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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정영주 “저 역시 도로시 브록”

입력 2020-07-04 20:15   수정 2020-07-05 17:21

정영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시 브록 역의 정영주(사진=이철준 기자)

 

“주급 35달러일 때 30달러를 가족에게 보내거나 하진 않았지만 성장한 과정을 봐도 도로시 브록이네요. 저도 몰랐는데 그러네요. 저 역시 도로시 브록이었어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8월 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도로시 브록으로 분하고 있는 정영주는 “극 중 나를 닮은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96년 한국 초연 이래 사랑받아온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골 출신의 코러스걸 페기 소여(오소연·김환희,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브로드웨이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이종혁·송일국·양준모)의 신작 ‘프리티 레이디’ 주인공이 되기까지의 무대 뒤 모습을 담는 백스테이지 뮤지컬이다.

페기의 성장에는 줄리안 마쉬를 비롯해 한때는 스타였지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여배우 도로시 브록(최정원·배해선·정영주), 브로드웨이 스타 빌리 롤러(정민·서경수), 메기 존스(전수경) 등과 수많은 앙상블 배우들이 함께 한다.



“무대 위에서 살고 있는 모든 여배우는 다 도로시 브록이라고 생각해요. 어디 가서 힘든 것, 잘 못하는 것, 부족한 것이 티 나거나 들키는 걸 죽기보다 싫어 하거든요. 도로시도 그렇게 살았을 거예요. 자기가 춤을 못 춘다는 걸 끝까지 인정하진 않지만 사실은 스스로도 알아요. 그러니 감히 줄리안 마쉬에게 요구를 하겠죠. 안무를 바꿔달라고. 그럼에도 그녀가 잘하는 건 확실하니 줄리안 마쉬도 믿음을 가지고 도로시를 무대에 세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24년 전 오디션 고배, 2020년 사랑스러운 도로시 브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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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도로시 브록으로 출연 중 정영주(사진제공=샘컴퍼니)
“저도 24년 전에 ‘브로드웨이 42번가’ 오디션을 봤어요. 노래 한곡 하고 똑 떨어졌죠. 탭 한번 못해보고.”

정영주도 그 시절엔 배우의 꿈을 안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배우지망생이었다. “슈퍼 앙상블 시절을 지내왔다”는 정영주는 “페기 소여 같았다. 지금의 저는 페기 소여에서 도로시 브록이 된 상태”라고 전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규격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 공연이에요. 보드빌 시절의 전통 뮤지컬로 앙상블 미장센이 독특하고 버라이어티가 화려한, 규격이라는 게 있는 작품이죠. 그에 제가 맞질 않았던 거죠. 낙담할 만도 한데 ‘몇 년 후 메기에 덤벼 보면 좋겠다’고만 생각했어요. 그 후로는 메기를 생각할 틈도 없이 바쁘게, 앙상블시절을 행복하게 보냈죠.”

그리곤 “언젠가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한번은 하겠지 라고 생각하기는 했다”며 “24년이 걸려서 도로시 브록으로 오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본이 너무 좋다. 기승전결도, 휴머니즘도 정확하게 있다”며 “시기와 질투 등이 난무할 수 있는 세계임에도 과감하게 배제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관객으로 볼 때는 캐릭터 간의 관계성 보다는 사건 위주로 쫓아가다 보니 결과를 빨리 예측할 수 있었죠. 반면 도로시 브록으로 합류해 연습과정을 거치면서는 캐릭터와 캐릭터가 만나서 각자의 스토리를 얘기하는 데 집중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표면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가진 진짜 모습 혹은 진실성의 간극이 너무 벌어진다는 걸 깨달았죠.”

이에 “30년 배우 생활을 접고 팻 대닝(조용수)이라는 남자에게 안주하는 도로시의 선택을, 관객들이 어떻게 공감하게 할 것인지가 중요했다”고 털어놓았다.

