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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보스턴심포니 마에스트로 안드리스 넬손스 “유럽과 미국 전통이 만난 139년 보스톤 스파크”

입력 2020-01-27 14:00   수정 2020-01-28 13:06
신문게재 2020-01-28 11면

안드레아 넬손스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드디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니!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클래식 공연 현장 분위기는 매우 활기차다고 들었어요. 수년 간 한국의 훌륭한 뮤지션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뛰어난 실력에 감탄하곤 했었죠. 그 실력이 그들의 고향 문화에 대한 증거라고 확신합니다!”

무려 139년만이다. 1960년 한 차례 내한 공연이 계획됐지만 4.19 의거 발발로 무산됐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Boston Symphony Orchestra, 이하 BSO)가 1881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그들을 이끄는 마에스트로 안드리스 넬손스(Andris Nelsons)는 한국 공연(2월 6,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2014년부터 BOS를 이끌고 있는 안드리스 넬손스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Gewandhausorchester Leipzig, Leipzig Gewandhaus Orchestra)의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 음악을 총괄하는 직책)이기도 하다. 1978년 리가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라트비아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트럼펫 주자로 음악을 시작한 안드리스 넬손스는 이후 지휘자로 전향했으며 라트비아 국립 오페라(2003~2007)와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2008~2015)의 음악감독, 독일 헤르포르트 북서독일 필하모닉 수석 지휘자(2006~2009)로 명성을 구축했다.



2020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지휘자로 초청됐는가 하면 무지크페라인 홀에서 열리는 베토벤 탄생 250년 기념 베토벤 교향곡 사이클 정기연주회도 계획돼 있다. 수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젊은 지휘자로 차기 베를린 필하모닉 음악감독 유력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과 미국 전통이 만난 139년 보스톤 스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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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은 트럼펫 연주자로 음악 경력을 시작했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이번 투어로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나고 한국 문화를 며칠이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저와 BSO 모든 단원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어요. 지난 139년 동안 보스턴 음악의 역사를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도 큽니다.”

그는 “음악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용어지만 각 오케스트라는 저마다의 핵심 DNA를 가지고 있다”며 “풍부하고 유연하며 투명한 소리”를 BSO의 매력으로 꼽았다.

“지휘와 서로에게 반응하는 능력, 강렬한 도전정신도 놀랍지만 사실 BSO 전통의 핵심은 특별한 사운드를 발전시킨 방법입니다. BSO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유럽의 전통, 특히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유럽과 미국의 전통이 만나 BSO만의 독특한 스파크를 만들어내죠.”

그리곤 “저는 항상 그들의 능력에 대해 완전한 신뢰와 자신감을 갖고 포디움(지휘단)에 올라선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와 BSO는 음악적 가족이에요. 음악적으로, 개인적으로도 매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이 관계는 놀라운 일들을 성취하게 하고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게 하는 BSO의 핵심 저력입니다. ‘쇼스타코비치 프로젝트’가 그 고무적인 관계의 산물이죠. BSO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i Shostakovich)의 천재적인 음악에 숨겨진 음악적·역사적 의미를 완전히 받아들였거든요.”

그가 “음악계의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정받고 감격했다”고 언급한 ‘쇼스타코비치 프로젝트’는 BSO가 도이치 그라모폰과 독점으로 진행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 레코딩을 일컫는다. 2019년 2월까지 쇼스타코비치 사이클의 네 번째 음반을 발매했고 앞선 세 개의 앨범으로 네 개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 프로젝트를 연주하는 것도 좋아해요. 다른 인기 관현악 레퍼토리에 비교하면 그다지 자주 연주하지 않는 음악임에도 단원들이 정말 헌신적인 열정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저는 모든 스타일, 다양한 시기의 음악을 완벽하게 해석하는 단원들의 능력에 경외심을 느낍니다. 미국과 프랑스 레퍼토리를 연구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서 정말 많이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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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그들의 접근법과 해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그의 전언처럼 BSO는 미국의 오케스트라지만 유럽의 소리를 연주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안드리스 넬손스는 “국가와 대륙 간 문화적 차이와 지리적 거리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접근과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며 “그 영향들이 두 나라에서 진행하는 제 공연들을 굉장히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전혀 다른 장소는 음악적이나 역사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음악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언어와 목표를 가지고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죠. 더불어 미국과 유럽 사이에는 역사적이거나 음악적인 연결고리도 많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가들이 대륙을 가로질러 서로 협력하고 소통할 때 발산되는 시너지죠.”

그리곤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두 지역, 보스턴과 라이프치히를 예로 들었다. 그는 “(헝가리 출신의 독일 지휘자) 아르투르 니키슈(Arthur Nikisch)는 BSO의 음악감독이었고 이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카펠마이스터였다. 라이프치히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게반트하우스에서 활동하다 BSO 단원이 된 음악가도 있다”며 “보스턴과 라이프치히처럼 전혀 다른 장소가 어떻게 관계되고 시너지를 내는지 볼 수 있는 예는 굉장히 많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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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년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위)과 협연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사진제공=빈체로)
“각 오케스트라의 개성이나 그들만의 소리를 비교하고 확인하자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둘 간에 친밀감을 형성시키고 각 오케스트라의 전통을 존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싶어요.”


