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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금융시장 위기… “CP·전단채 리스크 회사채시장으로 전이”

입력 2020-04-08 15:41
신문게재 2020-04-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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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자본시장연구원)

 

증권사발(發)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기자금 증권인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시장에서 경색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CP·전단채 시장에서 기업부도가 발생할 경우 회사채 시장으로 급속히 옮겨갈 수 있다.



전단채는 기업어음과 달리 거래 지역의 한계가 없다. 종이와 같은 실물이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으로, 액면금액이 1억 원 이상이어서 최소 액면금액이 10억 원인 기업어음보다 거래가 쉽다.

8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CP·전단채 시장 규모는 발행잔액 기준 지난달 31일 현재 246조원이다. 이중 CP 발행잔액이 188조원이며, 전단채의 발행잔액은 58조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CP·전단채 시장 발행 잔액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가격 측면에서 시장 유동성 축소가 뚜렷하게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한 뒤인 지난달 23일 이후 CP·전단채 수익률은 기준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CP·전단채 시장에서 신용위험 우려가 급격히 커진다는 방증이다.

7일 CP 91일물 금리는 연 2.18%로 전 거래일보다 1.0bp(1bp=0.01%포인트) 내렸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신용경색 해소 단계는 아니라고 경계했다.

앞서 CP금리는 지난 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CP 91일물 금리는 지난 2일 2.23%까지 올랐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무제한 유동성 대책 등으로 CP 금리가 13일 만에 하락했지만 신용경색 해소까지 미흡했다”며 “경제지표 악화를 반영하는 채권의 안전자산 위상은 회복 추세다. 그러나 가시적인 신용경색 완화의 확인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자금 마련을 위한 CP 발행은 계속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월 26일부터 1일까지 1주일간 국내 증권사들의 신규 CP 발행액은 2조8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CP 매입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하고 CP에 투자할 투자자를 찾기는 어렵다.

단기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도산하기 시작할 경우 회사채 시장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 이는 이전의 금융위기 시기에 이미 관찰된 바다.

황 연구위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 부도가 발생하기 전에 보통 CP·전단채 시장에서 먼저 부도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도로 인한 위기 상황은 회사채 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특별기구를 설립해 CP 매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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