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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 “스스로 A+를 줄 수 있는 배우를 꿈꾸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송일국

입력 2020-08-01 14:00   수정 2020-08-01 13:11

송일국 인터뷰 제공용 사진4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출연 중인 송일국(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신인이어서 관객을 볼 여유는 없어요. 무대에 집중하느라. 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실 관객들을 생각하면 감사해요. 극처럼 우리도 (코로나19 사태로) 대공황을 겪고 있잖아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8월 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로 손꼽히는 줄리안 마쉬(송일국·이종혁·양준모, 이하 관람배우·시즌합류·가나다 순)로 분하고 있는 송일국은 이렇게 전했다. 그리곤 주인공으로 첫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페기 소여(김환희·오소연)에게 줄리안 마쉬가 하는 “100명의 일자리가 너에게 달렸어”라는 대사를 언급했다.

“연습을 하면서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하냐, 마냐 기로에서 몇 번을 왔다갔다 했거든요. 이런 중에도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을 업고 다니고 싶을 정도죠.”



송일국의 말처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가’는 대공황을 겪고 있는 미국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시골 출신의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의 신작 ‘프리티 레이디’ 주인공이 되기까지 여정을 따르는 백스테이지 뮤지컬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의 페기 소여 김환희(왼쪽)와 줄리안 마쉬 송일국(사진제공=샘컴퍼니)
줄리안 마쉬와 페기 소여를 비롯해 시대를 풍미했지만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배우 도로시 브록(정영주·최정원·배해선), 떠오르는 브로드웨이 스타 빌리 롤러(정민·서경수), 작가이자 작곡가 메기 존스(전수경·홍지민) 등과 수많은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에 대한 열정을 쏟아낸다.


◇연기 선생님 어머니, 노래 지도 아내 그리고 연습상대 민국

“드라마를 할 때는 어머니(김을동)와 연기 연습을 해본 적이 없어요. 뭐 좀 하려면 대본이 날아다니거나 문을 닫고 나가버리거나 했거든요. 하지만 첫 연극(나는 너다)을 하면서 절박해지니까 모친을 찾게 되더라고요.”

이어 “연극 리딩 때는 모르겠더니 동선에 들어가니 같은 쪽 손발이 동시에 올라가는 게 이해가 될 정도로 절박해졌다”며 “결국 모친한테 찾아가 밤새 연기 지도를 받았다. 어머니가 아닌 선배로 대하니 뭐라 하시든 감내가 됐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이자 배우인 김을동을 “연기 선생님”이라고 꼽은 송일국은 “노래지도는 아내, 연습상대는 민국”이라고 털어놓았다.

“아내는 관심사도, 재능도 저하고는 너무 다른 사람이에요. 저는 시각적으로는 예민하지만 음감, 미각 등은 잘 몰라요. 반면 아내는 음감이 발달했죠. 법원에서 합창단을 하고 있고 부산 클라리넷 동호회에서는 악장을 지내기도 했어요. 제가 집 화장실에서 뮤지컬 넘버를 연습하고 있으면 ‘음 떨어졌어요’ ‘박자 안맞아요’ 식으로 지적하며 노래 지도를 해주죠.”

이어 “배우는 자기 것만 보다 보니 놓치는 부분들이 있다. 모든 걸 아울러 살피는 직업(검사)의 아내는 전체를 보고 제가 놓친 것들을 알려준다”며 “제 입장에서는 최고의 매니저”라고 표현했다 그리곤 ‘삼둥이’(대한·민국·만세) 중 민국이를 대사 연습 파트너로 꼽았다.

“제가 연습을 하면서 보니 민국이가 관심이 많아요. 민국이가 대사에 감정을 넣어가면서 다른 인물들 대사를 맞춰줘요. 도로시, 페기, 빌리 다 해요. 가끔 줄리안 마쉬를 할 때도 있는데 저랑 비슷한 것도 같아요.”


◇선물 같은 10년 전 연극 데뷔작 ‘나는 너다’ 그리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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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출연 중인 송일국(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저 역시 (19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1년 동안은 단역도 못해 봤어요. 2년차에서야 단역으로 출연하기 시작해 단막극, 아침드라마 등의 단계를 밟아서 오늘까지 왔죠. 하지만 무대배우들이 앙상블 시절을 거친 데 비하면 부끄러운 정도예요. 낮에는 막노동을 하고 저녁엔 공연을 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그걸 ‘나는 너다’에서야 알았어요.”

그의 첫 연극 ‘나는 너다’는 배우 윤석화의 연출작으로 안중근 의사와 그의 아들이 풀어가는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제가 하는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며 “좋은 후배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해줬고 많이 배웠다. 연극이 많은 걸 선물해줬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공연 쪽에 처음 와서 잘 몰랐던 것처럼 연극을 하는 후배들도 방송을 처음 하게 되면 잘 모를 수 있잖아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방송의 편집 포인트를 좀 알면 훨씬 적응이 쉽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 편집 포인트를 알면 좋을 것 같아서 제가 출연하는 작품의 대본을 구입해 나눠주고 같이 콘티를 만들면서 공부했어요. 콘티를 바탕으로 스스로에게 맞는 역할을 연기해본 후에 방송을 보라고 알려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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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출연 중인 송일국(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그렇게 돈독해진 ‘나는 너다’ 팀은 10년이 지나서도 모이는 “선물 같은” 사람들로 그들과의 10박 11일 중국여행 비용을 기꺼이 전부 부담할 정도다. 송일국은 “10년이 넘었는데도 후배들에게 의지하게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 선물 같은 사람들 중 하나인 배해선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도로시 브록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 A+를 줄 수 있는 배우를 꿈꾸다

“저는 한눈을 팔 수 없고 팔아서도 안되고 사람이에요. 능력이 안돼서 제 할 일도 버겁거든요. 뜻하지 않게 제작자 아닌 제작자로 능력도 안되는 일을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어머니와 함께 청산리전투 100주년 기념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제작자 경험을 쌓은 송일국은 “줄리안 마쉬에 대한 이해 폭이 크고 깊어지긴 했다”며 “제작도, 연출도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 경험으로 출연료보다 후배들과의 밥값이 더 나갈 정도였던 그의 일상도 변화를 맞았다.

“깊게 발을 담근 것도 아닌데 막상 제작자가 되고 나니 돈을 함부로 쓸 수가 없더라고요. 10원 한 장 나가는 것도 곤두서게 되고…마인드 자체가 달라졌죠. 밥 한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껴 먹어야 겠구나 했어요. 그나마도 스트레스가 심해 그만 뒀지만 뮤지컬 제작 과정을 배울 수 있었죠.”

이어 “그 동안은 매니저와 늘 동행하곤 했었다. 매니저들도 개인생활이 있을텐데 그런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요. 지하철이나 공유 퀵보드로 주로 이동하죠. 배우는 제가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는데 꿈만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지금도 (브로드웨이 4번가) 후배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 너무 부럽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죠. 후배들을 보면서 더욱 겸손하게 되고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스스로 A+를 줄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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