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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10주년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고영빈 “내 삶의 톰 같은 순간들! 행복해졌을 거고…”

입력 2020-01-18 15:00   수정 2020-01-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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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총 12번 중 이제 한번 남았어요. 자꾸 뭔가 불길해요. 지금 생각만 해도 울 것 같은 느낌이어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2월 28일까지 백암아트홀) 중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고영빈·김다현·조성윤·강필석·송원근, 이하 관람배우·시즌합류·가나다 순)를 연기 중인 고영빈은 마지막 공연을 앞운 심정을 “불길하다”고 표현했다.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어려서부터 친구였던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와 ‘헌책과 새책’이라는 작은 시골마을 책방 주인 앨빈 켈비(이석준·정동화·이창용·정원영)의 성장극이다. 2010년 초연된 작품으로 고영빈은 2011년 재연부터 토마스로 합류해 꾸준히 함께 하며 10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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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마지막 공연은…이번 시즌을 하면서 딱 한번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터진 날이 있어요. 공연에 스톱이 걸릴 정도로 눈물이 터져서…이건 아니잖아요. 저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집에 우환이 있는 것처럼.”



◇내 안의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여전히 좋다!

 

“10주년이라니까 기분이 오묘했어요. ‘스토리’는 특히나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 중 하나거든요. 끝없이 행복했던 순간도 많지만 그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도 ‘스토리’ 안에 있는 것 같아요.”

18일 19시 이번 시즌의 고정 파트너 이석준과의 마지막 공연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눈물이 날 것 같다”는 고영빈은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배우로서의 욕심이 채워지지 않거나 관객과의 교감이 100% 안이뤄졌을 때 유독 속상하고 힘든 작품이 ‘스토리’죠. 그래서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은데 늘 그렇게 돼요. 늘 아쉽고 속상하거나 너무 행복하거나 극과 극을 달리는 공연이어서 ‘애증’이죠. 그래서 잠깐 놨었는데 10주년이라고 해서, 돌아와야 한다고 해서 하니까…여전히 좋네요.”

그리곤 “10주년은 저도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며 “자부심도 생기고 뿌듯하고 그렇다”며 웃었다. 고영빈은 처음 합류한 재연 이후 2018년에서 2019년까지 공연된 네 번째 시즌만을 제외하고는 토마스로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와 함께 했다.

 

“이런 작품을 어느 한순간에는 싫다고 생각한 제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해져요. 그래서 관객분들이 더 위대해 보이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어요. 그 ‘10주년’은. 이번 시즌이 더 마음을 비우고 와서 그런지 더 좋은 것 같아요.”
 

동시에 여러 작품을 잘 하지 않는 고영빈은 최근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와 연극 ‘엘리펀트송’(2월 1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 공연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2월 개막을 앞둔 10주년 뮤지컬 ‘마마돈크라이’(2월 28~5월 1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습에도 돌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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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특히 ‘스토리’를 하고 있어서 부담이 좀 돼야하는데…그 어떤 것보다도 ‘스토리’는 겹치기를 하면 안되는 사람이에요. 저는. 정서적으로 편안하지 않으면 다 끌고 가기 힘들 날이 올 수도 있는 작품이어서…그럼에도 이번엔 기본적으로 되게 기뻤나 봐요.” 


12월 중순부터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와 ‘엘리펀트송’ 공연 스케줄로 꽉 차더니 1월 1일부터는 공연이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움직임도, 대사도, 노래도 많잖아요. 그래서 ‘스토리’는 정서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관리를 좀 많이 해야하는 작품이에요. 흐트러지면 절대 안되는 작품이죠. 게다가 알러지성 비염도 심해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목이 붓고 꽉 막혀버려요.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아예 없어요. 공연하러 가는 게 너무 재밌고 아까운 지경이죠. ‘오늘 하고 나면 몇회 안남네’ 싶고…기대감이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내 믿보배 이석준, 톰 그 자체 신춘수 대표, 고마운 후배 정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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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같은 페어라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나면 또 달라요. 사람은 변하잖아요 배우 감성도 변하고 그때 그때 다가오는 감정도 다르고…‘스토리’는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연기하는 당시 배우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곤 “그래서 공연이 좋아요, 재밌어요”를 연달아 되뇌었다. 10주년에 12회차를 참여하면서 이석준과의 고정페어를 제안한 이도 고영빈이었다. 고영빈은 “10주년이어서 밀도 있게 가고 싶기도 했다”며 이석준에 대해 “믿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사실 (이)석준 형이랑은 한살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제가 늘 의지를 많이 해요. 저도 그렇지만 형이 또 되게 동생처럼 대해주거든요. 15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래요.”

