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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 “이제는 내 옷처럼! 장미같고 수국같은 엔젤과 함께”

입력 2020-06-27 17:00   수정 2020-06-27 16:40

뮤지컬 렌트 최재림
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사진=이철준 기자)

 

“11년만에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르니 오랫동안 잊고 있던 옷을 꺼내 입은 느낌이에요. 그때는 옷이 좀 튀었는데 이제는 내 옷 같이 편해요. 별로 연기를 안하는 것 같은, 너무 즐기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죠.”

뮤지컬 ‘렌트’(8월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의 콜린으로 분하고 있는 최재림은 11년만에 같은 역으로 무대에 오른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달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6연승 기록을 세운 ‘주윤발’ 위너 강승윤의 질주를 막아선 ‘방패’로 출연해 주목받기도 했던 최재림은 2009년 ‘렌트’ 콜린으로 데뷔해 ‘아이다’ ‘킹키부츠’ ‘시트 오브 엔젤’ ‘에어포트베이비’ ‘노르트담 드 파리’ ‘마틸다’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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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데뷔 당시 ‘렌트’의 최재림(왼쪽)(사진제공=신시컴퍼니)
그의 데뷔작인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La Boheme)을 변주해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조나단 라슨(Jonathan Larson) 작·작사·작곡으로 1996년 전세계 초연됐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이자 시한부로 삶의 끝자락에 선 로저(오종혁·장지후, 이하 관람배우 순), 미미(김수하·아이비), 마크(배두훈·정원영), 엔젤(김지휘·김호영), 콜린(최재림·유효진), 모린(전나영·민경아), 조앤(정다희), 베니(임정모) 등의 사랑과 꿈에 대한 이야기로 한국 초연 20주년을 맞았다.



“앤디 세뇨르 주니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이 합류하면서 원래 ‘렌트’가 가진 날 것 그대로를 재밌게 하고 있어요. 공간적으로도 많이 달라요. 데뷔한 한전아트센터는 무대가 진짜 커서 돌아다닐 공간도 많게 느껴졌었어요. 이번 ‘렌트’는 꽉 찬 느낌이죠. 운동장이라기 보다는 내 방 같은 느낌이랄까요. 공간 뿐 아니라 조명도 따스해서 인물들끼리 ‘꽁냥꽁냥’하고 있죠. ‘아웃 나이트’(Out Night)에서 미미가 머리를 풀 때 반짝이가 떨어지는 연출은 귀엽지 않나요?”

이전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이렇게 전한 최재림은 “앤디 연출님이 많은 소재, 역할에 대해 충분히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셨다”며 “특히 인물은 목표도, 감정도 같지만 한 방향으로 맞추기 보다는 배우가 표현하는 감정을 증폭하려는 작업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저는 콜린과 많이 닮아 있어요. 둥글둥글 사람 좋고 포용하면서도 아닌 건 아니라고 정확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그래요. 현실적이고 이성과 논리로 똘똘 뭉친 건 베니를 닮았죠. 친구들과의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집요함도 그래요. 감성보다는 이성이 앞서고 감정적으로 개입하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방관자 같은 마크의 모습도 닮은 듯하고…23세까지는 로저랑 비슷했어요. 즉흥적이고 화도 많고.”


◇25세의 넘치는 에너지, 36세의 내적 순간 담은, 최재림의 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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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사진=이철준 기자)

 

“다시 ‘렌트’를 한다면 로저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마크나 베니도 잘할 자신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 ‘렌트’는 여러 가지로 궁금했어요. 20주년 공연에서 데뷔했던 역할로 돌아간다면 뭐가 달라져 있을까, 어떻게 알을 깨고 나왔을까 등이요. 제가 가진 현재 능력치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콜린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렌트’는 최재림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2009년 스승인 박칼린 연출에 의해 콜린으로 데뷔한 최재림은 20주년 기념 공연에도 콜린으로 돌아왔다. 당시와 달라진 콜린에 대해 “무게가 실렸달까…어른이 된 만큼 느껴지는 감정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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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사진=이철준 기자)
“처음엔 리딩만으로도 음악 때문에 너무 신났고 에너지를 폭발시켰어요. 그런데 이번에 리딩을 할 때는 로저랑, 마크가 베니한테 잘못했네, 참 이 인물들 철없다는 생각이 한켠으론 들었어요. 로저, 마크, 미미, 콜린, 모린 등 왜 이렇게 다 철없고 이기적인지, 어떻게 이렇게 자기만 생각하나 싶었죠.”

