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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이 야기한 ‘상대적 박탈감’

입력 2020-07-05 08:49   수정 2020-07-05 09:05
신문게재 2020-07-06 19면

문경란 브릿지경제 기자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상대적 박탈감을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자신은 실제로 잃은 것이 없지만 다른 대상이 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을 때 상대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라고 풀이돼 있다.

요즘 집값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딱 들어맞는 말이다. 집을 사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선 “집 한 채 사지 않았을 뿐인데 벌써 많은 것을 잃은 느낌”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 같은 상대적 박탈감은 당연하게도 사회·경제적 문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미 20번 넘는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급등하자 ‘지금 집을 못 사면 영영 외곽으로 밀려난다’는 공포에 집을 사들이면서 30대에서는 ‘패닉바잉(Panic Buying·공포에 기인한 사재기)’ 현상이 통계로도 나타난 상태다.

특히 절대적 빈곤보다 상대적 빈곤이 야기하는 결과가 오히려 더 파괴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 같이 못 살 때보다는 자기보다 나은 사람이나 집단과의 비교 속에서 갖는 상대적 좌절감이 훨씬 크고 현대인들이 쉽게 극복하지 못하면서 사회를 양극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까지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미 우리사회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만성적인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2030 세대 중 상당수는 늘어나는 학자금·빚 부담·높은 취업 문 앞에서, 4050 세대는 퇴직을 전후로 중산층 탈락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있는 상태다. 6070 세대는 전성기에 비해 현저히 저하된 생활 수준으로 상대적 궁핍 의식을 느끼고 있다. 모든 세대가 계층 사다리가 끊길까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다.

그저 ‘집’이라는 안정적인 터전을 잡고 꾸준히 직장을 다니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게 지금처럼 힘든 적이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문경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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