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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초고령사회의 풍속도

[시니어 칼럼]

입력 2020-05-28 17:11
신문게재 2020-05-29 15면

강창동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65세 이상 노인이 총 인구의 20%를 넘는 나라는 보통 ‘초고령사회’라고 불린다. 한국은 2025년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통계청은 추산한다.



이웃 일본에서도 ‘2025년 문제’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인구 규모가 680만명에 이르는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 이후에는 중병을 앓는 사람들이 급증, 사회보장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난다는 것이다. 의료 및 요양 시설이 눈에 띄게 부족해지면서 간병이직(부모 간병을 위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것)이나 더블케어(육아와 부모 간병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와 같은 사회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일본 노인 인구가 약 4000만명으로 절정을 이루는 2042년에는 연금이 없거나, 턱없이 적은 연금을 받는 무의탁 고령자가 넘쳐나고 생활보호 수급자가 급증해 국가 재정이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급기야 2050년쯤 되면 국토의 20% 정도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으로 변하는 ‘지방소멸’이 현실화 한다는 게 가와이 마사시 산케이신문 논설위원의 예측이다. 그는 이를 ‘고요한 재난’이라고 부른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깊숙히 발을 디딘 일본사회는 ‘노인의 나라’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특이한 사회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연간 3만2000여명의 노인이 ‘고독사’로 죽어간다는 것도 일본만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고독사 보험’이다. 고독사 보험의 수혜자는 사망자가 아니라 독거노인에게 집을 빌려주는 임대인이다. 연고자가 없는 노인 임차인이 갑자기 고독사 하면 시신 처리와 장례, 유품처리 비용을 해결할 수 있는 보험이다.

빈 집을 관리해주는 ‘폐가 관리 서비스’도 비즈니스로 자리잡았다. 2014년 기준 일본에는 빈 집이 무려 860만 가구나 된다. 전체 가구의 14%에 달할 정도다. 대도시 도쿄만 해도 82만 가구가 빈 집으로 방치돼 있다는 얘기다. 빈 집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관청만으로는 한계를 드러내자 민간업체가 문제해결에 가세했다. 정기적으로 빈 집을 방문해 설비파손, 쓰레기 불법 투기 등을 점검해 고객에게 알려주는 관리 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주거침입을 감시하는 ‘홈 시큐리티’나 주택 환기와 집 청소, 마당 풀 관리 등을 해주는 ‘하우스 서포트’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도 취급한다.

고령자 가사대행 서비스도 성업 중이다. 보안경비회사 ‘세콤’이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세콤 마이 홈 콘세르주’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서비스 내용은 다양하다. 전등 교환, 무거운 짐 운반. 집안 청소, 휴대폰 사용법 가르치기, 쇼핑 도우미, 집 수리, 식사 배달, PC 수리, 세금 상담 등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고령 고객의 안부를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서비스 내용에 들어간다. 가사도우미를 넘어 ‘제2의 가족’ 역할을 하는 서비스인 셈이다. 노인 사망 후 반려동물을 돌봐줄 수 있는 ‘펫 신탁’이나 간병이 필요한 노인과 장거리 여행을 함께 하는 ‘트래블 헬퍼’ 서비스도 수요가 많은 인기상품으로 등장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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