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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행정소송까지 간 ‘미스터트롯’ 콘서트, “케이팝 일군 문화역군, ‘딴따라’ 취급”

[트렌드 Talk] 유독 가요계에만 엄격한 잣대? 불만 키우는 지자체 방역 지침

입력 2020-07-30 19:00
신문게재 2020-07-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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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문'이 붙어 있다. (연합)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지쳤을 때 ‘미스터 트롯’이 위로를 안겼지만 그 콘서트를 준비하던 제작사와 수많은 업체들은 계속되는 연기와 취소로 현재 부도 위기에 몰려있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대국민 감사 콘서트(이하 ‘미스터트롯’ 콘서트) 제작사 쇼플레이가 송파구청의 집합금지명령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언론에 호소한 내용이다. 

쇼플레이는 지난 23일 서울행정법원에 송파구청을 상대로 집합금지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공연기획사가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된 데 반발하며 낸 첫 소송이었지만 기각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26일 열릴 예정이던 첫 공연에 이어 31일~8월 2일 열리는 2주차 공연도 연기됐다. 

쇼플레이의 주장에 대다수 공연관계자들이 고개를 끄덕인 것은 ‘원칙과 잣대가 없는 공연취소’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청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운영·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5000석 이상 공공시설 공연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이 지난 21일이다. ‘미스터트롯’ 첫 공연을 사흘 앞둔 시점이다. 이에 따라 ‘미스터 트롯’ 공연이 취소됐고 ‘팬텀싱어3’ 갈라 콘서트도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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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송파구 내 1230석 규모의 샤롯데 씨어터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별다른 제재 없이 공연 중이다. 쇼플레이 측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1만5000석 수용 가능한 대규모 공연장에서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인원만 수용하며 방역 지침 아래 안전하게 콘서트를 진행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미스터트롯’의 회당 수용 관객 인원은 5200명이었다. 설상가상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취소 결정이 내려진 21일 구청직원 150여명과 함께 이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송파구뿐 아니다. 광진구 역시 그룹 태사자의 공연이 열리는 예스24라이브홀에 집합금지명령 조치를 내렸다. 광진구청은 “예스이십사라이브홀은 고위험시설인 스탠딩 공연장”이라 감염병 확산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같은 광진구청의 설명에 가요계는 “태사자의 공연은 스탠딩 공연이 아닌 좌석 거리두기 공연”이라며 졸속행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태사자 공연 외 광진구 관내 광진문화재단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문화계와 스포츠는 허용하면서 가요계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데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2일부터는 수도권 주요 국공립 미술관, 박물관, 궁궐 등이 재개관했고 프로야구는 26일부터 관중석을 개방했다. 프로축구 K리그도 8월 1일부터 관객을 받는다. 한 가요 관계자는 “문화계나 스포츠계 관객 개방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해당 산업 종사자들의 생계를 위한 것”이라며 “K팝을 일군 문화역군들이 공무원 눈에는 ‘딴따라’로 보이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연산업을 살리기 위한 현실적인 정책과 방안을 촉구한다’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글쓴이는 “(공연업계를 살리기 위해) 중구난방인 기준이 아닌 일관성 있게 확립된 정책과 방안을 즉시 요청한다”며 “기준 확립 및 정책 수립으로 이후 8월부터는 공연시장이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이 글은 약 1만 여 건 가까이 동의를 얻은 상태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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