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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오픈뱅킹…정부는 ‘혁신’ 업계선 ‘글쎄’

입력 2020-07-08 16:00
신문게재 2020-07-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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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은행 여러 곳에 넣어둔 예금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6개월 만에 자리를 잡고 저축은행, 카드, 증권사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오픈뱅킹을 혁신 금융시스템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뱅킹 이용자는 지난해 12월 서비스 출시 이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는 반년이 지난 6월 기준 4096만명, 등록 계좌는 6588만개다. 중복등록을 제외하고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72%가 사용하고 있다.

업권별 API 이용은 은행의 경우 잔액조회(84.5%), 핀테크기업은 출금이체(82.5%) 이용이 가장 빈번했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서비스도 업권별로 차이를 보여 은행권은 타행계좌와 연동한 이체·조회를 중심으로, 핀테크는 선불충전을 활용한 간편결제와 해외송금 중심으로 서비스가 활발했다.

정부는 1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에서의 오픈뱅킹 성과로 2금융권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앞으로 저축은행·상호금융·우체국·금융투자회사·카드사 등 2금융권까지 오픈뱅킹 참여기관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서민금융기관 및 금융투자회사 24개 기관을 대상으로 다음 달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 오는 11월까지 전산개발 및 테스트, 관련 규정 개정을 하고 준비가 완료된 기관은 12월부터 도입한다.

저축은행들은 최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IT인력을 선발하는 등 차근차근 오픈뱅킹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수가 적은 저축은행들은 하반기 오픈뱅킹 도입으로 고객 이동이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

반면, 이미 은행을 중심으로 오픈뱅킹 서비스가 이뤄졌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2금융권에서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인해 금리노마드 족이 늘어나는 현 상황에서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에 오픈뱅킹이 실시되는 건 신규 고객이나 이용자들이 앱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주거래은행을 통해 오픈뱅킹을 사용하는 이들이 대다수라 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전날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올해 1분기에 오픈뱅킹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뒤늦게 하반기에 시작하게 됐다.

코로나19 상황도 있었지만 내부에서는 오픈뱅킹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은행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은 앞서 시작한 시중은행들과는 차이가 있다. 시중은행들은 등록 개수에 상관없이 오픈뱅킹 계좌를 등록할 수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최대 3계좌까지 등록할 수 있다. 또한 타행 계좌에서 다른 타행 계좌로 이체가 불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타행 계좌의 돈을 카뱅 계좌로 가져오는 서비스만 도입했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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