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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인천공항 정규직화의 빛과 그림자

입력 2020-06-02 13:41   수정 2020-06-03 13:29
신문게재 2020-06-03 19면

권순철(사진)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지난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 인천공항노조 간부, 하청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 등이 참석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좋은 소식이 있다”고 운을 떼자 정일영 사장은 “올해 안에 1만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장에는 순식간에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인천공항은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그동안 비정규직의 대명사로 불리었다. 우리가 해외에 나갈 때 보는 보안검색요원, 시설유지 및 시스템관리원, 소방요원, 야생동물통제요원 등이 모두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다.



이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진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부는 2007년 7월에는 생명과 안전 분야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은 직접 고용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보안검색 요원들도 공항 이용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된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원이 된 당시 정 사장의 약속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 정규직화도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정규직 고용으로 편법을 택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정규직화 관련, 인천공항공사 노사 합의는 총 세 번 있었다. 2017년 12월 ‘보안검색분야 합의사항’에서는 ‘이 분야 용역노동자 전원을 공사 정규직으로 고용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2018년 합의 사항에는 비정규직 중 일부는 채용형태로 정규직화 하고, 나머지는 별도 회사 설립을 통해 정규직화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2월의 합의문에는 공사 정규직으로 241명만 고용하고 나머지 1만여명은 별도회사 설립을 통해 채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대분의 비정규직이 별도회사로 전환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비정규직이 자회사를 선택한 것으로 포장돼 있지만 이들의 선택이 사측의 끊임없는 설득의 산물이었다는 것이 후문이다.

공항공사는 직접고용이 어려운 이유로 항공보안법, 경비업법 등 관련 법안들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법적 문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법적 문제는 표면적인 것이고 이면에는 다른 문제가 있다고 꼬집고 있다.

우선 기존 공항공사 정규직들은 이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또 이들이 직접 고용되면 공사 내에 또 다른 노조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기존 노조도 복수 노조가 탄생하는 것에 대해 달가워할 리 없었다. 경영진도 1개의 노조도 협상 파트너로 상대하기 벅찬데 또 다른 노조와도 노사협상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렇게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는 이번 달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에서 약속했던 공공기관 정규직화 작업도 모두 끝난다.

하지만 가장 상징적인 인천공항 정규직화는 정부가 내세운 원칙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들은 정부가 가이드라인대로 직접고용할 것으로 믿었을 것이다. 정부의 국민에 대한 약속은 그 만큼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권순철 정치경제부장 ike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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