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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시로 가는 길>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앞서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탈핵, 피크오일, 에너지자립마을 등 환경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어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환경개선이라는 지금까지 산업사회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의 사업인 것이다.

입력 2020-05-27 08:53   수정 2020-06-01 14:21

제주특별자치도가 2013년에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라는 에너지 자립과 탄소 제로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래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량 전망치 대비 54~60%까지 감축하며, 풍력발전,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보급 등을 통해 탄소제로를 목표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목표 37%에 비해 매우 높은 목표치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정, 상업, 수송, 산업, 폐기물 처리 등 전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가능한 일이다.

우선 대규모 해상풍력을 조성하여 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기자동차 보급,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탄소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공급 정책과 병행하여 에너지 절약, 에너지 효율 향상을 높이기 위해서 전체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전기를 생산하는 것 뿐만 아니라 햇빛을 이용하여 난방이나 조명에 이용하고, 단열과 자연바람을 이용하여 건물을 환기 등 모두 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으로 혁신시켜 나가야 한다.

에너지 절약기술만 제대로 도입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줄일 수 있고, 산림관리와 교통체계만 개선한다고 온실가스 발생량을 37%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여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그렇지만 지역에 존재하는 풍부한 산림, 햇빛, 물, 바람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돈은 지역 내에서 순환하게 된다. 이는 결국 지역 고용이 창출되어 지역에서 가치가 순환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그렇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한 전기를 사용할 경우 그 돈은 다른 산유국이나 연료를 수출한 국가로 유출된다. 때문에 국가 수지가 적자로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가급적 지역내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지역경제 발전이 이바지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환경을 보전하면 지속가능한 마을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경험했듯이 중앙 집중형 에너지 공급 방식은 소비자가 안전한 에너지를 선택할 권리를 빼앗기고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지역에서 재난을 겪어야 한다. 이에 반해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여 분산형으로 지역 에너지를 공급한다면 소비자가 원하는 신재생에너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그 영향은 주변 지역에 한정된다. 그래서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여 분산형 전기공급을 통하여 신재생에너지 전환시켜 나가는 일을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모든 에너지 정책을 중앙정부 주도로 이뤄졌기 때문에 지자체의 역할은 거의 무시돼 왔다. 그렇지만 이젠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시켜 나가야 하고 미세먼지로부터 지역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시켜 나가야 된다. 이는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이라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체제를 갖춰 나갈 때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2012년,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7개소 에너지 자립마을을 선정하고 베란다·옥상 미니태양광 패널 설치, 에너지 절약 컨설팅 등을 위해 마을당 최대 3년간 연간 3000만 원까지 지원하였다. 그 결과 미니태양광이 3만 가구에 보급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3년 차 에너지 자립마을은 평균 15%의 전기 소비량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고 에너지 자립마을은 2018년 현재 100개소로 확대되었다.

또한 2016년 에너지 자립마을의 평균 전기 소비량이 7.2% 절감됐고, 마을 연차가 높을수록 전기 절감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연구원가 발표한 ‘에너지자립마을에 대한 성과진단’ 보고서에서 참여 마을 중도하차 비율이 2014년 6.7%에서 2017년 23.8%까지 증가하였다. 그래서 서울시가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의 지속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 이유는 태양광 시설 설치 공간 부족, 마을 간 네트워크 부족, 신기술 도입 비용 부족, 실효성 낮은 에너지 교육 등을 꼽았다.

그런데 설문조사결과 정책 목표율 달성을 위해 시설중심의 양적 확대에만 집중한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운영에 대한 불만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계획이나 지역자원조사 미비 등의 문제와 함께 사실상 마을의 구성원이자 사업을 직접 이끌어 나가야 할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논의 없이 진행시킨 결과가 실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된 이후 2014년까지 3년간 에너지절약 문화 확산을 위한 절전소 운동, 에너지진단, 착한가게 캠페인, 에너지 학교 등을 추진했다. 그리고 에너지 자립마을 성대골을 성공사례로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성대골은 2014년에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지원 종료 이후에도 주민 스스로 마을문제를 해결, 지원받을 수 있는 공모사업에 직접 응모했다. 도시재생과 에너지 신산업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대도시형 에너지자립마을 선도모델을 만들어가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성대골은 에너지 자립마을 중 최초로 마을닷살림협동조합, 국사봉중 생태에너지전환 사회적 협동조합, 성대골 에너지협동조합 등 3개의 사회적 경제조직이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즉 지역에서 에너지전환과 자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협동조합을 창립하게 되었고 마을 주민들이 협력해 태양광 발전소 이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과 전력중개사업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를 개척해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매년 전기 사용률이 10%씩 감소하고 있으며, LED나 멀티탭, 에어컨 차광막과 같은 각종 에너지 절감기기를 판매하는 ‘에너지 슈퍼마켙’등의 사업을 통해 이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미 에너지 자립마을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경우 정부가 분산형 에너지 정책을 펼쳐 에너지 자립 사업이 주민주도로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중앙집중형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면서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여 생산설비만을 조성하고, 인력이나 지원 조직 같은 핵심 부문은 신경 쓰지 않은 한국 정부와는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자립마을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분명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시켜 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단계별 사업을 통해 주민참여의 의지와 책임성을 확인하고 이를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추진해 온 단기적 실적위주의 행정 관행으로는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은 분명한 한계성을 갖기 마련이다.

지난해 4월 3일 서울시는 도시형 에너지전환모델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2.0’을 발표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2.0’의 주요 골자는 에너지자립마을의 외연을 확장하는 ‘에너지공동체 확산 사업’과 지역의 경제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에너지자립과 경제적 자립을 도모하는 ‘에너지전환 선도 사업’이다. 특히 에너지자립마을 대표 롤모델로 꼽히는 성대골은 에너지자립운동 초기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교육에 집중해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마을 엄마들이 미래 아이들의 삶을 걱정하며 도서관에 모여 강의도 듣고 에너지자립마을 사업도 진행하면서 서서히 에너지전환마을로 꾸며갔다.

에너지전환을 가르치기 위해 성대골 마을학교에서는 엄마와 아이들, 마을주민들이 모두 선생님과 학생이 돼, 전문적인 에너지 관련 지식보다는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의 이용과 절약’을 체험으로 풀어냈다. 그 결과, 마을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게 되었다.

또 다른 에너지자립마을인 성미산마을에서는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탈핵, 피크오일, 에너지자립마을 등 5개 주제를 기반으로 연령별 교육콘텐츠를 제작해 에너지교육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 7세반 유아를 대상으로 눈높이에 맞는 내용을 제공하고, 방과 후 교실에서는 기후변화와 피크오일, 신재생에너지와 탈핵이란 주제를 가지고 체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함께 전환하기’ 모임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적정기술, 지속가능한 삶을 연구하는 ‘전환위크 워크숍’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이와 같이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앞서 기후변화, 신재생에너지, 탈핵, 피크오일, 에너지자립마을 등 환경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어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환경개선이라는 지금까지 산업사회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의 사업인 것이다. 이에 대한 의식전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적인 추진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환경교육을 전국적으로 실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종서 기자 jongseo24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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