“관객으로 봤을 때 팻이 가벼운 존재로 느껴졌기 때문에 무대를 버리고 그와 결혼을 한다는 데 마냥 축하해줄 일인가 싶었거든요. 팻은 도로시가 모든 걸 의지하고 무대를 버리거나 잠시 접고 안길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습을 하면서 (팻 역의) 조용수 배우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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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시 브록 역의 정영주(사진=이철준 기자)

 

더불어 도로시 브록을 대하는 줄리안 마쉬의 태도에 대한 부분도 예로 들었다. 정영주는 “연출로서 도로시를 대하는 줄리안 마쉬의 부담감이 느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한물간 여배우지만 단순 퇴물을 대하듯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는다면 결국 연출가로서 줄리안 마쉬가 배우를 보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줄리안에게도 정당하고 합리적으로 도로시를 인정하는 마음, 무대에 공존한다는 믿음, 존중과 존경심 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도로시의 캐릭터가 설명이 되는 것 같거든요. 자신의 입으로 구구절절 읊지 않아도 줄리안 마쉬를 비롯한 주변의 에너지가 도로시 브록이라는 이름값, 존재감을 절로 대단하게 만들거든요.”

이어 “시대상황 때문에 스폰서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부정적인 느낌의 신이 많지는 않다”며 “애브너 딜런과 줄리안 마쉬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도로시 브록은 전혀 다른 캐릭터가 된다. 지금의 애브너 딜런들(오세준·임하룡)은 도로시를 너무 사랑해준다”고 부연했다.

“초연 당시 김성원 선생님의 애브너 딜런과 유인촌 선배의 줄리안 마쉬가 잊혀지질 않아요. 당시는 현재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대사들이었는데 팽팽한 긴장감과 섹시함이 느껴졌죠. 하지만 (샘컴퍼니 대표이자 ‘브로드웨이 42번가’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인) 김미혜 프로덕션의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사랑스럽고 몽글몽글해야 해요.”


◇고즈넉하고 고독하게 삶의 뒤안길로
 

정영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시 브록 역의 정영주(사진=이철준 기자)
“저 역시 페기처럼 살면서 노력한 기간은 분명 있어요. 하지만 노력과 열정의 기간에 비례해서 결과가 나오진 않잖아요. 도로시는 파란만장한 브로드웨이 쇼 비즈니스의 변화를 거쳐 온 배우죠. 그런 과정을 저 역시 겪었다 보니 공감이 돼요.”

정영주의 전언처럼 그는 “시대를 넘어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걸 겪어온 세대”다. 그는 “포스터를 풀에서 테이프로 붙이는 변화를 겪었고 무대 바닥에 장면 별로 벗어놓은 의상을 갈아입던 시스템에서 팔을 벌리고 있으면 알아서 신발을 신겨주고 옷을 입혀주는 드레서가 있는 시절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도로시는 살아서 움직이는 브로드웨이의 히스토리 북이죠. 더불어 그녀가 가진 무대에 대한 경외심과 성스러움 그리고 공포가 누구보다 이해돼요. 저도 경험했고 지금까지도 경험하는 중이거든요.”

이렇게 전한 정영주는 “페기를 연기하는 후배들을 보면 예전의 나를 돌아보게 되고 복잡다단한 감정이 든다”며 2막 다리를 다친 자신을 대신해 ‘프리티 레이디’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를 페기에게 선배로서 위안과 조언을 전하는 도로시의 장면을 예로 들었다.

“배우로서 살아온 30년을 내려놓고 한 남자한테 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렇게 사랑을 찾아 떠나면서 마지막까지 선배로서 ‘끝에서 두 번째 노래에 끌려 가지마. 관객들이 너한테 서서히 끌려오게 만들어야 해. 그래야 도로시 브록이 돼. 그래야 당당한 페기 소여가 돼’라고 하곤 노래(About a Quarter to Nine)를 불러주죠. 처음 연습 때는 그냥 내 살아온 얘기였는데 그 마음이 저에게 훅 들어오던 날은 처음으로 슬프게 불러지더라고요.”

