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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당근하세요?”…판교맨 김용현이 일궈낸 ‘당근마켓 열풍’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

입력 2020-07-27 07:00   수정 2020-07-27 07:52
신문게재 2020-07-27 14면

“아끼던 지갑 당근합니다. 새 마스크 몇 장도 무료 나눔 할게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활기가 사라진 요즘, 가장 핫(hot)한 걸 꼽으라면 단연 ‘당근마켓’이다. “혹시, 당근하세요?”라는 질문은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좋은 화젯거리다. 최근 시장 브랜드 조사 결과 당근마켓은 만족도, 선호도 등 모든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당근마켓이 넷플릭스를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된 모바일 앱 1위에 올랐다. 당근마켓은 지난 4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700만명을 기록했고,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15년 7월 15일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이름대로 이웃사촌 간의 직거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앱을 처음 구동하면 사용자 위치를 설정하고, 거주지에서 최대 반경 6㎞ 내에 있는 이용자와의 거래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기존 중고거래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하며 시장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출시 5주년을 이제 막 지나선 시점에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에게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당마공동대표
(왼쪽부터) 김용현·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 (사진=당근마켓)

 

◇네이버·카카오 거쳐 당근마켓 창업

 

현재 당근마켓은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40대 초반의 두 대표는 국내 IT 산업의 중심지인 카카오에서 만나 인연이 됐다. 김용현 대표와 네이버에서 함께 했던 정창훈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함께하고 있다. 한마디로 IT 전문가인 ‘판교맨’들이 당근마켓을 일궈낸 것이다. 

 

김용현 대표는 경제학을 공부해 졸업 후 삼성물산 금융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IT업계로 넘어와 네이버와 카카오에 몸 담게 됐다. 김재현 대표는 정보통신공학과를 졸업해 줄곧 IT 외길 인생을 걸었다. 김재현 대표는 소셜커머스 정보 사이트인 ‘쿠폰모아’를 창업해 카카오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김용현 대표는 동업자에 대해 “개발자임에도 기획력이 뛰어났고 사업가 마인드가 투철해, 카카오에서 함께 일하면서 동업의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창업 계기에 대해 “2011년 카카오가 40여 명 정도의 규모였을 때 카카오에 입사했고 고속 성장을 경험했다”면서 “다음과 합병되고 수천 명 규모로 회사가 커지면서, 다시 한 번 작은 조직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동네 중고 거래’라는 사업 아이템은 카카오 재직 당시 사내 게시판에서 직원 간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데서 사업 가능성을 점쳤다. 김 대표는 “처음엔 직장인 앱인 ‘블라인드’처럼 판교테크노밸리 회사원들만 쓰던 서비스였는데, 판교 주민들로부터 ‘우리도 쓰게 해달라’는 문의가 많아 직원 이메일 인증을 없애고 휴대폰 GPS를 통한 동네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면서 “이후 각 지역으로 확장해 주민들을 타깃으로 한 콘셉트를 유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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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앱 화면 캡쳐.

 

 

◇주부 입소문 타고 5년 만에 ‘대박’

 

보통 새로운 앱의 인기를 끌어가는 건 10~20대 젊은 층이다. 하지만 당근마켓은 반대다. 초창기 40~50대의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전 연령층으로 퍼진 특이한 경우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35~54세가 전체 이용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에 비해 연령대가 높다. 김 대표는 “직거래 서비스라는 점에서 사기 위험이 적고 동네에서 거래가 가능한 ‘슬세권(집에서 슬리퍼 신고 나갈 수 있는 지역)’ 서비스라는 점에서 젊은 층부터 연세가 있으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이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대박 징조를 보였던 당근마켓은 설립 5년 만인 올해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대표는 당초 시기별 경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하루하루 실패하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 어떻게 해서든 서비스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했고, 적은 사용자의 피드백에도 귀를 기울였다”며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서비스가 많이 활성화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익은 ‘지역 광고’, 가품엔 ‘머신러닝’ 접목

 

수수료가 없는 개인 간의 중고 거래에서 당근마켓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답은 ‘지역 광고’에 있었다. 당근마켓은 지역 상권의 소상공인들이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할 수 있는 최적화된 지역광고 플랫폼이기도 하다. 동네 사람들이 좋은 후기를 남기면 그 지역 안에서 해당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다만 현재는 수익화 보다는 플랫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두터운 사용자층이 형성된 이후 다양한 수익화 모델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 거래의 특성상 브랜드 물건의 경우 가품 식별이 어렵다는 것과 리셀러(물건을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사람)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당근마켓은 동네 이웃끼리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판매·나눔하는 온라인 플리마켓을 표방하고 있기에,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 판매업자의 이용은 전면 제한하고 있다. 또 가품, 동물, 술, 담배 등 거래가 금지된 물품 판매 게시글과 전문 판매업자로 의심되는 경우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당근마켓 운영진이 실시간 사전 검수를 통해 직접 걸러내는 작업과 동시에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해 활동을 차단하고 있다. 그는 “머신러닝의 경우 데이터를 학습시켜 금지물품 게시글이나 전문판매업자의 게시글로 인식되면 자동으로 해당 게시물이 미노출되는 방식”이라며 “데이터와 경험이 쌓일수록 AI 머신러닝의 정확도가 높아져, 앞으로도 당근마켓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건강한 중고 거래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당근마켓 사무실 2
당근마켓 사무실 모습. (사진=당근마켓)

 

 

◇“한국의 IT 서비스, 글로벌 시장에 퍼트리고 싶어” 

 

아직 직원이 70명뿐인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김용현 대표는 한국을 넘어 더 넓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11월 ‘KARROT(캐롯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영국에 진출했다. 현재 맨체스터·사우스햄튼·버밍험·리버풀·셰필드 등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 외에도 올해 안에 다른 국가로도 진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우수한 IT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퍼트리는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성공한 기업은 드물다. 이제 한국에서도 서구권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나올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중심으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동네 생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주제별로 취미 공유,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정윤 기자 jyo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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