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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호 보령바이오BR센터장 “코로나19 사태, 백신 주권 확보만이 살길”

입력 2020-07-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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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호 보령바이오BR센터장.(사진제공=보령바이오파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다시 한번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필수 백신 자립이 강조되고 있다. 국산 백신 공급에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하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다시 한번 백신 주권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선진국보다 백신 개발에 소홀한 한국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백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아감염 전문가에서 백신 개발 자문의로 변신한 차성호 보령바이오BR센터장도 백신 자립화를 강조했다. 차 센터장은 “무기·식량과 함께 필수 백신도 자주국방, 국가안전에 필요한 요소”라며 “다국적 제약사가 다양한 백신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원료 수급이나 공장 사정에 따라 몇 개월씩 한국이나 개도국에 공급을 중단하는 경우가 잦아 백신 자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년 전 보령바이오파마 합류, DTaP-IPV 백신 국산화 기여

차 센터장은 2018년 8월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정년 퇴임하고 보령바이오파마에 합류했다. 임상시험 및 출시 준비 중인 백신에 대한 안전관리와 학술적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의대 교수 출신으로 백신 회사에 입사한 것은 국내 첫 사례로 합류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차 센터장이 참여해 첫 결실을 거둔 게 지난 2월 출시된 영유아용 ‘보령디티에이피아이피브이백신프리필드시린지’ (DTaP-IPV) 백신이다.

이 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를 예방하는 기존 DTaP 백신에 불활화 소아마비백신(IPV)을 혼합한 4가 콤보백신이다. 과거에는 생후 6개월 이하 영아에게 DTaP 단독 백신과 IPV 단독 백신을 각각 따로 세 번씩 총 6회 접종해야 했지만, DTaP-IPV 콤보백신은 접종을 절반으로 줄였다. 병원에 자주 들러야 하는 불편과 영아의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와 고통이 줄어들게 됐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국내사로는 유일하게 IPV 단독 백신을 2007년에 허가받았다. DTaP 백신도 갖고 있다. 모든 어린이가 맞아야 하는 일본뇌염 사백신과 야전 군인과 의료종사자, 열대지역 여행자에게 필요한 장티푸스 백신도 국내서 유일하게 생산 중이다.

◇국산 백신 자급률 50% 불과...백신 자립 기반 마련 시급

차 센터장은 “국산 백신 자급률은 50%(28종 중 14종)에 그치고 원료까지 국내 생산이 가능한 백신을 기준으로 하면 39%(11종)로 떨어진다”며 “프리미엄 백신을 제외한 국가필수예방접종(NIP)만 하더라도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과 피내용 BCG(결핵) 백신 등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백신 자립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국산 백신 자급률이 4년 전 40% 수준에서 10% 올라간 것은 국내사들이 분발한 덕분”이라며 “보령바이오파마도 그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차 센터장과 보령바이오파마는 5가 콤보백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차 센터장은 “4가 콤보백신에 만족하지 않고 올 12월경에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 뇌수막염 유발)를 추가한 5가 콤보백신 임상을 태국, 베트남, 한국에서 착수할 것”이라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미국 MSD 등만 주름잡던 시장에 과감하게 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령바이오파마가 현실감 있게 필수 백신 자급화 향상에 집중하는 것은 빅 파마와의 경쟁을 피하면서도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봤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차 센터장은 주로 백신 임상시험 과정에서 면역원성과 이상 반응을 평가하고 이따금 발생하는 이상 반응에 대한 대응 방안을 조언하고 있다. 그는 “학계에 있을 땐 몰랐지만 제약사 임직원들이 균주 선정, 백신 설계서부터 임상시험 관리, 임상 전후 허가 절차 진행, 생산, 출시 후 마케팅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차 센터장은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국립의료원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를 거쳐 고려대에서 의학박사를 학위를 받고, 경희대 의대 소아 감염학 및 소아 심장학 담당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이 분야를 연수하고 귀국한 수혜자이기도 하다.

차 센터장은 “업그레이드된 백신을 임상시험 할 때는 수백 명 이상을 모집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태어나는 아기 수가 적고 아이들에게 탈이 날까 봐 지원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제약사가 충분한 검토 끝에 효과와 안전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임상시험에 나서는 것인 만큼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원해줄 부모가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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