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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포스트코로나’에 대처하는 서울시향의 자세 #언택트 #고품질음악 #안전최우선 #집단지성 #위기매뉴얼

입력 2020-06-06 17:00   수정 2020-06-0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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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무관중 온라인 스트리링 ‘오스모 벤스케의 그랑 파르티타’에 앞서 리허설 중인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자 간 1.5미터 간격 유지와 마스크 착용 등 안전 수칙을 지키며 연주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학단)

 

“서울시향의 역할은 어떤 환경에서도 음악을 연주하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타협할 수 없는 건 음악의 질과 단원들의 안전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일상을 맞아 2020시즌 정기공연을 재구성해 진행 중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오스모 벤스케(Osmo Vanska, 이하 벤스케) 음악감독은 “음악의 질과 안전”을 강조했다.

5일 무관중 온라인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리허설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벤스케 감독은 “지난 2월 취임연주에서 200명 정도가 무대에 오르는 대편성 관현악곡인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Symphony no. 2, ‘Resurrection’)을 연주했는데 그 후로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시대에 맞춰 리프로그램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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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립교향학단 강은경 대표(왼쪽)와 예술감독 오스모 벤스케(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학단)

 

이어 “앞으로 공연되는 프로그램에서 최우선은 연주자의 안전이다. 따라서 거리두기로 인한 공간적 여건 때문에 많은 연주자가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기에 맞춰서 아주 좋은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벤스케 감독의 전언처럼 서울시향은 공식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를 통한 온라인 공연을 준비하며 연주자 간 1.5미터 간격두기와 마스크 착용 원칙을 세웠다. 더불어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한 특성을 가진 관악기 편성을 최소화해 선곡하는가 하면 대편성 교향곡 보다는 그간 접할 수 없었던 프로그램을 선사할 기회로 삼았다. 이에 대해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편성이 작아진다고 음악의 퀄리티가 나빠지는 건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는 실내악처럼 연주하고 정말 훌륭한 현악 4중주는 오케스트라처럼 연주해야 한다고 하잖아요. 관객 여러분들은 물론 저희 단원들도 새로운 레퍼토리를 연주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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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립교향학단 예술감독 오스모 벤스케(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학단)

◇하이든과 모차르트, 시벨리우스와 말러


“오늘은 하이든의 교향곡 제94번 ‘놀람’과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0번 B♭장조, K.361 ‘그랑 파르티타’를 연주했어요. 많은 연주자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잘 만들어진 곡이죠. 지난주에는 금관과 목관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스트라빈스키의 ‘관악기를 위한 교향곡’과 현악기만을 사용하는 본 윌리엄스의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연주했어요. 이들은 그간 자주 연주되지 않은 작품들이죠.”

이렇게 전한 벤스케 감독은 “2주 후에는 시벨리우스의 ‘펠레아스와 멜리상드 모음곡’과 연주자 11명 규모의 실내악으로 편곡된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할 것”이라며 “정규시즌에서는 들을 수 없었고 자주 연주되지 않던 곡들을 들을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리허설에서 선보인 하이든의 교향곡 제94번 ‘놀람’과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0번 B♭장조, K.361 ‘그랑 파르티타’ 무대에서 관악기들은 벽에 가까운 곳에 배치되기도 했다. 연주자별 간격은 1.5미터지만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한 관악기 연주자와 성악가 및 합창단은 더 넓은 간격을 확보한다는 조치에 따른 배치였다. 이에 ‘조화’가 중요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소리 구현을 위한 세심한 조치 역시 중요해졌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어디에 앉아 있든 좋은 소리를 내야합니다. 금관악기는 거의 벽에 붙은 상황이고 인원수를 줄인 현악 파트도 적응 중이죠. 최소 1.5미터 거리를 두다 보니 그만큼 커지는 공연장이 아니라면 인원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어요. 좋은 소리를 위해서는 때에 따라 크고 작게 콘트롤하면서 지휘를 하고 있죠.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 때문이라고만 볼 수는 없어요.”

이렇게 설명한 벤스케 감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다른 공연장에서 연주할 때마다 그 차이와 다름에 적응했어야 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특별한 상황이라기보다는 지휘자가 늘 하는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Classic Must Go On…집단지성으로 위기매뉴얼 구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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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오스모 벤스케는 자체제작한 ‘덕분에 챌린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휘에 나섰다(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학단)

 

“일단 무대는 나간다, 나갔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안전하고 보수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에도) 공연이 있었다는 것과 없었다는 것은 굉장히 달라요. 저희가 안좋은 상황을 만났을 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이렇게 강조하며 “코로나19 같은 위기가 언제든 올 수 있는 시대다. 매일 매일 예측할 수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기보다 꽉 끌어안고 풍덩 뛰어들어 위기매뉴얼을 구축 중”이라고 귀띔했다.

“포스트코로나란 새로워진 일상, 일과 휴식의 형태가 달라진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인 것 같아요. 언제 공연을 보러 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갈 것이냐, 최대한의 안전이 중요해진 시기죠. 그런 방법을 생각하면서 프로덕션, 재원조성, 계약관계 등이 변화를 맞았어요. 유연함과 회복탄력성의 가치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시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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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립교향학단 강은경 대표(사진제공=서울시립교향학단)

이어 “그 도구로 디지털이나 온라인 스트리밍은 말할 나위도 없다. 클래식이다 보니 빠르진 않았지만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런 지점들을 전반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온라인 스트리밍은 플랜B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온오프 무대 준비를 병행하면서 상시전환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연함을 가지고 디지털 전환, 새로운 일상에 필요한 안전조치 등을 마련하면서 무엇보다 우선해서 소통을 통한 집단지성을 모아 위기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고 나라에서 선도해 주셔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 전한 강은경 대표는 예술, 특히 공공예술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일각에서는 온라인 콘서트라고 해서 무료로만 하다보면 시장 생태계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일차적으로 지금은 국민들이 너무 힘든 시기”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공연시장의 생태계도 중요하지만) 너무 다급하기보다는 우리도, 관객들도 적응해가면서 멘탈과 건강을 회복해야할 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많은 제작비를 들여 고품질의 온라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적지 않은 제작비, 재원 조성을 위한 기부채널 등을 마련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죠. 저희 온라인 콘서트에 달린 댓글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예요. 저희 관객이 아니었던 분들까지 많은 사연들을 올려주고 계시죠. 작지만 음악의 힘, 예술의 힘을 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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