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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봄의 전령'에 들썩이는 열도… 꽃을 탓하랴

[박용준의 닛폰기] 4월 일본의 재밌는 풍습과 축제

입력 2020-03-30 07:00   수정 2020-03-29 15:53
신문게재 2020-03-30 11면

antoyokomonogatari
곧 4월이 시작된다. 일본에서는 4월을 ‘우즈키(卯月/うづき)’라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는 음력(陰曆) 4월을 가리켜 우즈키라 불렀지만 현대에 와서는 양력 4월을 대신하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려진다. 우즈키라는 명칭은 ‘묘월(卯月)’이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 ‘토끼꽃이 피는 계절’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원래 ‘우노하나즈키(卯の花月/うのはなづき)’였지만 이를 줄여 우즈키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십이지 가운데 4번째가 토끼(卯)이기 때문에 ‘우즈키’라 불린다는 것과 농부가 논에 모(苗/나에)를 심는 달이기 때문에 ‘우즈키(種月/うづき)’라 불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에서 4월은 지난해의 묵은 때를 벗어던지고 새롭게 시작하는 달(月)이다. 이에 전국 모든 학교, 관공서, 회사 등에서는 4월에 입학식 또는 입사식 등이 열리고 본격적으로 분주해진다. 가구 수나 인구는 적지만 ‘우즈키(卯月/うづき)’라는 성(姓)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4월에는 일본에 어떤 볼거리, 먹거리 등이 있을까? 4월의 일본은 남쪽부터 점차 북쪽까지 올라가는 ‘하나미(花見/はなみ)’라 불리는 ‘꽃축제’ 또는 ‘꽃구경 축제’가 있다. 거의 대부분 만개한 벚꽃을 보고 즐기는 행사다.

매년 4월 8일 일본 전국에 있는 모든 절(寺/てら)에서 석가탄신일에 펼쳐지는 제례인 ‘관불회(灌불회/かんぶつえ)’인 ‘하나마츠리(花まつり/はなまつり)’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하나마츠리(花まつり/はなまつり)’는 절(寺/てら)의 제례(祭례/さいれい)와 지역 축제가 합쳐져 펼쳐지기 때문에 이 날 만큼은 일본 어디를 가든 불교 의식과 지역 풍습 및 관습이 어우러진 축제를 볼 수 있다.

はなみ4
◆하나미

‘하나미(花見/はなみ)’라는 한자의 뜻은 ‘꽃을 보다’ 즉 ‘꽃구경’이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하나미는 주로 3월 하순 남쪽지방에서 시작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며 5월 상순까지 만개하는 벚꽃(벚の花/さくらのはな)을 감상하며, 봄이 온 것을 축하하는 일본 고유의 풍습을 일컫는다.

꽃은 벚꽃이 주를 이루지만 매화꽃(梅の花/うめの花はな)이나 복숭아꽃(桃の花/もものはな)이 만개 했을 때 행해지기도 하며, 만개한 꽃나무 아래에서 연회를 벌이며 축제를 즐기는 것이 전통이다.

하나미는 서기 710년부터 784년의 70여년간 이어진 나라(奈良)시대의 일본 귀족들이 즐기던 행사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당시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전해진 매화꽃이 필 때 꽃구경을 했지만 이후 헤이안(平安)시대에 들어 중국으로부터 벚나무(さくら)가 전해지면서 하나미가 벚꽃(さくらのはな)이 필 때 시작했다고 전한다.

또 ‘만요우슈우(万葉集/まんようしゅう)’라 불리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엽집(万葉集/まんようしゅう)’에는 벚꽃을 읊은 노래가 43수, 매화꽃을 읊은 노래가 110수 적혀있고, ‘매화꽃 잔치(宴會/えんかい)’처럼 매화꽃을 감상하며 노래를 부르는 ‘가회(歌회/かかい)’도 열렸다고 한다.

하지만 10세기 초 일본 전통 시가(詩歌) 문학작품집인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こきんわかしゅう)’에서는 만엽집 내용과 달리 벚꽃을 읊은 노래가 70수, 매화꽃을 읊은 노래가 18수로 벚꽃을 읊은 노래가 매화꽃을 읊은 노래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후 하나미에서 ‘하나(花)’는 벚꽃의 별칭으로 사용되고, 여성의 미모가 벚꽃에 비유된 것도 이 무렵부터라고 전해진다.

일본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와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85)에 편찬된 일본후기(日本後紀)인 ‘니혼고키(日本後紀/にほんごき)’에도 ‘사가천황(嵯峨天皇/さがてんのう)’이 812年3月28日(弘仁 3年2月12日)에 왕실 내 있던 연못인 신센엔(神泉苑/しんせんえん)에서 꽃 축제인 ‘하나엔노세치(花宴の節/はなえんのせち)’를 개최했다고 기록됐다. 시기적으로 당시 꽃 축제의 주역은 벚꽃으로 추정돼 이것이 기록에 남는 현재 하나미의 주역인 벚꽃축제의 시발점이라고 여겨진다.

당시 벚꽃놀이는 귀족들 사이에서 빠르게 전파됐고, 이때부터 일본인들의 벚꽃사랑이 시작됐다고 해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이후 카마쿠라(鎌倉/かまくら)·무로마치(室町/むろまち) 시대에는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하나미 풍습이 무사계급으로 퍼졌으며, 에도(江戶/えど)시대에 들어서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하나미를 즐기게 됐다고 한다. 벚꽃 품종개량도 이때부터로 전해진다.