이어 정영주는 넘버 ‘어바웃 어 쿼터 투 나인’(About a Quarter to Nine) 중 “내 삶은 무대 위에서 새로워지고 화려한 조명 아래서 시작돼. 심장이 터질 듯한 8시 15분 전(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이 시작되는 9시 15분 전이지만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한국 사황에 맞게 8시 15분 전이라고 개사했다) 널 위한 시간이 왔어. 즐겨”라는 가사를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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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시 브록 역의 정영주(사진=이철준 기자)

 

“그 가사가 마냥 즐겁게만은 안오더라고요. 삶의 뒤안길처럼 느껴지면서 객석이 갑자기 멀어져요. 제(도로시 브록) 머리 위에 있던 찬란한, 황금빛 조명이 유에프오처럼 페기 소여에게 넘어가는 느낌이죠. 그래선지 ‘내 삶은 무대 위에서’라는 넘버의 시작이 고즈넉하고 고독하게 돼요. 그걸 들으면서 페기 소여들은 엄청 울어요.”

이어 정영주는 “특히 (오)소연이가 유독 많이 운다”며 “저랑 좀 애틋하다”고 덧붙였다. 정영주와 오소연은 2015년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모녀지간인 다이애나와 나탈리로, 2018년 ‘베르나르다 알바’에서도 알바와 그의 딸 아델라로 호흡을 맞췄다.

“소연이랑은 전쟁 같은 모녀지간을 계속 연기했어요.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는 전쟁 같은 선후배로 만나 페기가 제(도로시) 후광을 가지고 가잖아요. 공연에 들어가기 전부터 소연이가 ‘엄마랑 나는 왜 만날 이러냐’고 해서 애틋해졌어요. 저도 울컥해요. 하지만 참아야죠.”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진짜 주인공 앙상블 배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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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장면(사진제공=샘컴퍼니)

 

“앙상블 시절은 배우인생에서 또 다른 질풍노도의 시기고 과도기예요. 온통 복합적이거든요. 거기에 끌려다니기 시작하면 잠식돼 버려요. 자기 중심을 지켜야 하죠.”

이렇게 전한 정영주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진짜 주인공인 앙상블 배우들 이야기에 “절로 ‘라떼는 말이야’가 나온다” 껄껄거리며 “어차피 꼰대는 피할 수 없는 나이니 세련된, 공감할 수 있는 꼰대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겪을 만한 시절이고 겪어 봄직한 숙제이며 해결해 볼 수 있을 만큼의 크기라는 생각으로 즐겨야 해요. 제가 만날 ‘버티라’고 얘기하는 데 한 단계 더 넘어서 단단하게 무대 바닥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해요. 절대 무대에서 내려오지 말고, 둥둥 떠있지도 말고 땅을 파서 심듯 무대에 발을 심으라고 얘기해줘요.”

이어 “처음 무대에 올라가면 내 손, 발, 팔인데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중구난방이 된다. 자기 확신이 들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잘못된 것으로 지적 받아도 괜찮다”고 말을 보탰다.

“나는 모르는데 그가 안다면 지적 받고 받아들이면 돼요. 몰랐던 걸 해결할 수 있고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지적이라면 정정당당하게 받아들이면 그만이에요. 누군가 좋은 걸 하고 있다면 카피를 해도 돼요. 사실 있어야 하는 게 맞지만 연기엔 저작권이 없거든요. 카피하고 따라하는 데 두려워 말라고 후배들한테 얘기해요. 그대로 따라하라는 게 아니라 카피를 하다 보면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걸 발전시켜 저만의 색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리곤 20여년 전 재즈가수 역할을 맡았던 때를 떠올렸다. 정영주는 “재즈가수 윤희정 선생님께 조언을 구했다”며 “좋아하는 재즈가수가 있으면 카피를 하라고 하셨다”고 털어놓았다.

“엘라 피츠제럴드, 빌리 홀리데이 등의 목소리와 스캣(의미가 없는 음절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미국의 재즈 창법)을 흉내내는 걸 토대로 제 것을 찾아갔죠. 앙상블들은 그 토대를 찾는 단계에 있는 거예요. 그걸 창피해 하거나 스스로에게 ‘앙상블 밖에 안돼’가 아니라 ‘앙상블씩이나 돼’여야 해요. 그들이 없으면 우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거든요.”


◇도로시 같은 선택의 갈림길 “난 무대 위의 별이니까요!”
 