최재림의 의문은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의 “살 날이 얼마 안 남아서, 내일이라도 죽을 수 있는데 이루고 싶은 게 있어서다. 그들에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 마음을 집중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는 답으로 해소됐다.

배우 최재림의 성장만큼 자랐고 묵직해진 콜린에 대해서는 “저 역시 콜린처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조화롭게 사는 사람”이라며 “콜린이라는 인물의 어른스러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대사와 음악이 저에게 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됐어요. 스물다섯의 콜린은 엔젤을 만나는 순간 사랑에 빠졌죠. ‘이런 사랑이 오다니’라는 감탄이었다면 지금 저의 콜린은 엔젤에게 매력과 호감을 느끼고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지만 경계를 쉽게 풀지 않으려 노력해요. 엔젤과의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콜린에겐 큰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이어 최재림은 “앤디 연출과 얘기를 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삶이 별로 남지 않는 인물이 똑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두려움이 앞설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너무 좋지만 한순간 사라질 수도 있잖아요. 그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면 얼마 남지 않은 삶은 또 어떻게 살까…. ‘우리 집에서 같이 살자’ ‘아무 것도 필요 없다’ ‘1000번의 키스면 된다’는 엔젤의 진실이 담긴 농담을 듣고서야 두렵지만 마음을 열고 한발 내딛어 볼까 하는 내적 순간이 있죠.”


◇사랑하는 엔젤과의 이별…‘장미꽃’ 김호영 ‘수국화’ 김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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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 중 ‘Happy New Year’. 장미 같은 엔젤 김호영(왼쪽)과 콜린 최재림(사진제공=신시컴퍼니)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에 잠식되기 보다는 그 자리를 떠난 엔젤에 대한 헌정과 찬양하는 순간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요. 완벽하게 해내진 못하지만…누군가 떠나보낸다는 건 남은 사람들에게는 큰 슬픔이죠. 그 슬픈 이유가 같이 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서인 것 같거든요.”

사랑하는 엔젤과 이별하는 순간에 대해 이렇게 전한 최재림은 “너무 행복했던, 혹은 안좋았더라도 내 안에 남아 있는 그와의 기억 때문에 슬픔도 찾아오고 위안도 받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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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뮤지컬 ‘렌트’ 중 ‘Today 4 U Tommorow 4 me’를 부르고 있는 ‘수국’ 같은 엔젤 김지휘(사진제공=신시컴퍼니)
“추억이 기쁨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제가 아닌 그 사람을 위한 순간으로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죠.”

그리곤 사랑하는 연인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엔젤 역의 김호영과 김지휘에 대해 “둘 다 너무 예쁘고 화려한데 성격의 차이가 있다”며 ‘장미꽃’과 ‘수국화’라고 비유했다.

“(김)호영이 형은 사람 자체가 에너지가 넘치고 화려하다면 (김)지휘 형은 차분하죠. 하나의 엔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배우 자체와 엔젤이 만나는 지점을 살리다 보니 똑같이 아파하고 세상을 떠나는 데도 달라요. 콜린을 대하는 사랑 방식도 조금씩 다르죠. 화려함과 향기로움의 차이랄까요.”


◇모두가 주인공, 거칠고 어지러운 소용돌이 속으로!

“연습 초반 앤디 연출이 로저에 대해 설명했을 때 배우들의 ‘로저는 왜 이렇게 미친 사람 같냐, 화를 냈다가 풀렸다가 종잡을 수가 없다’는 질문에 ‘살 날이 얼마 안남아서’라고 답했어요. 로저는 마지막 곡을 쓰기고 결심하면서 1년 동안 잡지 않았던, 튜닝도 안된 기타를 잡았는데 초반부터 방해를 받아요. 마크 엄마, 베니가 전화를 하고 미미, 엔젤과 콜린 등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죠. 그래서 화를 낼 수밖에 없고 짜증과 답답함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해 주셨죠.”