이어 “최근엔 후배들과 더 자주 무대에 서다 보니 편안함 보다는 긴장감이 돌 때가 더 많은 것 같다”며 “형이어선지 석준 배우랑 할 때는 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석준 형이랑 공연을 하면서 우리 둘이 무대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자유로웠어요. 그 어떤 껄끄러움도 없이 공연이 진행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 ‘엘리펀트송’도 같이 하고 있지만 같은 역할이라 같은 무대에 서는 작품은 ‘스토리’가 거의 유일해요. 오랜만이어서 더 편한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곤 “신춘수 대표님하고 (정)동화 배우가 ‘제 마지막 공연날 인사를 못할 것 같다’면서 보고 간 세미막공(마지막 공연 전 회차, 15일)이 특히 그랬다”며 “이제 ‘스토리’를 할 때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관객을 만족시켜야 한다’거나 ‘기대감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들을 어느 순간 내려놨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공연사진_이석준, 고영빈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앨빈 역의 이석준(왼쪽)과 토마스 고영빈(사진제공=오디컴퍼니)

 

“동화 배우는 바쁜 친구인데 보러 왔더라고요. 너무 고맙죠. 마지막에 커튼이 다시 닫히고 앨빈을 생각하면서 ‘제 친구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가 크게 다가왔나 봐요. 진심으로 너무 좋았다고 얘기해 줬어요.”

그리고 신춘수 대표에 대해서는 “한 시간 반을 할 수는 있는 거야, 노래는 할 수 있는 거야…석준 배우랑 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첫 리허설 때 정말 우왕좌왕했었다”고 웃었다.

“그 때는 걱정의 눈빛이셨는데 15일 공연을 보시고는 크게 말씀은 안하시는데 좋으셨던 것 같아요. ‘스토리’는 대표님이 거의 본인 얘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연출을 하시면서도 같이 연기를 하시죠. 조만간 토마스를 하지 않으실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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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4년여의 슬럼프, 삶의 톰 같은 순간들

 

“톰 같은 순간들이 저에게도 너무 많아요. 특히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제 삶이 되게 복잡했어요. 너무 토마스처럼. 일도 손에 안잡히고 연기도 안되고….”

그리곤 처음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대본을 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고영빈은 “미국에 있을 때 처음 ‘스토리’ 대본을 받았다”며 “당시 역시 과도기였다. 7, 8년 정도 너무 열심히 무대를 하다가 무기력해졌던 때”라고 회상했다.

“저는 톰이 그냥 너무 이해가 됐어요. 정서적인 부분들이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 안에 있는 건 200% 토마스예요. 성격이 그러질 못해서 단지 바깥으로 표현을 못하고 안으로 삭일 뿐이죠. 밖으로 표현하고 좀 더 자신감이 있는, 토마스처럼 ‘오지마’ 소리를 할 수 있는 성격이었다면 토마스랑 똑같을 거예요.”

그리곤 “그런데 결국 안좋은 게 상대가 ‘얘가 좀 불편하구나’를 느끼게 한다”며 “톰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이 늘 제 인생에 있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은 대사를 하면서도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오지마’ 훨씬 전부터요. 그 미안함은 ‘톰 소여의 모험’을 받았을 때 너무 행복한 나(톰)를 보면서 시작돼요. 갑자기 제3자가 되서 이렇게 행복했었는데, 지금 쟤(앨빈)한테 이러는 게 너무 미안하다…그때부터 울컥울컥 쌓이죠. 그래서 저도 모르게 ‘펑’ 눈물이 터질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들 그렇지 않을까요?”


