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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딜 시동] 스마트폰 시장, ‘글로벌 공급망’ 대전환에 ‘가성비 전쟁’까지

입력 2020-05-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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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무역 질서가 크게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스마트폰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이미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고 위해 중저가폰 스마트폰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제조 공급망도 탈(脫)중국 가속화 등 ‘리쇼어링’(본국 이전)과 ‘니어쇼어링’(인접 국가로 이전)이 수면 위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스마트 팩토리’ 등 패러다임 전환 예고

다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 기존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공급망이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제품 개발과정은 국내에서 맡고 제품 조립은 베트남과 인도 등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노동집약도가 높은 국가를 택하고 있다. 비계열 부품 협력업체들도 이러한 특징에 따라 대부분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다. 마케팅은 세계 각 국가별로 통신사업자와 협력해 판매망을 갖추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생산공장이 긴급 폐쇄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속출하자 유연한 대처가 필요해졌다. 이는 노동집약도의 우수성도 중요하지만 세계 각지에 분산된 인프라를 적시에 아우를 수 있는 컨트롤 기능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비대면과 이커머스 경제는 기존 오프라인 판매망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대전환의 시발점이란 분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리쇼어링과 니어쇼어링 정책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는 이유다.

산업연구원의 ‘GVC 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부터 자국 기업의 세계화로 국내 좋은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리쇼어링 등 보호주의 정책이 대두됐다”며 “그러나 해외생산과 현지판매를 국내생산과 수출로 역전시킨 인위적 변화는 성공사례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자동차와 스마트폰, TV 등 기존 제조업에 새로운 생산 방식이 도입되면 국내 생산과 수출이 성공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유턴 정책은 국내 산업의 고도화 전략과 밀접히 연관해 추진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즉 로봇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결합한 스마트 팩토리와 같이 기존 공급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패러다임 대전환이 이뤄진다면 현재 정부당국이 추진하는 리쇼어링도 당위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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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시리즈 렌더링. 사진=폰아레나 홈페이지 갈무리

 

옛 모델까지 부활시킨 ‘가성비 전쟁’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은 전반적인 소득 감소로 가성비 트렌드가 급속히 확산됐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높은 성능 등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이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공급 중심이 아니라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소비자 중심의 ‘온디맨드’(on-demand) 전략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던 애플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에 나선 모습은 현 시장 상황을 간접 반영한다. 애플은 최근 4년 만에 내놓은 보급형 모델 아이폰SE 출시에 이어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12 시리즈도 가격을 내릴 것으로 점쳐진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5.4인치 아이폰12를 649달러(약 79만3000원), 6.1인치 아이폰12 맥스를 749달러에 선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전작 아이폰11과 비교할 때 같은 용량(128GB)에서 100달러가량 저렴하다.

그렇다고 사양이 전작보다 낮은 것은 아니다. 전 모델 OLED 디스플레이 장착에 아이폰 최초 5G 지원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4 바이오닉칩’을 탑재하는 등 여러 면에서 기능 개선이 이뤄진다.

제조사별 가성비 경쟁은 과거 인기 모델 부활까지 불러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9일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노트9 128GB 용량 모델을 재출시했다. 출고가는 출시 때보다 30만원가량 인하된 79만9700원이 책정됐다.

신모델이 5G가 아닌 LTE 모델로만 출시되기도 한다. 오는 29일 출시될 LG전자와 샤오미의 ‘Q61’과 ‘홍미노트9S’는 모두 LTE 모델이다. 5G 상용화가 1년이 넘었지만 소비자들의 5G 외면에 제조사들마다 5G 모델 출시를 늦추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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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개발 중으로 알려진 가로로 접히는 코드명 ‘윙’ 스마트폰.(사진=슬래시기어 홈페이지 갈무리)

 

고부가가치 위한 새로운 흐름, ‘폼팩터 혁신’

제조사들의 가성비 흐름 속에 ‘폼팩터 혁신’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에 이어 올 상반기 갤럭시Z플립을 선보였다. 하반기는 갤럭시폴드 후속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폴더블폰은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성숙기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코로나19 여파로 200만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매년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오는 2023년 368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달리 폴더블폰이 아닌 롤러블폰과 듀얼스크린 회전폰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제조사들의 폼팩터 혁신도 차별화 경쟁 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달 14일 IT전문매체 슬래시기어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메인 스크린을 가로로 눕힐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해당 스마트폰은 6.8인치 메인 화면과 4인치 보조 화면 등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됐다. 출시는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메인 화면을 눕히면 보조 화면이 나타나는 등 과거 피처폰 시절 DMB 시청에 특화된 가로보기를 재해석한 폼팩터다.

또한 옆으로 당기면 화면이 두 배로 커지고 화면을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폰도 내년 초 공개를 앞두고 있다는 진단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롤러블폰 관련 특허를 내고 승인을 받았다.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애플 역시 폴더블폰 시장의 흥행성 등을 면밀히 판단하면서 새로운 폼팩터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0의 부진은 제조사들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함께 스마트폰 스펙 평준화를 보여주면서 비슷한 방식으로는 고부가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팩터 혁신이 플래그십 대이동이 될지 좀 더 지켜봐야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제조사들의 실험적 도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블록체인 솔루션 접목과 AI(인공지능)의 실질적인 활용 등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탑재도 고부가가치 전략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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