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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대출·금리하락에 은행업무 과부하…개인대출 상담 일시중단까지

입력 2020-05-31 16:54
신문게재 2020-06-01 1면

대출
(연합)

 

“이사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전세자금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아갔지만, 6월 둘째 주까지 개인대출 상담을 중단했다는 얘길 듣고 발걸음을 돌렸어요.”



지난달 28일 오후 IBK기업은행 한 지점을 들른 30대 김모 씨의 말이다.

이처럼 은행 대출업무 과부하로 개인대출 상담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대출 업무가 밀린데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면서 전세자금대출, 주택대출 등 대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상공인 자금 지원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행 대출 현장은 어느 곳보다 숨가쁘다.

소상공인 긴급대출은 2차 신청부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 등 6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접수를 받았지만, 지원대상과 대출조건이 유리한 기업은행으로 대출 신청이 쏠리고 있다. 소상공인 긴급대출 신용등급 범위는 기업은행이 1~6등급으로 가장 포괄적이다. 시중은행은 1~3등급만 해당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소상공인 2차 대출 보증서 발급까지 진행하고 있어 업무가 더 가중돼 병목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보증서 심사·발급, 대출을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하는 ‘초저금리 특별대출 간편보증 업무’를 실시하는 등 지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장실사 단계를 생략해 고객 제출 서류를 최대 10여 개에서 4개로 축소하기도 했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한 점도 업무 과중에 한 몫하고 있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인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하하면서 더 내려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권 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80%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이 5월 28일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대출 금리 1%대 시대가 열렸다. 오는 6월 15일 고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이번 기준금리가 반영되면 대출금리는 더 떨어지게 된다.

청년들의 주거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도입된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에도 신청자가 몰렸다.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청년 전·월세 대출 거래건수는 상품 출시 1년째인 5월 22일 기준 3만3505건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1조6500억원으로 건당 4900만원의 대출이 집행됐다. 1년 간 3만명 넘는 청년들이 평균 4900만원을 대출받은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하락 추세인데다 소상공인 긴급대출, 청년 전·월세 대출 등 정책지원으로 인해 대출 수요가 급증해 영업점 대출업무가 과중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소상공인 긴급대출과 관련해 현재 본점직원 영업점 파견을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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