정영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도로시 브록으로 출연 중 정영주(사진제공=샘컴퍼니)
“스물아홉살 때 저 역시 도로시와 같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했어요.”

사랑하는 팻과 배우생활을 더 이어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도로시 같은 상황을 정영주 역시 21년 전 경험한 적이 있다.

“가수로 데뷔할 기회가 생겨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을 때였어요. 극작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서 어렵게 입학한 학교도, 공연도 잠시 미뤄둔 때였죠. 트레이닝을 마치고 녹음을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제약조건들이 제시됐어요. 학교는 그만두고 실제 나이(29세) 보다 어린 24세로 활동할 것이라고. 다이어트는 당연하고 성형수술도 해야 한다고 했죠. 사귀던 남자친구와도 헤어져야 한다고 했어요.”

그는 이틀 간의 고민 끝에 가수의 길을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 그는 “어떻게 간 학교인데…그만 두고 싶지 않았다”며 “성형수술도, 남자친구와의 이별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을 보탰다.

“그리고 그때의 제 얼굴은 일찍 영글어서(?) 이미 36, 7세로 보일 정도였어요.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다’며 엄청 욕을 먹고 쫓겨났죠. 그때는 정리가 안됐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생각했어요. 제가 음악을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에요. 제가 열정을 쏟아서 하고 싶은 음악은 진짜 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면서까지 하는 건 아니었어요. 그때 만났던 남자와는 결혼해서 잘 살았고 아이도 낳았어요. 내가 가진 모든 걸 버리면서까지 쟁취한다고 행복했을까…지금도 당시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어요.”

이에 정영주는 “자신이 가진 모든 부귀영화와 스포트라이트를 잠시 내려두고 사랑하는 맷에게 안기겠다고 까마득한 후배 배우에게 얘기하는 도로시의 모습이 너무 공감갔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좋은 꿈꾸라’는 줄리안 마쉬에 대꾸하는) 페기의 ‘잘 꿔야죠. 저는 무대 위의 먼지니까요’라는 대사가 너무 좋아요. 언어는 달랐지만 언젠가 저도 그런 얘기를 했던 적이 있거든요. 아주 오래 전 ‘악착같이 쫓아가야죠. 전 앙상블 나부랭이니까요’라고. 그 뒤에는 그럼에도 존재감과 나만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면 똑같은 옷을 입혀놔도 누군가는 내가 정영주임을 알아볼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저에겐 그 대사가 ‘잘 꿔야죠. 너는 나한테 (무대 위의 먼지라고) 그렇게 얘기하지만 난 무대 위의 별이니까요’라고 들려요. 그래서 무대 장치에 별막이 생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오늘 할 일을 하면서 “같이 버텨요!”

정영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스 브록 역의 정영주(사진=이철준 기자)

 

“공연장에 마스크를 하고 관객분들이 와주시잖아요. 제가 만든 상황은 아니지만 죄스럽고 고맙고….”

정영주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지금에 대해 “남의 것이 아닌 내 상황이기도 하다”며 “사실 무작정 희망적인 말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하루를 버티자”고 전했다.

“오늘 하루 잠만 자기로 마음 먹었으면 잠자면서, 동네 5바퀴를 돌기로 했으면 5바퀴 돌고 샤워를 하면서 버티세요. 오늘 해야할 것들을 미루지 않고 버티면 그게 쌓여서 오늘이 내일이 되고 그 내일이 다시 오늘이 되고…시간이 흐르는 사이 강해질 건 강해지고 약해질 건 약해지면서 다른 희망적인 날은 분명히 온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 자신한테도 해주고 싶은 얘기예요. 오늘을 잘 살아내라고.”

이어 정영주는 “사실 공연이 끝나고 나면 조금이지만 나른한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공연에 다 쏟아서 당연히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순간을 버텨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랑 말랑한 에너지가 다시 생겨난다”고 말을 보탰다.

“그걸 또 단단하게 만들고 반복하다 보면 1년이, 5년이, 10년이 채워져서 무대 위의 삶이 도로시처럼 켜로 쌓이겠죠? 버티세요. 외로운데 같이 버텨서 갑시다! 우리.”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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