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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 없었다” 재일한국인 증언으로 역사왜곡하는 日

입력 2020-03-31 10:42
신문게재 2020-04-01 16면

군함도
다카시마 탄광에서 바라본 군함도 (서경덕 교수 제공=연합)


일본 정부가 군함도(端島)를 포함한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유산을 소개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도쿄에 설치해 당시 군함도에서 조선인이 차별받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날 열리는 정보센터 개관 기념식에서 2차 세계대전 중 군함도에서 생활한 주민들의 동영상이나 급여명세서 등을 소개하고, 한반도 출신이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하는 한국 측 주장과는 다른 실상을 전달한다고 보도했다.

정보센터는 도쿄도 신주쿠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되며, 군함도 등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반발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태평양전쟁 당시 군함도에 있었던 재일 한국인 2세인 스즈키 후미오(鈴木文雄) 씨가 생전에 말한 “주변 사람들에게 괴롭힘 당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비롯해 군함도 전 주민 36명의 증언이 동영상 형태로 순차적으로 소개된다.

또 군함도와 함께 세계유산에 등재된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나가사키(長崎)조선소에서 일한 대만인 징용 노동자의 월급봉투 등의 유품도 함께 전시돼 일본인 이외에도 임금이 지급됐음을 보여준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정보센터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산업유산 국민회의’의 가토 고코(加藤康子) 전무이사는 산케이의 취재에 대해 “일차 사료나 당시를 아는 증언을 중시했다”며 “조선인이 학대를 받았다는 증언은 듣지 못했다. 판단은 관람자의 해석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앞서 지난 2015년 군함도를 비롯한 강제노역 시설 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일자 일부 시설에서 한국인 등의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약속과 달리 한국인에 대한 강제노역을 인정하거나 희생자를 기리는 조치를 하지 않은데다 정보센터에서 당시 군함도의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역사왜곡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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