◇“너 왜 그랬니, 앨빈?” 그리고 “제 친구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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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매순간이 와닿아요. 이번엔. 미안해, 내가 좀 심했네, 그러지 말걸, 내가 너한테 왜 그랬을까, 넌 나한테 양보하지 못했을까…과거 발자취들이 다 쌓이다보니 마지막에 터지는 거예요. 사실 바로 전 시즌에는 몰랐거든요.”

그리곤 이번 시즌의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에 대해 “추억의 앨범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며 “한순간 한순간이 앨범을 보면서 우는 사람같다. 마치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면서 오랜만에 앨범을 펼쳐든 사람처럼”이라고 말을 보탰다.

“앨범을 보다가 ‘그땐 그랬지’ 하다가 갑자기 그 사람이 보고 싶어질 때도, 눈물 터질 때도 있잖아요. 요즘의 ‘스토리’가 저에게 딱 그래요. 톰이 삶의 이유이고 존재이유인 앨빈 같은 존재가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앨빈을 너무 크게 생각하나봐요. 분명 제 주변에 앨빈 같은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모든 부분의 앨빈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 각각의 앨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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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이어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고 일적인 부분에서 용기를 북돋워주는 앨빈이 있다”며 “하지만 ‘스토리’의 앨빈처럼 모든 걸 다하는 앨빈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어쩌면 토마스의 죄책감이 만들어낸 모습일지도 모를 앨빈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대사 “너 도대체 왜 그래?”와 “너 왜 그랬니, 앨빈?”에 대한 의미를 짚기도 했다.


“제가 연기하는 토마스가 생각하는 앨빈은 나를 괴롭히는 대상, 나를 다그치고 힘들게 하는 존재 혹은 악마로 착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원망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너 도대체 왜그래?’는 진짜 생각을 오래 했어요. 단순하더라고요. 고등학교 올라가서도 이러면 안되는데, 이제는 더 이상 제(톰)가 어떻게 해줄 수도 없는데…너무 속상한 거예요.”

그 속상함은 “왜 내가 이렇게 행동하게 만들고 다그쳐!” “왜 평범하질 않고 사람들 앞에서는 이상한 아이여야 해” “나는 최선을 다해서 네 옆에 있어줬어” 등 원망으로 생각의 가지를 쳐가기도 한다.

 

고영빈은 “심지어 마지막에는 신경을 막 건드리는 악마, 마귀 같은 존재로 다가올 때가 있다”며 “그래서 ‘왜 내가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고 생각해’라는 앨빈에게 던지는 ‘너 왜 그랬니, 앨빈?’도 저는 원망”이라고 털어놓았다.

“저(톰)는 (앨빈이) 뛰어내렸을 거라고 믿고 있거든요. 한두번 보여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극에서는 ‘날아오르고 싶다’는 앨빈을 딱 한번 보여주지만 늘 그랬을 것 같거든요. 어려서부터. 그 어린 나이에 다리에 오른 앨빈을 보며 ‘위험해, 내려와’를 반복하다가 (극 중 장면으로 등장하는)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본 걸 거예요. 그러다 떨어진 거니까…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내가 그렇게까지 잘못했니? 왜 그랬니? 그런 원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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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고영빈(사진=썸스튜디오 서정준 기자)

그렇게 토마스는 자신을 삶의 전부이자 존재 이유로 여겼던 친구의 부재를 인정하며 성장하고 “제 친구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라는 마지막 말로 앨빈의 송덕문과 더불어 오롯한 스스로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저는 영혼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어요. 마지막에 톰이 앨빈을 따라가도 상관없고 살아 있어도 상관없는 것 같아요. 톰의 영혼은 행복해졌을 거고 늘 앨빈과 함께 할 거거든요. 그래서 행복했을 거예요. 톰은 분명.”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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