에도시대에 가장 유명한 하나미 명소는 도쿄(東京) 우에노(上野)의 시노부가오카(忍岡/しのぶがおか) 지역이다. 특히 텐카이다이소조우(天海大僧正/てんかいだいそうじょう/1536년∼1643년)에 의해 심어진 우에노은사공원(上野恩賜公園/うえのおんしこうえん)의 벚꽃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본 수도인 도쿄에서 유명한 하나미 장소는 어디일까? 도쿄 전체라 할 수 있지만 특히 유명한 곳을 이야기 한다면 3곳 정도로 줄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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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도리가후치 공원

치요다구(千代田區/ちよだく)에 있는 ‘치도리가후치(千鳥ヶ淵/ちどりがふち)공원(公園/こうえん)’은 황궁 서쪽의 지도리가후치(千鳥ヶ淵)와 영국대사관 사이에 위치했다. 도쿄에서도 매우 인기가 많은 벚꽃 명소다.

왕벚나무(ソメイヨシノ)와 산벚꽃(やヤマザクラ) 등 170여 그루의 벚꽃이 강을 따라 늘어서 있어 구(區)에서 경영하는 치도리가후치(千鳥ヶ淵) 보트장(ボ-トジャン)에서 보트(ボ-ト)를 타면 수상에서도 벚꽃을 즐길 수 있다. 퇴근길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지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퍼슨(ビジネス·パ-ソン/business person)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장소이다.



◆우에노은사공원

우에노역(上野역/うえのえき) 바로 옆에 있는 ‘우에노은사공원(上野恩賜公園/うえのおんしこうえん)’은, 에도시대부터 벚꽃(벚の花/さくらのはな)의 명소로 지역 주민에게 사랑받아 왔다. 공원에 있는 벚꽃은 괴승(怪僧/かいそう)이라고도 불리는 덴카이(天海/てんかい)가 나라(奈良/なら)의 요시노산(吉野山/よしのやま)에서 가져와 이식시켰다고 전해지는 역사 깊은 벚꽃이다.

매년 공원거리를 중심으로 약 800개의 벚꽃이 만발해 벚꽃놀이 산책(花見 散步/はなみ さんぽ)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빈다. 넓은 공원 안을 걷다가 지치면 레스토랑&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면 된다. 개방적인 테라스석도 있어 봄바람을 느끼며 여유롭게 쉴 수 있다.



◆메구로강

도쿄 도 내 트랜드 에리어(トレンドエリア)·나카메구로(中目黑/なかめぐろ)에서 하나미로 유명한 ‘메구로강(目黑川/めぐろがわ)’은 이케지리(池尻/いけじり) 대교(大橋/おおはし)~토큐(東急/とうきゅう) 메구로 선(目黑線/めぐろせん) 아래에 있는 거북등 다리(구の甲橋/かめのこうばし))까지, 약 4km의 강변 양 옆으로 약 800개의 왕벚나무가 피어 있다.

낮의 꽃놀이도 멋지지만 메구로 강이라면 ‘라이트 업(ライトアップ)’의 밤에 찾아간다면 ‘요자쿠라(夜앵/よざくら)’, 즉 색다른 느낌의 ‘밤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花まつり2
◆하나마츠리와 관불회

하나마츠리(花まつり/はなまつり)는 원래 ‘관불회(灌佛會/かんぶつえ)’, 불생회(佛生會/ぶっしょうえ), 강탄회(降誕會/こうたんえ) 등의 이름으로 불려온 불교 창시자인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불교(佛敎/ぶっきょう)행사를 지칭한다. 그런데 현재처럼 하나마츠리(花まつり/はなまつり)라고 불리게 된 것은 메이지(明治/めいじ) 시대 이후라 한다.

중국을 거쳐 불교가 전파된 북전불교 국가들은 부처가 인도 룸비니(현재 네팔연방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음력 4월 8일이 되면 각 절(寺/てら)마다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리는 성대한 행사를 진행한다. 일본 역시 중국을 거쳐 전파된 북전불교 국가다. 이 때문에 일본 내 각 절들도 석가모니 탄생을 기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메이지 시대에 들어 현재의 양력이라고 하는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도입한 이후 음력이 아닌 양력 4월 8일에 각 절마다 부처의 탄생을 기리는 하나마츠리를 진행한다. 또한 정토진종(淨土眞宗/じょうどしんしゅう) 승려(僧侶/そうりょ)였던 안도우레이간(安藤嶺丸/あんどうれいがん)이 양력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이기에 부처의 탄생을 기리는 4월 8일을 하나마츠리라 호칭을 정했다. 이후 일본 내에서는 모든 종파를 불문하고 이 날만 되면 관불회의 대명사로 사용하게 됐고, 모든 절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제례를 즐기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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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서는 4월이란 한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거나 산이나 들로 나가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다. 메이지 시대 이전부터 이 시기가 되면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는 음식과 다양한 유흥이 곁들여진 ‘행사(行事/ぎょうじ)’가 펼쳐진다.

조상신이나 농사를 관장하는 신인 산신을 받들기 위한 제례를 행할 때 꽃의 일종인 의대(依代/よりしろ)로 사용되는 것부터 꽃으로 신이나 조상을 모시는 관습이나 풍습인 ‘민간습속(民間習俗/みんかんしゅうぞく)’에 불교행사의 관불회가 합쳐져 꽃축제라는 불리는 하나마츠리가 됐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박용준 기자 sasori062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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