◇바르토크, 모차르트, 베토벤, 라벨, 드보르자크

“단원들의 실력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협연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가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죠.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투어에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예핌 브론프만(Yefim Bronfman)과 함께 합니다.”

예핌 브론프만과의 협연에 대해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안드리스 넬손스는 이틀 간의 공연에서 연주될 곡들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2월 6일에는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Sz. 116 BB. 123’(Bartok Concerto for Orchestra Sz. 116 BB. 123),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 K. 491’(Mozart Piano Concerto No. 24, K. 491),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Ravel Daphnis et Chloe Suite No. 2)을 선보인다.

“피아노 협주곡 24번은 모차르트가 가장 활발하게 작곡했던 1782년에서 1788년 사이에 발표된 피아노 협주곡 16곡 중 하나입니다. 이 곡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모차르트가 관악 편성에 당시 동원 가능했던 모든 악기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BSO의 관악 파트 연주자들이 이 곡에서 아름답게 연주할 멜로디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어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과 ‘라벨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2번’에 대해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곡들이자 BSO의 대표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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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케스트라 작곡가이자 관현악법에 정통했던 라벨은 연인 다프니스와 클로에의 이야기를 가장 화려한 음악으로 악보에 담았어요. 오리지널인 발레 버전 ‘다프니스와 클로에’는 피에르 몽퇴(Pierre Monteux)의 지휘로 초연됐죠. 몽퇴는 이후 BSO의 상임 지휘자가 되면서 여러 프랑스 출신 음악가들을 고용하고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등 오늘에 이르기까지 BSO에 많은 자산을 남겨준 인물입니다.”

 

더불어 ‘바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에 대해서는 “작곡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고향인 헝가리를 떠나 망명 중이던 시기에 세르게이 쿠세비츠키(Sergey Koussevitzky)의 강한 신뢰에 힘입어 탄생된 곡”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바르토크는 건강 문제와 더불어 미국 관객들로부터 그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여러 모로 무기력했던 시기였어요. 그런 그의 사기를 북돋우는 역할을 한 곳이 쿠세비츠키 재단이죠. 바르토크는 특유의 창의성과 정밀함을 발휘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적인 작품을 완성시켰어요. 특히 이 작품은 1944년 쿠세비츠키의 지휘 아래 BSO가 초연으로 선보인 곡으로 자랑스러운 ‘저희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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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다음날인 2월 7일에는 ‘바버 메디아의 명상과 복수의 춤, Op. 23a’(Barber Medea‘s Meditation and Dance of Vengeance, Op. 23a),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Op. 58’(Beethoven Piano Concerto No. 4, Op. 58),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Op. 95, B. 178’(Dvorak 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 Op. 95, B. 178)을 연주한다.

“베토벤이 남긴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은 연주자들과 청중들 모두에게 사랑받는 곡이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이 작곡된 후 20년 뒤에 발표됐어요. 1808년 빈 역사상 가장 긴 연주 시간으로 기록된 역사적인 공연에서 교향곡 5, 6번과 함께 초연됐죠. 이 협주곡은 곡의 시작부터 피아노가 솔로로 연주하는 등 구성과 접근법이 파격적입니다. 베토벤이 협주곡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죠. 2악장은 오르페우스가 야수들을 길들이기 위해 연주하는 수금(또는 리라, lyre)으로 표현하고 싶고 피날레는 곡 전체를 황홀하게 마무리하죠.”

이어 미국 작곡가 사무엘 바버의 ‘메디아의 명상과 복수의 춤’에 대해 “발레 ‘마음의 동굴’(Cave of the Heart, 1946)의 일부로 (20세기 가장 유명한 현대무용가)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이 주인공 메디아를 연기했다”고 소개했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교향곡은 그가 미국에서 살던 시기의 느낌과 그 곳에서 받았던 인상을 잘 표현한 곡이에요. 느린 악장 도입부는 교향곡 역사상 가장 유명한 멜로디죠. 이 도입부의 잉글리시 호른 멜로디는 BSO의 자랑스러운 단원인 로버트 시나(Robert Sheena)가 연주하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나의 스승 마리스 얀손스 그리고 좋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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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Marco Borggreve(사진제공=빈체로)

“마리스는 제가 어렸을 때 오로지 지휘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그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영향받았죠.”

안드리스 넬손스는 지난해 11월 30일 타계한 세계적인 거장 마에스트로 마리스 얀손스(Mariss Jansons)의 유일한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제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멘토”라고 스승에 대한 그리움과 애도를 전했다.

“좋은 연주는 세계 공용어인 음악으로 영혼을 감동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과 소통이 된다면 제대로 하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좋은 음악, 좋은 연주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한 안드리스 넬손스는 “지휘자로서 해야 하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기술적인 것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원하는 음악적 표현을 잘 이끌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모든 은유와 분위기를 묘사하며 음악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겁니다. BSO 단원들이 이 판타지에 공감하도록 하는 게 제 몫이죠. 딱딱한 설명보다 ‘장미향처럼 연주해주세요’라고 했을 때 음악이 더 좋게 들릴 만큼 효과가 있거든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마법이죠. 그 바탕에는 저와 연주자들 간의 굳건한 믿음이 있어요. 그 마법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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