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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창업 신중해야 후회 않는다

입력 2020-03-04 07:30
신문게재 2020-03-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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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자영업 시장에서 개인 독립점포가 점점 도태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비중이 커지는 상황이 한 눈에 드러난다.



2014년 가맹점수는 19만4199개였다. 5년이 지난 2019년말에는 25만4040개로 늘어났다. 30%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업체수가 매년 100만개 가까이 폐업하는데다 내수침체가 심각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가맹점수는 2014년 이래 한해도 예외없이 1만개 이상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가맹본부와 브랜드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가맹본부수는 2014년 3482개에서 지난해 5175개로 48.6%, 브랜드수는 같은 기간 4288개에서 6353개로 48.1% 증가했다. 이는 자영업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중심축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내막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문제점 투성이다. 첫 번째 문제는 영세성이다. 가맹본부와 브랜드수가 양적으로 팽창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가맹본부의 경쟁력에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100개 이상 가맹점을 거느린 브랜드가 전체의 6.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맹점이 100개도 안되는 가맹본부가 무려 93.8%에 달한다는 것은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영세성을 오롯이 대변한다. 같은 맥락에서 전체 브랜드의 63%가 가맹점 10개 미만으로 나타났다. 말이 가맹본부이지, 규모가 큰 가맹점 수준에 불과한 가맹본부란 해석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가맹본부의 경영노하우 부족이다. 영세한 가맹본부는 일반적으로 직영점을 운영해본 경험도 전무하게 마련이다. 전체 브랜드 중 59%가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점포를 경영해본 경험도 없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경영을 지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때문에 폐업률이 높은 것은 당연지사다.

가장 대중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치킨과 커피점은 폐점률이 10%를 넘었다. 어떤 특정 브랜드의 가맹점이 연초에 100개 문을 열고 있다가 연말에는 90개만 살아남고 10개는 문을 닫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수치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 공정위는 1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가맹본부에 한해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가맹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료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자영업시장의 미래는 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점이다. 이에 걸맞게 가맹본부의 경영노하우와 사회적 책임은 한 단계 질적인 도약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퇴직한 5060세대들이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하는 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직영점 경영을 통해 성과를 입증한 가맹본부에 한해 가맹점 모집을 허용하는 정책은 필요하고도 시급한 일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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