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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칼럼] 경제를 살리려면 자본유출을 막아야 한다

입력 2020-01-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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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운(단국대 명예교수, 경제학)
2017년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한국경제는 계속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2017년 이후 세계 평균을 밑돈 한국경제 성장률은 2019년에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리라고 한다. 저성장은 일자리나 소득을 증가시킬 수 없다. 2017년에 처음으로 3만 달러대에 오른 1인당 국민소득은 2018년에 3만3434달러를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2018년보다 낮아지리라고 한다. 환율 외에 저성장이 문제다.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9년에 2.7%에서 2020년에 2.5%로 낮아지리라고 한다. 잠재성장률이란 노동, 자본, 기술 등을 투입하여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이룩할 수 있는 최고 실질성장률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의 실질성장률은 해마다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노동시장 규제, 기업 규제, 투자 부진 등이 저성장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자본 유출 가속화로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한국은 200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외직접투자 유출이 유입을 초과해 오고 있다. 국내 통계를 보자. ‘외국인직접투자’(주: 이는 산자부가 사용하는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 용어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주: 이는 수출입은행이 사용하는 ‘한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용어임) 비율이 2006년에 1.07이었는데 2019년(1∼3분기)에는 3.30으로 증가했다. 2019년 1∼3분기만 해도 유출이 유입을 309.6억 달러나 초과했다. 자본 유출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직접투자 유출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UN 통계를 보자. UN 통계도 한국이 2006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외직접투자 유출’(주: 이는 UN이 사용하는 해외직접투자 유출(FDI outflow) 용어임)이 ‘해외직접투자 유입’(주: 이는 UN이 사용하는 해외직접투자 유입(FDI inflow) 용어임)을 초과해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추세는 해외직접투자 저량(stocks, 貯量)에 반영된다. 순유입저량(純流入貯量; 유입 저량 마이너스 유출 저량)은 2010년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마이너스를 기록해 오고 있다. 이는 곧 국내로 유입되어 쌓이는 해외직접투자가 해
신화숙 기자 hsshin087@viva100.com마다 감소해 간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입 저량은 2009년까지는 유출 저량을 초과했지만 2010년부터는 반대로 유출 저량이 유입 저량을 초과해 오고 있다. 이는 곧 해외직접투자와 관련하여 한국은 해마다 유출되는 액수의 저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한국에 유입되어 쌓인 해외직접투자 저량이 제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일랜드는 토지가 척박한 나라다. 1850년경에는 감자 흉작으로 대기근이 발생하여 100만여 명이 굶어죽고, 100만여 명이 해외로 이민을 떠난 나라다. 아일랜드는 해외자본을 유치하여 18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을 1만 달러대에서 5만 달러대로 끌어올렸다. 크기가 서울의 1.1배 정도인 싱가포르는 리콴유의 말대로 자원이라고는 사실상 아무 것도 없는 나라였다. 싱가포르 국민은 초기에는 대부분 중국과 인도에서 하역(荷役)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그러한 싱가포르가 리콴유의 통치하에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예측을 앞서 2030년경에는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앞설 것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해외자본이 성장의 동력임을 입증하는 사례들이다.

한국은 왜 아일랜드, 싱가포르, 중국과는 달리 해외직접투자 순유입이 2006년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해 오고 있는가? 여기에서는 두 가지 내용만 언급한다. 하나는 노동시장 규제, 다른 하나는 세계의 추세를 역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법인세율 인상.

캐나다의 프레이저 인스티튜트는 2019년 9월 12일에 162개국의 ‘2019년 세계의 경제자유(Economic Freedom of the World)’를 발표했다. ‘경제자유’는 시장경제 활성화 수준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다. 이 ‘경제자유’에 ‘노동시장 규제’ 항목이 들어 있는데, 한국은 2017년에 ‘노동시장 규제가 약하기’로 162개국 가운데 144위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은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162개국 가운데 19위다. 노동시장 규제가 심하기로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이란, 세네갈, 터키 등. 베네수엘라가 꼴찌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조천국이 되어버린 한국! 도요타, 폭스바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걸핏하면 임금 인상 파업을 벌이는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 민노총이 문 대통령의 상투머리에 앉아 있어도 문 대통령은 말 한 마디 없다. 표 얻기 위해 진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규제가 162개국 가운데 19위로 심한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통령 취임 후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노무현 정부 때 25%인 법인세율을 이명박 정부가 22%로 인하한 것을 적폐청산 차원에서 25%로 올려버린 것이다.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선진국 가운데서 가장 낮은 12.5%! 싱가포르 법인세율은 17%! 중국은 성(省)에 따라 해외기업에 법인세율 15%를 적용하고 있다. 세계는 법인세율 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2003∼2019년간 글로벌 평균 법인세율은 29.4%에서 24.0%로 5.5% 포인트나 낮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2017년에 법인세율을 올린 나라는 세계 170여 개국 가운데 사실상 한국뿐이었다. 이 결과 2019년에 25.0%인 한국의 법인세율은 아시아 평균 21.09%보다 훨씬 높고 글로벌 평균 23.79%보다 상당히 높다. 이 같은 여건에서는, 국내자본은 해외로 나갈 뿐이고 해외자본은 국내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문재인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인하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에 취임하자마자 연방 법인세율 40%를 21%로 낮췄다. 이 결과 외국으로 나갔던 미국 기업들이 줄지어 국내로 돌아오고, 외국 기업들 또한 줄지어 미국으로 들어와 미국의 실업률은 지금 3.0%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이 부럽지 않은가?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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