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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국내 식품·유통사업 기틀 닦은 거인… 말년에 두 아들 경영권 분쟁으로 곤욕

입력 2020-01-19 18:00   수정 2020-01-19 19:25
신문게재 2020-0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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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사진=연합)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은 전날인 18일부터 건강 상태가 악화돼 아산병원 일반병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겼다.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탈수 증상으로 보름가량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지난해 12월 18일 영양 공급 관련 치료 목적으로 다시 입원했지만 끝내 작고했다. 

19일 작고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해방후 한국 식품·유통 산업의 기틀을 닦은 한국 유통업계의 거인이다. 



2차 세계대전 잿더미 위에서 껌을 팔기 시작한 지 70년 만에 한국 재계 5위, 매출 83조원의 롯데그룹을 키워냈다. 신 명예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일궜던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은 이미 오래 전에 고인이 됐지만, 그는 ‘창업 1세대 경영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생존해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말년에는 두 아들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지켜보며 정신감정까지 받은 비운의 아버지이기도 했다.

1921년 경남 울산 삼남면(三南面) 둔기리(芚其里) 한 농가에서 부친 신진수, 모친 김필순씨의 5남 5녀 가운데 맏이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끝에 1946년 3월 와세다고등공업 이공학부를 졸업한 후 비누제품을 팔아 모은 돈으로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그는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한국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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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은 1989년 7월 12일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 (연합)

 

사업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지만 신 명예회장은 후계구도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말년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2015년 7월 15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돼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원톱’ 자리에 오르자 같은 달 27일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을 앞세워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의지건 아니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쿠데타에 동참한 신 명예회장은 결국 이 사건으로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이어진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고, 결국 2016년 8월 한정후견인이 지정됐다. 법원이 그의 정신건강 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법적 능력을 제한한 것이다.

2017년 8월에는 롯데알미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롯데그룹 내에서 모든 공식 직책을 내려놓고 사실상 이름뿐인 회장이 됐다. 그리고 끝내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영면에 들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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