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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新환율전쟁 서막…원·달러 영향은?

입력 2020-05-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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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달 간 원·달러 환율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 (자료=서울외국환거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또 다시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확산되면서 ‘환율전쟁’으로 까지 번질 태세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우리나라 증시와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8원 내린 달러당 1230.5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하락 폭을 줄여 1230원대 초중반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각국이 도입한 규제가 완화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단계적 봉쇄 완화에 들어갔으나 뚜렷한 재확산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고,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선포했던 긴급사태를 전부 해제했다. 수출업체를 중심으로 한 월말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대기 중인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28% 내린 7.1092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린 것은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른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이 내린 것은 지난 21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전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7.1293위안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7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 상승 여파로 지난 25일 원·달러 환율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1244.2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을 넘어선 건 3월 24일(1249.6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최근의 위안화 고공행진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 중국이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자, 미국이 ‘금융 허브’인 홍콩에 부여했던 비자와 관세 특혜 철폐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에 중국이 “미국의 내정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맞받은 직후 환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이 자국 화폐 평가절하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화는 중국과의 경제 연관성 때문에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여겨진다. 위안화 가치가 내리면 원화 가치도 같이 하락하는 경향이 크다. 이 때문에 미·중 환율 전쟁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KB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다른 국가 대비 신중한 통화 완화,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 경감 등이 위안화 약세 압력을 제한하는 가운데, 최근 재점화 중인 미중 갈등이 위안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미중 갈등과 위안화 약세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 원·달러 환율은 1220원 내외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며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증시의 추세를 결정 지을 변수는 코로나19 이슈, 이로 인한 글로벌 펀더멘털 방향성·모멘텀이다”며 “즉,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는 단기 변동성, 급등락을 야기할 만한 변수이지 글로벌 경제의 흐름·방향성과 금융시장의 추세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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