그리곤 “강렬하게 매달리고 해내려는 모습을 보면서 이기적인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이 하려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에 앤디 연출이 앙상블 배우들에게 요구한 것이 ‘명칭만 앙상블일 뿐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거였어요. ‘너희들이 짧은 솔로를 하건 대사 한 마디를 하건 주인공의 넘버이자 대사이니 그게 잘 돋보이도록 연기하라’고 했죠. 어느 한곳으로 포커싱하기 보다는 구석 구석 볼 것들, 메인스토리가 너무 많은 게 ‘렌트’의 매력이죠.”

그 매력이 잘 투영된 넘버로 ‘산타페’(Santa Fe), 다시 찾아온 크리스마스 신 ‘유어 아이즈’(Your Eyes), ‘라 비 보엠’(La Vie Boheme) 등을 꼽았다. 그는 “대여섯 가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신들”이라며 “개개인 배우들이 생각해서 만들고 표현해 합쳐진 장면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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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사진=이철준 기자)

 

“가장 좋아하는 신은 ‘산타페’예요. 이유는 정확히 설명이 안되는데 그 신과 노래 자체가 공연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로 편해져요. 설렁설렁한다기 보다 진짜 즐기는 느낌이죠. 마크는 길거리 노숙자를 촬영하다가 ‘내 삶을 너의 예술작품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욕을 먹고 저는 엔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산타페’라는 지역이 막연하게 꿈꾸는 그 이상향이 아닐지언정 콜린에겐 이상적인 공간이죠.”

최재림은 “에이즈, 동성애, 마약, 사회문제 등 ‘렌트’는 (1996년 초연) 당시에는 중요했지만 조명받지 못한 소재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며 “오늘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 19)가 전세계에 퍼진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배우들, 스태프들 마음 한편에는 우리 중 누구 하나가 잘못되거나 자기 관리를 잘못하면 취소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질병의 명칭은 다르지만 ‘렌트’에 대한 공감을 많이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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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렌트’ 콜린 역의 최재림(사진=이철준 기자)
“뭔지 모르겠고 거칠고 어지럽고 딱딱 떨어지지 않는 난장판, 그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죠. 빨려 들어가게 하는 건 음악, 에너지 등 각각 다 달라요. 그게 무엇이든 동참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죠. 관객분들도 무대 위 사람들의 일원이 돼 동참하고 싶게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예요.”


◇코로나19 습격에서도 발휘되는 ‘렌트’ 정신!

“각자 처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렌트 정신’ 같아요. ‘렌트’ 중에 ‘노 데이 벗 투데이’(No Day But Today)라는 가사처럼요. 엔젤이 말하는 ”1000번의 키스“만 주면 온힘을 다해 사랑하겠다, 로저가 더 늦기 전에 곡 쓰겠다 등 목적은 다르지만 이루고자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 열정을 쏟아내요. 어떤 어려움이든 장애든 이겨내고 살아가려고 하는 것, 그게 ‘렌트 정신’이죠.”

최재림은 ‘렌트 정신’에 대해 이렇게 전하며 “1년의 시간, 52만 5600분을 어떤 방식으로 지내느냐의 문제”라고 부연했다. 그리곤 “지금 저의 ‘렌트 정신’은 (코로나19에 지지 않도록) 방역을 철저히 해 ‘렌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서로 교류도, 만나기도, 얘기를 나누기도 힘들고 조심스러운 시기예요. 혼자서 해야하는 것들이 많죠. 사람이 모든 걸 혼자서 하다 보면 지치곤 해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을지 ‘렌트’를 보시면서 다시 시작할 힘을 받아가시면 좋겠어요. 로저와 미미가 굉장히 격렬하게 서로에게 지지 않은 사랑을 해나가는 것처럼 매일 밤 저희 배우들이 ‘렌트’ 에너지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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