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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코로나19발 정부 지출 확대, 분별력 갖춘 정치적 역량 뒷받침 돼야

과도한 국가 부채, 장기 불황과 금융 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입력 2020-07-08 15:00   수정 2020-07-08 11:29
신문게재 2020-07-09 19면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코로나19발 경제침체에 각국 정부가 일제히 정부 지출로 몰려갔다. 미국은 GDP 대비 정부 지출 비율을 8.1%p 늘렸고, 일본도 9.2%p 확대했다. EU 내에서는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재정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그 결과 OECD 35개국의 GDP 대비 재정수지 평균이 -3.3%에서 -11.1%로 대폭 악화되었다.

한국 정부도 확대재정정책을 택했다. 정부는 3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약 60조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과 실업수당 등으로 정부 지출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세 정책이 더해지며 중앙정부 채무가 76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로 정부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이다. 특히 한국은 국가부채의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편에 속한다.

오랫동안 쌓인 재정 적자는 불황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통화정책의 보조 없이 정부 지출이 확대되면 ‘구축효과’가 발생하여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이 둔화된다. 나아가 재정 불균형과 국가부채 확대는 국가 신용도 하락과 채권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을 경색시킬 수 있다. 일본형 장기 불황은 방만한 재정 관리와 온정주의적 지원의 결과였다. 근래 그리스의 국가 부도 사태 또한 국가부채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부채가 민간부채로 전이되면, 그 위험성은 배가 된다. 한국 정부는 이번 코로나19 위기에서 정책 금융을 통해 민간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정부 지출을 통한 민간 대출 확대는 단기적인 신용 경색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분별 없는 지원이 이뤄질 경우 시장을 왜곡한다. 구조적 부실기업조차 살려내는 정책은 ‘좀비 기업’을 양산해, 총요소생산성 하락에 따른 장기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 과도하게 늘린 가계 대출이 부실화 하면, 금융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부의 금융시장 압박으로 인한 무분별한 대출에서 비롯되었듯이, 관리되지 않은 민간부채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그러므로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시에는 일시적 부실과 구조적 부실을 구분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가계에 대한 지원 시에는 가계의 상환 능력을 면밀히 고려해,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분별력 있는 재정 운용만이 코로나19 위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부 지출은 일시적인 위기 상황에서 분명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부 지출 확대를 상시화 할 경우, 향후 국민들의 어깨에 막대한 조세 부담을 지우게 된다. 정작 위기 상황에 동원 가능한 재정 여력이 부족해져, 재정정책의 효과가 크게 둔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정부 지출의 만성적 팽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 정부는 늘 재정을 확대하려는 욕구를 지닌다. 단기적인 정권 확보의 목표에서 미래에 상환해야 할 ‘부채’는 경시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새 불어난 부채가 가시화되었을 때는,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건설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분별력을 갖춘 정치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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