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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안정펀드 일주일…한계는?

시장 “한계기업·CP까지 돈 못 간다…코로나19 사태 길어지면 감당 못해”
당국, 채안펀드 소규모 인정…대기업·금융사에 “시장서 먼저 조달하라”

입력 2020-04-07 16:58
신문게재 2020-04-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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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된 지 일주일 됐다. 회사채시장이 다소 안정됐으나 규모가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된 지 1주일 됐다. 그동안 이 펀드는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사지 않았다. 조성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능하면 시장에서 직접 해결하라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채권시장이 얼어붙지 않도록 채안펀드가 꾸려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전날 신용등급 AA인 롯데푸드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 예측에 참여해 300억원어치 매수 주문했다. 채안펀드의 첫 회사채 매입이다. 롯데푸드는 700억원어치 찍으려 했으나 수요 예측 참여 금액이 1400억원에 이르자 1000억원어치 발행하기로 했다. 당초 1500억~2000억원 계획보다는 줄어든 액수다. 수요 예측 날짜도 3일에서 사흘 미뤘다.

롯데푸드가 이처럼 바꾼 이유는 최근 우량 회사채가 팔리지 않은 사례 때문이다. 신용등급 AA-인 포스파워가 지난달 17일 수요 예측에 미달했다. 채안펀드 1차 자금 요청(캐피털 콜)이 적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총 20조원 규모로 꾸려질 채안펀드는 일단 3조원 모았다.

금융당국은 급한 기업 위주로 채안펀드를 집행할 방침이다. 금융사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한국증권금융 통해 받는 한편 한국은행에서도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 사준대서다. 사정이 나은 대기업에도 눈총을 보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 아닌 대기업은 내부 유보금과 가용 자산을 최대한 쓰고, 1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다. 채안펀드 재원이 한정됐기에 급한 불부터 끌 수밖에 없다. 기업 부도를 먼저 막아야 한다. 기업어음(CP) 같은 단기 자금은 뒤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등급 채권을 사는 정책이다 보니 투기등급 자금 여력이 좋아지기 힘들다”며 “한계기업까지 돈줄이 닿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만 해도 CP 잔액이 몇 십조원씩 된다”며 “채안펀드 1차 기금 3조원으로는 CP까지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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