재기로 차트 성적이 올라갔다면 왜 굳이 노래제목과 가사를 바꾸는가. 그냥 음원을 사재기하면 된다”고 항변했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있는 지적이죠. 

 

음악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마케터들의 조언은 최근 상업음악의 흐름이라고 합니다. 마치 과거 ‘후크송’이 유행하듯이 말이죠. 한 음악관계자는“마케터들은 20대 젊은이가 술 한잔한 뒤 울적한 기분에 음악에 동조할 수 있게 만들라고 요구하곤 하지만 대다수 역량있는 작곡가들은 이런 흐름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돌 가수의 음악은 상대적으로 전주가 길고 술이나 전화 같은 가사가 없을까요? 아이돌 가수가 소속된 여러 대형기획사 관계자들에게 물으니 “10대가 주타깃인 아이돌 가수의 특성상 가사에 술이 들어가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또한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은 보는 음악 위주이기 때문에 대체로 전주가 웅장한 편”이라고 합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바이럴 마케팅 음원’은 마치 일반 소비재처럼 주타깃을 철저히 공략한 잘 만들어진 상업음악이라는 공식도 가능하죠. 그럼에도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은 있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이렇게 철저하게 타깃을 공략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가수의 팬덤이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입니다.

 

메이저나인에 따르면 1위를 하기 위해서는 멜론 기준 일간 이용자가 90만명 가량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걸그룹 일간 이용자는 60만~70만명, 보이그룹은 20만~30만명 수준이죠. 메이저나인 소속 가수 우디는 90만명이 공감해 그의 음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팬덤이 형성되지 못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 음원’이 사재기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옹호댓글보다 비난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방증입니다. 

 

메이저나인이 주요청취층으로 삼은 18~24세 남성은 온라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세대입니다. 이들이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메이저나인 측은 “이세대가 갈등을 싫어하고 포털사이트 뉴스를 멀리하는 것 같다”가 말을 흐렸습니다. 또 “악성댓글을 수없이 양산하는 악플러들을 중심으로 비난 댓글을 양산하기 때문”이라고 했죠. 궁색한 답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궁금증은 음악관계자들을 취재하며 풀렸습니다. 한 음악관계자는 “폴킴이나 잔나비 등도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했다고 하지만 예전부터 인디신에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해오며 주목받았던 이들과 트렌드에 끼워 맞춘 음악으로 잠시 반짝 1위를 차지한 이들을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마케팅을 활용해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와 트렌드를 쫓아간 이의 음악의 본질이 같을 수는 없다는 의미죠.

최근 바이럴 음원 논란이 이어지면서 가수 보아가 한 방송에서 한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당시 보아는 “음악의 본질이 중요한데 마케팅의 승리인 것 같다. (요즘 인기있는 음원을 들으면) 내가 대중이 아닌 것같다”고 말했죠. 사재기가 아니었다고 한들, 1위를 한 음악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이들은 생각보다 적었던 모양입니다. 결국 1등보다 중요한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인데 말이죠.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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