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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악재에 與 전대 흥행 ‘빨간불’…덩달아 고심 깊어지는 이낙연

입력 2020-08-05 15:42
신문게재 2020-08-06 4면

지지 호소하는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지난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기호순). (연합)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잇따른 악재에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해찬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선출하는 자리로 대통령 후보 경선과 함께 당내 최고 행사 중 하나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민주당의 계획과는 거리가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가 이전의 전당대회보다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어느 정도 예측됐던 부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밀폐된 공간에 인원들이 밀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으면서 기존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은 이미 예견됐었다.

또 여기에다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권후보 1위인 이낙연 의원이 당권에 도전한 것도 전당대회 흥행 저조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 출사표를 내면서 당대표로 출마하려던 당권주자들이 도전장을 걷어들였고, 이는 이 의원의 독주체제가 완성돼 결말을 아는 영화를 보는 듯한 상황이 됐다는 이야기다. 보통 당 대표 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자연스럽게 전당대회가 흥행할 수 있는데 막강한 후보가 등장함으로서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악재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로 부동산 민심이 잔뜩 뿔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들에게는 세금폭탄이, 무주택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의 꿈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쳐다볼 여력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다 사상 최장의 장마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영·호남지역과 제주에 물 폭탄이 쏟아졌고, 지난 주말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역에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 장마는 내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민주당도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예능 형식의 합동 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해찬 대표도 이번 주말 열리는 광주·전남 대의원대회부터 직접 참석해 지역별 현안을 챙기며 전당대회 분위기 띄우기에 나설 계획이다. 

 

이낙연 의원에게 피해 호소하는 농민
5일 오전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한 농민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 대표 후보에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당대표 후보들 중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낙연 후보도 이 상황이 달갑지 않다. 이 후보의 최종적 목표는 대선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차기 대권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당내 지지 세력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까지 바라보기는 힘겨울 수 있다. 이에 이 후보는 당권을 쥐고 당내 세력을 공고히 한 다음 대선을 향한 행보를 나아가려는 구상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 행보의 첫 단추가 될 민주당 전당대회부터 흥행에 실패한다면 당권을 잡더라도 대권 행보에 힘이 붙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컨벤션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에 이 후보는 나름대로 민심에 다가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리 재임시절 재난·재해 극복 경험을 바탕으로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의 이러한 노력에도 민주당 전당대회 분위기 반등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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