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카카오코인 ‘클레이’, 비트코인보다 뜨겁다… 거래소 상장 논란 현재진행형

입력 2020-06-15 07:20
신문게재 2020-06-15 12면

 

2020060301000203000008842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선보인 가상자산 ‘클레이(KLAY)’가 관련 시장을 달구고 있다. 이달 3일 출시 소식이 전해진 클립은 카카오톡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 월렛(지갑)으로 가상자산 입출금과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클립은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에 포함되면서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각 거래소들이 클레이 상장에 나서면서 거래 열기를 지폈다. 그러나 그라운드X는 거래소들이 사전 협의 없이 클레이를 상장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해당 거래소들은 클레이 정체성을 언급하는 등, 퍼블릭 블록체인 논란으로 확장되고 있다.

 

 

KakaoTalk_20200604_103654784

 


 

◇카카오톡이 쏘아 올린 클레이란



그라운드X는 클립 출시 이후 신규 가입자에게 클레이 50개를 주는 이벤트를 벌인 결과, 하루도 못돼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다. 단박에 사용자 10만을 넘어서 준비 물량이 동난 것이다. 관련 업계가 블록체인 활성화 조건으로 대중성 확보를 꼽고 있는 만큼 초기 흥행이 큰 의미를 지닌다.

클립 사용자들은 쉽고 편리한 사용에 카카오톡과 직접 연계된 점,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별도 아이디 없이도 클립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 카카오톡의 친숙한 사용자경험을 주면서 별다른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는 것. 3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신규 가입 회원이 16만명에 육박해 이달까지 20만명 이상은 무난할 전망이다.

당초 그라운드X는 지난해 클립을 공개하고 클레이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클레이가 소재로 등장하는 등 클레이 상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인되면서 클레이 상장은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 지닥, 데이빗, 코인원의 잇따른 클레이 상장은 그라운드X 입장에서 불편한 흐름이다. 그라운드X는 지닥과 코인원이 클레이를 상장하자 사전협의 없는 상장이라며 기존에 맺은 파트너십을 모두 종료하겠다는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그러나 해당 거래소들은 탈중앙화라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특징을 스스로 부인하는 처사라며 왜 허락을 받고 상장해야 하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2020060401000284700012581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가 클립 10만 회원 돌파를 인증하고 있다.(사진=한재선 대표 페이스북)

 



◇“논의 필요해”vs“퍼블릭 블록체인인데…”

지난 9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개최한 행사에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클레이가 퍼블릭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상장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규제가 엄격한 일본이었다면 거래소들이 이렇게 상장을 진행할 수 있었겠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거래소 상장은 금융상품의 시장 거래로 볼 수 있어 투자자 안전조치와 규제 등이 함께 갈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점검해야한다”면서 “절대적 답은 없지만 결국 규제 안에서 안정적으로 가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장을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였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어떤 기업도 블록체인이라는 원장으로 묶인 신뢰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며 “누군가 이 블록체인을 건드리는 게 싫다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설계를 했어야 하며, 퍼블릭 블록체인의 설계와 다르게 무언가 컨트롤하려는 시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클레이튼과 많은 협업 논의를 했고 이번 건도 수차례 통화와 대면 미팅을 통해 우리의 의사를 도의상 미리 전달했다”면서 “위법 부분이 없는 만큼 상장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며, 파트너임에도 이미 수차례 상장에 대한 일방적인 입장 번복에 내부적으로는 많은 데미지를 입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빗 운영사인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데이빗은 기존 장외거래를 중심으로 했을 때도 클레이를 거래하고 있었다”며 “클레이에 대한 시장의 큰 관심을 거래소가 외면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 국내 주요 거래소들도 클레이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억지로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슈 장기화 예고… 공조 필요해

현재 클레이를 상장한 거래소 3곳은 모두 클레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클레이를 상장한 지닥의 경우 개당 120원 안팎이었던 시세가 한때 500원까지 육박했다. 신규 가입자 수가 폭증해 평소보다 1000배 가까이 늘었다는 전언이다.

데이빗 역시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데이빗은 클레이를 일정 보유한 사용자들에게 7월 국내 상장 예정인 캐스피안(CSP)토큰을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해 후광 효과를 확실히 누리자는 전략적 움직임에 나섰다.

시중은행과 실명가상계좌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거래소 코인원의 클레이 상장은 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코인원도 클레이로 인한 접속자수 증가 등 여러 효과가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코인원이 클레이 상장을 단행한 만큼 업비트와 빗썸, 코빗 등 나머지 실명가상계좌 지원 거래소들도 움직이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아직까지 시행령과 같은 중요한 사안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라운드X 입장에선 규제 이슈와 엮이는 걸 극도로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며 “거래소들도 업계의 전반적 상황을 감안해 소통에 나섰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봐서 클레이에 대한 관심은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거래를 통한 차익실현 목적이 짙어 보인다”며 “21대 국회가 가상자산 시장에 어떠한 프레임을 가지고 갈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클레이 관련 이슈가 지속 부각되는 건 업계에 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조율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클립 내에서 관련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는 등 킬러 콘텐츠를 찾기 힘들다”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그라운드X가 클립 출시를 좀 더 늦추는 것이 좋았다고 본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