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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합계출산율 0%대 끝없는 추락…억지출산 위한 '돈 처방'보다 중장기 혁신책 시급

입력 2020-02-27 07:00   수정 2020-03-17 14:11

출생아 수 43개월 연속 최소<YONHAP NO-2426>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0.8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최악의 출산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이제까지 이명박-박근혜-문재인 3개 정부가 185조 원 이상의 국고를 대거 투입했음에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년 연속 0명대’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85명까지 떨어져, 이대로 가다간 가장 기초적인 성장동력인 인구의 절대 수마저 감소 시기가 앞당겨지고 성장 둔화가 더욱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돈’으로 출산을 유인하는 정책에 한계가 드러난 만큼, 만혼(晩婚) 혹은 비혼(非婚)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 대처하고 최근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과감히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헛 돈만 쓴 정부… 합계출산율 역주행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92명까지 떨어졌다. 2018년 0.98명에 이어 2년 연속 0명대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악의 성적표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85명까지 추락했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1.02명으로 간신히 1명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2분기 0.92명, 3분기 0.89명, 4분기 0.85명으로 속절없이 떨어졌다.

일단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었다. 작년 30만 3100명으로 간신히 30만 명대에 턱걸이했지만, 2018년의 32만 6800명에 비해 7.3%(2만 3700명)나 격감했다. 출생아 감소 속도는 세계 최고다. 1970년대 100만 명대에서 2002년에 40만 명대, 2017년에는 30만 명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역대 정부는 2006년부터 1∼3차에 걸쳐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작년까지 무려 185조 원을 저출산 해소에 투입했다. 2006∼2010년 1차 기본계획 때 약 20조원, 2011∼2015년 2차 기본계획 때 약 61조원을 사용했고 2016∼2020년에 추진 중인 3차 기본계획에는 작년까지 무려 104조 원 가량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이 기간 중 합계출산율은 1.13명(2006년)에서 0.21명이나 더 줄어들었다.

현 정부 들어 젊은 층의 출산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작년만 해도 ‘2040세대 안정적인 삶의 기반 조성’에 15조 원 가까이를 투입하고 ‘돌봄체계 구축’에 12조 1000억 원, 출산·양육비 지원에 3조 7000억 원 등을 투입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언제나 나타날 지, 과연 나타나기는 할 것인지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 전문가들 “‘억지 출산’은 불가능 … 선진국 벤치마킹해 단기·중장기 계획 짜야”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눈에 보이는 출산율 숫자만 끌어내리려 ‘억지 결혼’을 장려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출산의 동인(動因)이 더욱 위축되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출산율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부터 시작되는 ‘4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는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들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젊은 층의 이른바 ‘출산파업’까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50세 전후로 결혼 안한 인구비중을 뜻하는 ‘생애미혼율’이 2000년 남자 1.6%, 여자 1.3%에서 2015년에 10.9%와 5.0%로 급증했다”면서 우려감을 나타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이 수치는 2025년에 20.7%, 12.3%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인구감소 문제를 풀고자 했던 나라들이 제안했던 인구감소 해결방안 가운데 ▲경제사회적 출산환경 개선을 통한 출산 장려 ▲ 성장 여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이민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트랜드 연구가인 김용섭은 “유럽에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동거’”라고 강조한다. 동거 중에 태어난 아이도 결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와 복지 등에서 똑같이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출생아 중 절반은 혼외아들이다. 그는 “OECD 국가 중 출산율 하위 국가와 혼외 출생자 비율 하위 국가는 놀랍게도 일치한다”면서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저출산 문제의 해법이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참고로 OECD 국가들의 평균 혼외출생자 비율은 40%를 넘어서는 반면 우리나라는 2%에도 채 못 미친다.

사회 인식의 전환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출산율 증대 성과에 있어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고 극장에 가도 뒤에서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동거 문제를 포함해 보다 혁신적인 사고의 패러다임 전환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백조원을 더 투입해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란 얘기다.

이원배·박명원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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