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人더컬처] 한소희 “‘부부의 세계’ 출연 뒤 인생이 달라졌죠”

입력 2020-05-31 08:00

HanSoHee0023
배우 한소희 (사진제공=9ato 엔터테인먼트)


“예전 같으면 불륜녀라고 욕먹었을 법한데 정작 식당에 가니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반찬서비스까지 받았어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상간녀 여다경 역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한소희(26)이야기다. 극 중 여다경은 드라마 시청자들의 속을 들었다 놓는 ‘발암’ 캐릭터지만 배우 한소희에 대한 호감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자신조차 “드라마 출연 뒤 인생이 바뀌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HanSoHee001
배우 한소희 (사진제공=9ato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촬영을 마친 뒤 친구들과 신사동 가로수길에 놀러갔는데 몰려드는 인파에 깜짝 놀랐어요. 그것도 젊은 층이 대부분이었고요. 10대 학생들까지 ‘부부의 세계’에서 봤다며 아는 척 하더라고요. ‘네가 어떻게 봤니’ 물으니 부모님 따라 봤다고...남녀노소 전 연령 구분 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실감했죠.”


극 중 한소희가 연기한 여다경은 지역 유지의 고명딸이다. 풍족한 집안 환경, 넘치는 부모의 사랑, 젊음과 아름다움을 두루 갖춘 금수저지만 딱 하나, 남자 보는 눈이 부족했다. 

 

중년의 유부남인 이태오(박해준)와 사랑에 빠진 뒤 그와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는다.

“아마 다경은 사랑하는 사람이 이태오인데 하필 유부남이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게 죄가 아니잖아’라는 이태오의 대사는 다경에게도 일종의 주술이 아니었을까요. 불륜이 아닌 순수한 사랑이라고 믿어야 관계가 더 단단해진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까마득한 선배인 지선우 역의 김희애와 팽팽한 신경전은 신인 한소희에게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는 부모 앞에서 자신을 조롱하는 지선우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종국에는 지선우에게 이태오와 동침을 캐묻기도 한다. 한소희는 드라마 16부 전체를 통틀어 이 두 장면이 가장 힘든 신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저만 신인이다 보니 제가 못하면 선배들에게 엄청 피해를 줄 것 같아 스트레스가 컸죠. 메이킹 영상을 보니 김희애 선배의 뒤통수를 때릴 때 얼굴에 핏기가 싹 사라졌더라고요.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모를 정도였죠. 지선우에게 이태오랑 잤냐고 물어보는 신은 다경이가 몰락하는 신이어서 감정 소모가 컸어요. 다행히 김희애 선배가 드라마 초반부터 몰입을 위해 저와 해준 선배와 거리를 두셔서 저 역시 밀집력있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HanSoHee
배우 한소희 (사진제공=9ato 엔터테인먼트)

 

한소희가 다른 선배연기자들의 이름에 무임승차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드라마 촬영을 위해 2주일동안 매일 닭가슴살 한팩만 먹고 로드자전거를 탔다. 아름다운 몸매를 부각시키기 위해 수분량도 줄였다. 신장 165Cm의 그는 베드신 촬영을 할 때는 몸무게를 45Kg까지 감량하는 근성을 보였다.

주위의 호평과 달리 울산의 부모님과 친할머니에게는 “그렇게 살지 말라”며 욕을 먹었다고 웃었다. 그는 “시청자들이 욕하는건 타격이 없는데 지인들은 왜 나한테 그렇게 욕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행히 설명숙, 이태오 등 욕받이 캐릭터가 많아서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고 미소지었다.  

 

HanSoHee002
배우 한소희 (사진제공=9ato 엔터테인먼트)

경남 울산 출신인 한소희는 울산예고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다. 20살에 무작정 서울에 올라왔지만 미술로 성공이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

 

한소희는 이 시기에 대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 꿈을 쫓아 서울에 왔는데 어느날 보니 돈을 쫓는 삶을 살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피팅 모델을 거쳐 제과 브랜드의 CF모델로 발탁될 때 까지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다. 지금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 연기자 전업을 제안 받은 뒤 배우 생활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서빙 아르바이트는 대충 일해도 정해진 날 월급이 입금되지만 배우는 연기를 못하면 돈 받는 게 창피한 직업이다. 내가 받는 출연료의 값어치를 하고 싶어 고군분투하다보니 어느 새 한 뼘 성장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의 세계’를 “배우 한소희의 시작인 작품”이라 정의했다. 그러면서 “후퇴하고 싶지 않다”고 야무지게 덧붙였다.

“배우로서 강점은 일단 부딪혀 본다는 점이죠. 돈이나 유명세보다 연기가 좋아서 시작한 만큼 기초가 튼튼한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